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그저께 맨홀을 잘못 밟아서 한쪽 다리가 빠지면서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 날도 정신없는 하루였지요. 아내는 산사르 방송국에서 갑작스레 인터뷰를 하겠다고 연구소로 찾아와서 인터뷰를 경황없이 마치고 집으로 왔지요. 집에는 마침 전기가 나가서 불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GO 선교회 기도모임에 음식 한 가지씩 준비하기로 했었는데 준비도 못하고 허겁지겁 달려갔지요. 모임을 마치고 나오다가 그 집 앞의 맨홀을 밟은 것입니다.
몽골에서는 늘 땅을 보고 다녀야 합니다. 곳곳에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저도 가끔씩 불쑥 솟아있는 쇠붙이에 부딪히곤 합니다. 특히 맨홀은 사람들이 훔쳐다 팔기 때문에 뚜껑이 없거나 헐거워져 있곤 합니다.
어제 병원에 가보니 엄지 발가락에 금이 갔다고 합니다. 기브스를 하고 들어온 모습을 보니 안스러웠습니다. 그 날 저녁 저는 수요일 말씀을 전하기 전에 혀가 부어올라서 말씀하기 불편했지요. 교인들에게 제 혀가 말씀 전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서연이가 코를 다쳐 네 바늘 꼬매는 사건이 발생했었지요. 막 집에 와서 짐을 풀려는 순간 서연이가 카페트 위를 걷다가 넘어지면서 탁자 모서리에 코가 부딪힌 겁니다. 흘러나오는 피를 막아주며 기도할 때 순간적으로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얼굴 가운데 가장 안전할 수 있는 곳이 부딪혔다는 것이지요. 눈가나 입 부분에 사고가 났으면 더 문제가 되었겠지요.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이 땅 가운데 있는 이유는 영적전쟁을 위해서다."
실은 저는 한국에 가서 쉴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하나님은 말씀하셨지요. "네가 잘 먹는다고 잘 잔다고 해서 쉼을 얻는줄 아느냐?"
저는 몇 군데 말씀 요청이 있었지만 거절했었습니다. 그 때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하나님, 제가 영적 전쟁을 위해 왔다면 하나님이 서라시는 곳에 서지요. 현재는 분별할 시간은 없고, 말씀 요청하는 곳은 모두 가겠습니다."
말씀 전하는 곳에서 시작 전에 말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서연이의 피값을 찾겠습니다." 말씀 전하는 자는 예수님의 피값을 찾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혼을 구하는 일은 댓가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에 때로는 우리가 치러야 할 값이 있음을 봅니다.
전에는 말씀을 전하는 것을 삼가게 하시더니 이번에는 삼가지 말라십니다. 아직 그 이유를 분별할 만큼 제가 자라지는 않았지만 그저 늘 하나님의 뜻 가운데 거하기를 소망합니다.
이번에 아내의 사고를 보면서 그 이유를 묻고자 기도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코스타에 갈 때마다 가기 전 아팠던 일들을 기억했습니다. 영적 전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지요. 실은 이번에 호주 코스타에서 아내가 선택 강의 시간을 맡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그 일 때문인지... 그렇다면 기도하면서 우리의 그릇을 비우고 맞서야 할 일이지요.
이번 사고를 맞아 하나님이 말씀하시기 위함인지, 우리에게 회개할 것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우리의 성장을 위해 허락하신 일인지 계속해서 분별해야 함을 봅니다.
우리 부부가 민감하게 하나님의 뜻을 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