:: 천국 노마드 - 인도네시아 이용규 선교사 웹사이트입니다. ::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신실한 부모님으로부터 신앙의 많은 유산을 물려 받고 자랐습니다.

어려서부터 일상의 시시콜콜한 문제 하나하나에서 주님이 날 도우신다는 확신에 늘 자신만만했고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제 신앙이 후퇴하는 걸까요?

어릴 적에는 하나님께서 제게 어떤 특별한 음성을 들려 주시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믿고 즐거워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님께서 도우신다는 사실을 말씀을 통해 늘 주지하면서도 낭떠러지가 더 깊어만 보입니다.

'위대한 신앙인 욥에게도 이해 못할 시련은 있었고, 요셉도 억울한 누명에 옥살이까지 했지.' 하며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이렇게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 답인가,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가, 내가 뭘 더 노력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몰려 오기도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신앙 양심을 따라 정직으로 식물 삼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도 잠시,

저 자신이 무책임하고 쓸모 없게 여겨지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제 열심(? 욕심?)으로 이제껏 일궈온 대학 교원으로서의 꿈이 하나둘씩 무너지면서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철학을 전공하고 재학 시절 관심 있었던 언어 철학에 대한 실제적 탐구를 위해 대학원 국어국문과에 진학했습니다.

전공이 달라 겪을 피치 못할 상황에 대한 염려도 잠시, 교수님들과 동료, 선배들로부터 무언의 기대를 받으며

소싯적부터 꿈 꾸던 학원 복음화, 교수가 되면 정말 멋드러지게 해 보겠다는 야심(??)도 키우며 즐거웠습니다.

물론 시간강사라는 비정규직의 서러움도 컸지만 강의하던 대학에서 전임으로 채용되는 보람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지방 사립대학의 이해 관계와 제 양심은 병립하기 어려웠습니다.

크고 작은 문제에서 윗 분들과의 의견 차이가 드러나면서 결국 모호하게 고지되었던 평가 항목을 빌미로

재계약이 무산되었고, 도로 시간강사가 되는 것은 이제 이전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이용규 선교사님이 떠올랐습니다. 제 신앙의 모습이 하나님의 영광을 빙자한 욕심 채우기가 아니었나

(교수가 되면 멋지게 학원 복음화를 위해 뛰어야지, 했던 마음)

하는 데 생각이 미쳤던 것입니다. 그러고 나니

'네 기도의 제목이 재능을 활용한 학원 복음화라면 너는 이용규 선교사처럼 어디든 가라는 데로 갈 수 있니?'

라는 감당하기 버거운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아직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타국에서의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에

국어 전공이라지만 만국 공용이라는 영어는 인삿말이나 서툴게 하는 수준이고

미혼에 부모님 걱정은 어떡하라고 그러시는지,

저는 아직 이 질문이 또 저의 헛된 욕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제 신앙의 자세가 미래(뭐가 되고 나면)가 아닌 오늘이어야 한다는 것만은 명백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것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습니다.


무일푼의 지금 상황이나 정말 선교라는 큰 도전을 위해서나 두렵고 떨리고 불안한 것은 매 일반이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어느 쪽이든  아직 부르심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상황에 이끌려 여기까지 온 것인지, 정말 하나님의 예비하신 계획이 있는 것인지,

또 다시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아닌지...

부르시는 곳에 서고 싶습니다. 이런저런 채용 공고에 '혹시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건가'하는 마음에

여기저기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확신에 찬 도전은 아닙니다.

그저 게을리 앉아서 한 달란트를 땅에 묻어 두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덤비는 것입니다.


선교사님은 어떠신지요? 다 떨치고 몽골로, 인도네시아로 떠날 수 있었던 데에는

부르심에 대한 확신이 컸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하나님의 음성을 아둔하게 듣지 못하는 것인지 염려됩니다.

쓰신 책에서는 가끔 확신을 구하기 위해 하나님께 또 다른 징표를 구하시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지금 제가 취할 수 있는 신앙의 태도는 어떤 것이어야 할지 조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추신) 도서나 영상 매체를 통해 전해 주시는 말씀과 그에 적용된 삶의 모습을 통해

          신앙인으로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위로를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용규

2014.06.24 12:54:41

외부에 있는 동안 인터넷 사용이 어려워서 체크가 늦었네요.  제게 이메일 보내주시면 저희 사역자 한 분과 연결해서 상담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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