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 노마드 - 인도네시아 이용규 선교사 웹사이트입니다. ::
일 주일 전에 아이들 둘과 함께 한 손 가득 장을 봐가지고 택시를 탔습니다.  이곳에서는 택시가 아닌 자가용도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킬로미터 당 250원씩 계산하면 됩니다.  택시를 타면 보통 400원에서 500원이면 갈 거리인데 그 차 주인은 800원을 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봐주는 셈치고 100원을 더 주었습니다.  그런데 기름값이 올랐으니 200원을 더 내라길래 무시하고 내렸더니 문을 열고 나와서 저희를 노려보더군요.  기가 막혀서 같이 노려보았더니 그냥 차를 타고 가버렸습니다.  집사람은 좀 놀랬나 봅니다.  혹시 그 사람이 해꼬지하지는 않을까 해서 얼굴이 질려 버렸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운전사에게 화가 났었습니다.  제가 그 운전사에게 화가 났던 이유는 그 사람이 정직하지 못 하다는 점과 우리를 외국인 취급해서 우리를 속이려 한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면서 제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이 땅을 섬기러 온 선교사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나를 정당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그들과 싸우려 드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단돈 200원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제 손에는 몇 만원 어치 물건이 들려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돈들은 전부 여러 분들이 헌금해 주신 돈입니다.  결국 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제 것을 빼앗기는 것처럼 굴었음을 봅니다.  

때로는 익숙해 진다는 것이 굴레가 됨을 느낍니다.  그래서 익숙한 액수가 아닌 택시비가 요구되면 화가 나는 것이지요.  익숙해지기를 거부하고 차라리 외국인으로 남아있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이 땅에 대해서 이방인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장자리 이삭은 베지 말고 가난한 사람이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몽골에서도 기름값이 많이 올랐는데 택시비는 오르지 않아서 기사들의 수입이 많이 줄었습니다.  저도 택시비의 잔돈은 받지 말고 택시 기사들의 이삭으로 남겨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황영옥

2004.09.23 12:04:07

이 불도 아니고 이백원으로 훈련을 시키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에 감동 입니다. 이 백원으로 이 큰 깨달음을 얻었다니 역시 몽골은 은혜가 넘치는 곳입니다. 앞으로 얻을 더 큰 깨달음과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게 될 두분을 축복합니다. 이 백원으로 이 엄청난 것을 얻는다면 아낌 없이 팍팍 쓰세요.(이 만원 한도 안에서...ㅋㅋㅋㅋ)

우지성

2004.09.23 23:08:33

저는 이용규 선생님과 같은 깨달음을 얻기 까지 무수한 택시 기사와 싸웠습니다. 부디 지금의 마음 잃지 마시고 끝까지 그분들을 사랑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그 땅을 떠날 때 미쳐 다 사랑하지 못해 아쉬워 하는 마음이 없기를....(이렇게 소식을 접할 수 있으니 참 좋으네요...승리하세요~~)

정진경

2004.09.24 11:00:36

GO 여름캠프 때 뵙고 여기서 선교사님 삶을 뵈니 참 감사해요.
선교사님 가정의 삶으로 드리는 예배가 참 감동이었어요.
역시나 주님께 한걸음씩 다가가시는 모습 나눠주셔 참 감사해요.
아주 아주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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