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 노마드 - 인도네시아 이용규 선교사 웹사이트입니다. ::

나는 지난 글에서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 일을 위한 가장 좋은 지리적 장소가 인도네시아 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선교사들이 키운 학생들 가운데 우수한 인재들을 보통 미국이나 한국 같은 선진국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선진국으로 가는 학생들은 결국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 이유는 가족과 함께 선진국에서 공부하다 보면 그 땅의 생활 수준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다시 어려운 환경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고생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탓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공부한 학생은 일단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그 땅을 섬기는 것에 어려움이 적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인도네시아는 비자 받기가 어려운 나라이고 생활 수준 면에 있어서도 자신이 떠나온 고국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 땅의 문화적인 환경은 이슬람권 출신 학생들에게 큰 거부감이 없을 것이다.

 

반면 현실의 벽을 접할 때는 낙담이 찾아오기도 했다. 나는 인도네시아에서 이곳의 대학 설립을 위한 법적 절차와 과정을 보면서 골리앗이라는 거대한 몸집의 장사 앞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이곳 공무원들의 행태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회의적인 시각의 사람들의 말을 들은 날은 한 동안 마음이 가라앉기도 했다. 별로 가진 것도 없이 새로운 땅에 와서 그것도 종교적인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인 사회에서 거대한 사역을 일구어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곳에서는 대학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건물과 시설과 교수를 확보하고 나서 허가 신청을 해야 했다. 몽골에서는 학교를 시작해서 운영하면서 점진적으로 시설을 늘려가고 교수를 확보해 갈 수 있었다면 이곳에서는 초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시작해야 한다. 후원에 의지해서 학교를 지어가야 하는 우리로서는 상당히 부담이 가는 방식이다.

 

한편 하나님은 이 땅에서 우리의 연약함 가운데 승리를 이루게 하심으로 영광 받기를 원하신다. 그 분이 블레셋 민족에게서 골리앗 같은 장수가 나기를 허락하시는 이유는 다윗과 같은 믿음의 용사를 통해서 영광 받기 원하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믿음의 길을 가는 과정에서 다윗이 경험했던 그 길로 인도하심을 받게 되곤 한다. 즉 지속적으로 믿음을 사용해서 골리앗 앞에 서는 훈련을 받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몇 차례 골리앗 앞에 서는 경험이 있었다. 이기고 지는 것이 문제가 되는 사람이나 자신의 생명, 성공에 관심이 큰 사람은 결코 골리앗 앞에 설 수 없게 되어 있다.  골리앗을 향해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달려들어서 싸울 수 있는 용기는 어디에서 나올까?  내가 가진 해답은 골리앗을 대면하기 전에 내가 죽는데 있다.  내가 죽으면 성공하거나 생존하는 것에 관심이 없어진다.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일이라면 그것만으로도 내 삶을 던질 수 있게 된다.

 

기도의 용사 죠지 뮐러가 고아원을 시작한 동기를 보면 가난하고 소외된 고아들을 돌보고자 하는 마음이 첫째가 아니었다. 그가 고아원을 시작한 가장 중요한 동기는 가난하기 짝이 없던 그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직 기도와 믿음으로 고아원을 설립해 이끌어 간다면 회심하지 않은 싸늘한 마음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했다. 나 역시도 동일한 마음으로 하나님이 보내신 그 자리에 서서 그 분이 시키신 일을 감당함을 통해서 하나님이 영광을 누리시기를 기대한다.

 

약 구 개월에 걸친 조사를 통해서 우리 팀은 최종적으로 삼단계에 걸쳐서 학교 사역을 구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안으로 건축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건축을 시작해서 내년 말까지 첫 건물을 완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건물을 바탕으로 한국어 센터, 영어 센터, 컴퓨터 교육 센터, 그리고 소규모 창업 스쿨을 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기숙사 환경을 제공하면서 이들 학생들을 정서적으로 영적으로 양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는 계획을 세웠다. 

