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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설교에는 예화로 가족간에 있었던 일들이 자주 등장한다.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일이 되기도 하지만 가족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하나님의 마음에 대해서 실제적이고 구체적 느끼게 되기에 어쩔 수 없지 않나 싶다. 특별히 큰 아이 동연이를 통해서 나는 하나님의 나를 향한 마음과 뜻을 계시받곤 한다.

주기적으로 아이와 부모 사이에 어려움이 끼는 경우가 있다. 동연이와 나 사이에도 그랬는데 아이가 언제부턴가 내 눈치를 많이 보는 것이었다. 부탁을 할 일이 있을 때 나에게 직접 하지 않고 엄마를 졸라서 대리 부탁하도록 하려고 했다. 나와 아이 사이에 관계가 긴장되어 있는 것을 느끼고 관계를 풀어보려고 시도했으나 쉽지 않았다.

중국에 사역차 나갔을 때 마침 중보와 예언의 은사가 있는 선교사님과 기도하게 되었는데 그 분 기도 중에 우리 가정에 상처입고 약한 지체가 있는데 주님께서 그를 긍휼히 여기신다는 말씀이 나왔다. 나는 즉각적으로 그것이 동연이 이야기라고 감지했다.

집에 돌아와서 아내와 상의하던 중에 동연이가 나로 인해서 힘들었을 한 가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몇 달 전에 학교에서 문제가 있었던 아이를 호되게 야단친 적이 있었다. 문밖으로 내치고 거기서 몇 분간 있게 했다. 그것이 마음이 유달리 여리고 섬세한 아이 마음에 어려움을 주었던 것 같다. 나중에 아이와 대화하면서 아이가 갖고 있는 오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야단맞은 이후 아이는 자기가 앞으로도 잘못하면 언젠가 아빠는 자기를 쫓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때부터 아빠를 무서워하고 눈치를 본 것이었다.

아이는 아빠를 곧잘 오해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나는 종종 지나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도하던 중에 아이에게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토요일 오전 자고 있던 아이를 조용히 안아주었다. 아이가 깨자 아이에게 그 당시 혼내게 되었던 상황에 대해 이유를 설명해 주고 그 다음에 용서를 구했다.
“아빠는 그 일로 네가 그렇게 마음 속으로 힘들어 할 줄 생각도 못했단다. 미안하구나. 아빠를 용서해 줄 수 있니?”
아이는 이제 그 일을 잊을 테니 다시 그 일을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내게 말했다. 아이의 표정이 무척 밝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틀 후 학교에서 일찍 돌아온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 쓰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동연이가 내게 다가와서 내 무릎 위에 머리를 괴고 내 얼굴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최근에는 평소에 보지 못하던 일인지라 의아해 하면서 아이에게 물었다.
“너 혹시 아빠에게 부탁할 것이 있나 보구나.”
아이가 정색을 하며 대답했다.
“아빠, 뭐 부탁할 것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아빠가 보고 싶어서 왔을 뿐이에요.”
그 말이 내게 조용한 감동과 행복감을 주었다.
나는 아이를 안고 침대로 올라가서 같이 뒹굴었다.

며칠 후 내가 사역 가운데 힘든 일이 생겼다. 학교에서 교직원 집회 중에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기도의 줄기가 잡히지 않았다. 그 때 문득 동연이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그 즉시 바닥에 내려앉아 모로 누웠다. 그리고 하나님께 고백했다.
“아빠, 아빠가 보고 싶어서 왔어요. 다른 부탁할 것이 있는 것이 아니고요.  그저 아빠가 필요해요. 아빠가 그리워요.”
그 때 하나님께서 나를 안으셨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한 동안 주님께 안겨서 평안과 쉼을 누렸다.
오늘 힘든 일로 버거워 하는 독자가 있다면 혹시 동연이가 했던 고백을 하나님 앞에 따라해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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