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 노마드 - 인도네시아 이용규 선교사 웹사이트입니다. ::

우리 초등학교에 작년 초에 들어온 인도네시아 학생 중에 토토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 인도네시아 교원들이 실수로 아이 인터뷰조차 없이 아이를 받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심각한 수준의 주의력 결핍 장애가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어느 학교에서도 아이를 받아주지 않아서 여러 학교를 전전했고 그 가운데 큰 상처를 받아서 인도네시아 선생님들에게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아이가 가진 돌발성과 폭력성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실제로 급우를 공격하거나 선생님을 때리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부모에게 이야기해서 토토를 돌봐줄 현지인 한 명을 구해보기도 했습니다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아이를 전학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습니다만 아이 부모는 그에 대해 절망적으로 느끼고 저항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인도네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교육에서 가장 소외받는 그룹이 소위 "비정상적"인 또는 지체장애 어린이 그룹입니다.  일반 공립학교에서는 그 학생들을 위한 자리가 없습니다.  기독교 가치관을 가지고 세워진 우리 학교에서 이런 소수 학생들을 어떻게 배려하고 케어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토토와 같은 학생으로 인해서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가 흐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선생님이나 학부모 사이에 있긴 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아이들이 토토가 일으키는 소란 가운데에서도 신경쓰지 않고 차분하게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내성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쉬는 시간에 토토가 귀찮게 하는 것으로 인해서 저의 세째 아이를 포함해서 일부 학생들이 불편해 했습니다.  하지만 토토가 원래 나쁜 아이가 아니라 병이 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을 때 학생들은 토토를 수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우리 학교에 이런 아이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내는 소란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수용적으로 되는 것을 보면서 장애를 가진 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것이 주는 영적 유익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토토의 상황이 통제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서 인도네시아 선생님들의 경우 큰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수원중앙 기독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섬기던 가정이 우리 사역에 헌신해서 들어오셨습니다.  

수원중앙 기독초등학교의 김요셉 이사장님은 자신의 학교가 세계에 흩어진 선교사 자녀 학교와 기독 학교를 섬길 사명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학교의 가장 유능하고 헌신된 교사들을 매해 해외의 학교에 파송해 줍니다.  


그리고 그 후원을 수원중앙 기독 초등학교와 동역하는 원천 교회가 감당합니다.  

김요셉 목사님은 작년 우리 학교 후원의 밤 행사 때 후원 약정과 기도의 시간을 흔쾌히 맡아주셨고 또 당신 자신이 매월 후원하시기로 약정해 주시기도 했었습니다.  


수원중앙 기독 초등학교는 장애 아이들이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도록 한 반에 10명당 한 두 명의 장애우 학생을 같이 받아서 통합교육을 실시합니다.  


이것은 장애우 아이들이 일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법을 배울 뿐 아니라 일반 아이들도 불편함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고 약자를 배려하는 법을 배우게 합니다. 


이런 교육은 기독교 교육 기관 외에는 어떤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우리 학교가 이 땅에서 교육으로 사역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소외된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교육의 개념이 없는 인도네시아 교사들을 가르치고 모범을 보여줄 선생님이 필요하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이 가정이 헌신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대학원에서 주의력 결핍 장애아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했던 선생님께서 원래는 자녀를 함께 돌보기 위해서 유치원을 섬겨주기로 했다가 토토를 보게 되면서 초등학교로 자원해서 토토를 포함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돌봐주시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필요를 보고 예비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놀랍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하기 이전부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보고 계셨고 또 그 일을 위해 필요한 사람들을 준비시켜서 연결해 주고 계심을 또 한 번 고백하게 됩니다.  


재단 운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 두 학생을 위해서 외국 선교사 한 명이 배치되는 것은 큰 낭비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가 이곳에서 하는 모든 일이 낭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복음은 우리에게 '거룩한 낭비'에 대해서 가르칩니다.  향유옥합을 깨는 일, 그리고 예수님이 당신의 생명을 내어주신 일은 낭비입니다.  우리도 그것을 알기에 우리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낭비하고자 합니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우리 학교가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의 피난처가 되고 그들을 잘 섬길 수 있도록 도우심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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