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병원 검진과 집회를 묶어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연한 기회에 두 번의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로 KBS 인터넷 인터뷰 방송에서 인터뷰를 한 내용이 아래의 사이트에 올라와 있네요.
실은 방송에 나가는 것은 제가 제일 불편해 하는 일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인터뷰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 한혜진 씨가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어서 규장 출판사 통해서 힐링 캠프 출연 논의가 있었습니다. 마침 책임 피디가 제 대학 동기기도 했지요. 그러나 결국은 후일을 기약하는 쪽으로 정리했습니다. 방송 내의 안티 기독교에 대한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보면 "내려놓음"은 힐링이란 최근 코드의 원조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적인 색채를 가지고는 일반 방송에 나가는 것이 부담이 되는 분위기가 한국 사회에 형성되어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스님이 법복을 입고 방송을 하는 것은 거부감을 주지 않지만 목회자가 아닐지언정 기독교적 색채를 가진 인물이 방송에 나오는 것은 어려워진 것이지요.
한 때 한국 교회가 세상에서 무언가 힘을 얻으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신념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오산이었습니다. 기독교 신자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세상 사람들은 기독교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기 시작했지요.
우리는 세상으로 들어가서 주어진 자리에서 영향을 미쳐야 하지만 그것은 낮아지는 자세로 들어가야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올라가기를 원했지 낮아지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얼마전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서 상한가를 올렸던 소향이라는 CCM 가수가 있습니다. 그 자매와 사적인 자리에서 대화할 때 이런 고백을 하더군요.
"제가 방송에서 가요를 부를 때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노래해 주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소위 세상 노래라고 하는 곡을 부르는데 하나님께서는 제 안에서 저와 같이 노래해 주시는 겸손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방송 매체를 통해서도 사역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할 필요에 대해 조심스럽게 나누었죠.
방송에서는 보혈, 임재, 속죄, 칭의 등의 소위 기독교 용어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용어이기 때문입니다. 불교의 용어는 토착화에 성공한 반면 기독교 용어는 외래어로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내려놓음이란 제목 때문에 불교도 분들도 불교 이야기인 줄 알고 책을 사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방송에서는 예수님이라는 단어도 빼달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이라는 표현은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그것은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의 용어가 아닌 일반 용어로 하나님 나라의 가치에 대해서 설명해 보는 노력은 어렵지만 해볼만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인터넷 방송에서 섭외가 들어왔지요. 어쩌면 앞으로 누군가가 계속해야 할 사역의 한 작은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고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