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 노마드 - 인도네시아 이용규 선교사 웹사이트입니다. ::
학교에 갑자기 감사팀들이 닥쳤습니다.  

원래 4년이 지나서 교육부 승인을 받기 위해서 감사가 있을 예정이었는데 총장님 출장 중에 갑자기 들이닥쳤습니다.  승인을 못받으면 학교가 여러 가지로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지난 해 갑작스레 교학 부총장 일을 맡으면서 인수인계를 전혀 받지 못한 상황에서 생겨나는 여러 행정 공백을 보면서 6개월간 꾸준히 문서 작업을 진행시켜 왔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감사 진행시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의 필요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감사를 염두에 둔 문서 작업이 아니었는데 이것 때문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학교에 남아 있을 때 감사가 나왔기 때문에 잘 대처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문제는 학교의 행정이 영어, 한국어, 몽골어 세 개로 진행되다 보니 몽골어 서류 상의 공백이 있고 그 공백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몽골 직원들이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일을 통해서 몽골 행정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볼 수 있어서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감사팀 중 한 명이 우리 몽골 직원의 학교 교수님이었습니다.  그 분이 몽골 국제 대학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면서 보이지 않게 우리의 행정적 약점을 지적하며 당장 미비 서류를 만들어 내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서 도와 주신 것입니다.  

지난 목요일에는 직원들이 밤늦게까지 남아서 학교를 지키며 서류 미비된 부분의 작업을 했습니다.  보통 공산 사회에서 생활했던 몽골 직원들이 몸을 사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자진해서 밤늦게까지 남아 일하는 것을 보니 대견했습니다.  
제가 새로 온 신입 직원에게 농담삼아 말을 건넸습니다.
"너 내가 지시할 때는 느리게 반응하더니 지금은 굉장히 빨리 일하고 늦게까지 자진해서 남아 있네."

그러자 그가 말했습니다.
"다 우리 학교를 위한 일이잖아요."
"이제 MIU가 너희 학교가 되었니?"
"그럼요.  나는 이제 MIU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어느새 몽골 직원들도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보고 기뻤습니다.  직원들이 외국어를 잘 하고 또 능력도 있어서 요즘 외국인 회사에 가서 일하면 훨씬 많은 월급을 받을텐데도 학교에 남아서 학교를 섬기는 것을 보며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감사팀들이 학생들을 소집해서 학교에 대한 불만 사항을 말하라고 했습니다.  여러 가지 불만 사항이 제기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제게 사후 보고를 하면서 몽골 직원 하나가 학생들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학생들이 너무 이기적이고 사고가 편협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불만의 상당 부분이 타당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통해서 학생들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학년 학생들이 아직 학교를 신뢰하지 못하고 교수님들에 대해 마음을 열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학생들의 불만 중에 비기독교인 학생들이 학교가 "종교 활동"에 치중하고 있으며 기독인 학생들을 편애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 내용을 통해서 학생 중 상당수가 혹시 기독교인 학생들을 교수들이 더 편애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이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몽골의 교육이 전반적으로 부패해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학생이나 뇌물을 주는 학생에게 교수가 성적을 올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학년 학생들은 선생님들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 잘못 보이면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것이지요.
기독인 교수님들이 자신이 돌보는 성경공부 모임의 학생들을 더 챙기는 것 같이 느낄 때 다른 학생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교수 기도 모임에서 우리가 정말 공평하게 사랑하고 그 사랑이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자고 기도제목을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돌아보지 못하는 학생들이 가지는 박탈감에 대해 정직하게 바라보고 또 교수의 권한을 사용해서 힘으로 사역하려는 자세를 반성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지난 금요일까지 감사팀 감사 작업이 끝나야 하는데 그 날 저는 기도회 모임 등 여러 일들이 있어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감사가 연기되게 해주세요.  오늘은 감사팀이 오지 않게 해주세요."
감사가 연기되면 총장님이 돌아오신 후 좀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날 저녁 6시까지 오기로 한 감사팀이 결국 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기도를 들으시고 감사를 연기해 주셨습니다.  

주말을 지낸 오늘 월요일 감사팀이 올 것 같습니다.  오전의 빈 시간을 이용해서 지금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일을 통해서 학교의 분위기가 더 성숙하고 또 행정적으로도 업그레이드가 일어나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감사 결과가 잘 나와서 승인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감사함으로 다음 단계를 잘 준비해 가기를 소망합니다.  
좀더 많은 사역자들이 와서 학교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며 또 교육의 질을 높여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학교가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정서적으로, 학문적으로 잘 교육하며 또 몽골의 가장 훌륭한 리더들을 키워낼 수 있는 기틀을 잘 닦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세요.

저도 이 일을 위해 계속 기도합니다.

윤동희

2007.05.14 13:52:49

이번 몽골 단기팀(6월 18일-24일)들에게 회람을 해서 같이 중보하도록 하겠습니다. 힘내세요!!!

이용규

2007.05.14 21:47:05

감사합니다. 오늘도 감사팀들이 오지 않았습니다. 원래 오늘이 마감일인데... 실은 총장님 오실 때까지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속으로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들어주셨습니다.
요즘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너무 잘 들어주고 계십니다. 속으로 중얼거리는 것만으로도 응답을 주시곤 합니다. 제게 책임을 맡겨놓고 딱하게 보시는 것인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50 몽골 서북 옵스도의 교회 개척을 위하여 [1] 이용규 2007-09-12 23938
49 8월을 맞아 기도 부탁합니다. [11] 이용규 2006-08-02 23935
48 상한 심령으로 [3] 이용규 2005-09-30 23913
47 [re] 기쁘고도 미안한 소식 이용규 2005-10-17 23833
46 12월에 두 손 모을 일들 [1] 이용규 2004-11-30 23820
45 차강 사르 (구정 설)을 앞두고 [2] 이용규 2005-02-04 23816
44 영적 건강을 위한 중보 [3] 이용규 2006-04-13 23808
43 중보 기도자들을 위한 중보 기도 [3] 이용규 2005-03-19 23808
42 옵스 가는 일을 위해서 [2] 이용규 2005-02-04 23777
41 책을 둘러싼 영적 전쟁을 놓고 [1] 이용규 2005-12-23 23716
40 교회를 위한 기도 몇 가지 [1] 이용규 2005-08-27 23714
39 2월 기도제목 [6] 이용규 2006-02-08 23701
38 학교 일로... [6] 이용규 2006-08-18 23683
37 [re] 몽골 기독교 역사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위해서 [3] 이용규 2006-05-13 23679
36 아내의 발 그리고 서연이 코 [6] 이용규 2005-11-24 23606
35 청년부 리더 툭소를 위한 기도 [5] 이용규 2005-02-05 23599
34 늦었지만... 3월 기도제목입니다 이용규 2006-03-16 23569
33 교인은 늘어가는데 ... [3] 이용규 2004-11-16 23553
32 아픈 단기 선교팀 학생들을 위해서 [1] 이용규 2005-01-19 23548
31 "여우의 미혹"을 분쇄하라 [2] 이용규 2005-05-25 23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