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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아시아의 동방 교회 유적

몽골리아에 있는 동방 교회의 유적에 대해서는 필자의 탐사기와 함께 연재한 바 있다.  다른 지역에도 동방 교회의 유적들이 산재해 있다. 특별히 실크로드 중에서 천산 북쪽을 지나는 천산 북로에 위치한 키르기즈스탄에는 많은 비석과 십자가가 발견된다. 그리고 천산 남로 길 연변에 위치한 지금의 중국 신강성의 오아시스 지역에서도 많은 유적이 발견되고 있다. 또한 내몽골 지역의 옹구트 부족의 성터 유적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유적에 얽힌 역사와 또 필자의 답사 기록을 몇 회에 걸쳐서 싣도록 하겠다.  

천산 북로의 키르기즈스탄
키르기즈스탄은 과거 서돌궐 제국의 중심 무대이다. 이곳은 넓은 스텝 평야 지대가 펼쳐져 있고 또 높은 산에서 흘러내린 눈녹은 물들이 강줄기를 만들어 흐르고 있기에 목초지가 잘 발달되어 있다. 아울러 물이 풍부한 관계로 나무도 곳곳에 많이 자라고 있어서 동돌궐이 장악하고 있던 몽골 초원 지대에 비해 더 풍요롭고 가축 생산량도 많은 곳이었다.

현재의 키르기즈스탄의 수도 비쉬켁에서부터 차로 두시간 반을 가면 따뜻한 물이라는 뜻의 이쉬쿨 호수에 이른다. 이쉬쿨은 주변의 거대한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만들어낸 동서로 긴 호수이다.
주위의 천산 봉우리들은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 봉우리를 능가하는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며 좌우로 늘어서 있다. 이곳에 세워진 휴양 호텔은 브레즈네프를 비롯한 구소련 공산당 서기관들이 즐겨찾는 여름 휴양 명소이다.
비쉬켁에서 이쉬쿨에 이르는 이 길은 과거 중국과 중동 지역을 연결하던 중요한 무역로의 하나이며 실크 로드의 북쪽 루트였다. 천산 북로라고 불리우는 루트의 일부분이었다.  

이 루트의 연변에는 동서 교역에 종사하던 대상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카라반 사라이라고도 불리우던 대상들을 위한 종합 편의 시설이 위치해 있기도 했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네스토리안 선교사들이 활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서 네스토리안 공동체가 모여있던 성벽터와 교회가 위치해 있었는데 이 공동체의 다수가 상인이었거나 상인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들 성터에서 다수의 십자가가 발견되었고 지금도 계속 발견되고 있다.
아울러 호수 주변에서 현재까지 무려 610개에 달하는 네스토리안 무덤의 비석이 발견되었다. 이 비석들이 집중적으로 발견된 곳은 공교롭게도 구소련 치하에서 대량 학살이 벌어진 곳이었던 토크막이라는 지역 부근의 부라나라는 마을과 또 비쉬켁 근처의 알라멘디나라는 지역이다.  
즉 이 두 지역은 네스토리안 교회 공동체의 공동 묘지가 있던 터인 것이다. 이 비석들은 많은 경우 십자가 문양이 새겨져 있고 또 비문이 있는 경우도 있다. 비문은 투르크어를 시리아 문자로 기록해 놓은 것이다.

이 비문에는 무덤에 묻힌 사람의 이름과 사망연도가 기록되어 있다. 그 연도는 가장 이른 것이 858년이고 가장 늦은 것이 1345년이다. 이 기록은 당시 이 지역에 있던 네스토리안 교회 공동체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즉 1345년 무렵 이 공동체에 위기가 닥쳤던 것이다. 역사 학자들은 이 시기에 몽골 제국 말기 아시아에서 발병한 흑사병이 이 지역을 훑고 지나갔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영향으로 교회 공동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이라고 본다. 또 근본주의 이슬람의 발흥으로 인해 동방 교회가 쇠퇴하기 시작하는 시점과 맞물리는 것으로 보인다.

키르기즈스탄은 현재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 기독교 선교에 대해 가장 열려있는 지역 중의 하나라는 점이다. 그 다음이 타지키스탄이다. 흥미로운 점은 키르기즈스탄에 동방 교회의 유적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고 그 다음이 타지키스탄이라는 것이다.
즉 과거에 동방 교회가 가장 활발했고 영향력을 미쳤던 지역이 현재 기독교 선교사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이 되었다. 현재 비쉬켁 지역에는 한인 선교사들이 다수 들어가서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비록 구소련 권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중앙 아시아 국가들에 비교해 볼 때 기독교 선교사들이 활동하기에 가장 나은 지역이다.  이곳에 많은 한인 선교사들에 의해 교회가 세워져 있다. 특히 이 지역에 강제로 이주되어 온 고려인들은 한인 선교사들이 현지인 교회를 세우는데 통역으로, 교회의 초기 멤버로 섬겼다.

과거 서쪽으로부터 복음을 받았던 실크로드 연변의 지역에 이제 동쪽에서부터도 복음이 들어오는 것을 본다. 과거의 선교 역사가 현재 선교 현황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확인시켜 주는 재미있는 예의 하나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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