 

이단계에서는 이년제 직업전문대학을 설립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직업전문대학은 경제적으로 소외된 기독교 지역이나 재정적으로 약한 곳의 교회를 섬기는 데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다.  삼단계에 이르러 캠퍼스를 완성하고 단과 대학을 설립하고 그것들을 모아 대학을 세우게 된다.  대략 7년 정도가 소요되는 사업이다.

 

지난 봄 아직 수술 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이 계획들을 정리하면서 내가 하나님의 부르심 가운데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질문 가운데 내가 부르심의 자리에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그것을 확인하고 나니 앞으로 있을 어려움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해서 꿈이 커지기 시작했다.

 

며칠 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교회 지도자들과 모여 기도하는 가운데 내 마음에 이 지역의 6억 천만 인구를 향한 하나님이 주시는 부담을 느꼈다. 나는 믿음으로 그 부담을 감당하겠다는 고백을 했다. 하나님의 생각과 계획은 내가 가진 계획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지난 여름을 지나면서 갑작스럽게 건축하라고 하는 하나님의 푸시를 느끼게 되었다. 나는 아이 넷을 받아서 직접 탯줄을 자르는 특권을 누렸다. 아내와 병원에 같이 들어가서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한 가지 경험한 것은 산모가 아무리 아이를 낳는 과정을 줄이고 시기를 앞당기려고 해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때는 도적같이 오게 되어 있다. 진통의 순간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할 역할은 진통이 찾아올 때 올바른 타이밍에 힘을 주며 애쓰는 것뿐이다.  

 

지난 여름 이후로 하나님께서는 생각하지 않았던 곳에서부터 재정을 보내주고 계신다. 텍사스에서 통신사업을 하시는 분이 세운 재단을 통해서 미화 30만 불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그 이후에 계속해서 필리핀에서 한국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분들이 연결되면서 큰 액수의 후원을 지원받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첫 건물 건축을 위해 필요한 재정의 반이 넘게 채워졌다.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라는 것을 느꼈다.

 

내가 하나님이 있으라고 하는 자리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사람과 물질을 연결해 주신다. 내 사역은 결국 실이 되어서 서 말인 구슬을 하나로 꿰는 작업을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보기 원하고 그 일들 가운데 참여하며 보람을 느끼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 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윗이 되어서 세상의 골리앗 앞에 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439 아침 식탁에서의 대화 1 -- 아내 사랑 이용규 2014-06-05 14299
438 만남을 통해서 일하시는 하나님 2 이용규 2014-04-29 12313
437 갓피플 닷컴 설교 링크 이용규 2014-04-02 14976
436 만남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 이용규 2014-04-02 14779
435 인터넷 교육을 통한 변혁을 꿈꾸며 이용규 2014-03-04 14139
434 또 한 걸음의 돌파: 마스터플랜 이용규 2014-02-03 19637
433 새해 메시지: 우리에게 있는 오병이어 찾기 이용규 2014-01-03 14683
432 또 한 번의 크리스마스를 맞으며: C story 박관태 선교사님 나눔 이용규 2013-12-24 15840
431 현지와의 연합 사역을 기대하며 -- 중국계 디아스포라의 선교 잠재력 이용규 2013-12-13 14494
» 사역의 현장 4: 선교 대학으로의 부르심을 확인하며 이용규 2013-11-01 16277
429 소프타의 유언장 이용규 2013-10-23 17095
428 사역의 현장 3: 다음 세대 선교의 또 하나의 관문, 인도네시아 [1] 이용규 2013-09-28 19794
427 사역의 현장 2: 인도네시아에서의 일년을 기념하며 이용규 2013-08-31 18307
426 8월 한국 집회 일정 (수정본) 이용규 2013-07-24 18456
425 사역의 현장 1: 어려움은 또 다른 문을 여는 열쇠 이용규 2013-07-24 18580
424 선교지에서 아이들 키우기 2 이용규 2013-07-06 19911
423 선교지에서 아이 키우기 1 이용규 2013-06-10 24815
422 KBS 인터넷 방송 "선물" 인터뷰 이용규 2013-06-10 21789
421 결혼식 주례 이야기 이용규 2013-05-12 25447
420 올해 여름까지의 한국 집회 일정 이용규 2013-04-15 23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