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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교만에 대한 지적

조회 수 32143 추천 수 0 2007.02.19 00:55:24
재몽골 한국대사관 영사과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몽골 국제 대학교 졸업생들 가운데 국민대학교와 고려 대학교 대학원에 선발된 두 명의 학생의 비자가 기각되었습니다.  이유는 인터뷰 때 보니까 한국어 실력이 안되는데 학교 입학 허가서에는 한국어 실력이 있는 것으로 표기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두 학생의 비자를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한국측 대학교에서 서류상 문제가 있게 했다고 하더라도 이 일로 인해 오랫동안 유학준비해온 학생들의 앞길을 막는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대사관 영사과에 전화했는데 전화받은 영사분이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에 대해 언성을 높이면서 응하는 태도에서 그 분이 무언가 벽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얼마 전에 우리 학교 총장님이 그 분의 언행에 대해 주의를 준 적이 있었다는데 여러 정황이나 대화 내용을 통해 추론하건대 그 부분에 대해 상한 마음이 있던 것 같다고 추측되었습니다.  

'국민대학교에서 직접 영사과에 연락해 보게 하라'고 하기에 그대로 국민 대학교에 전해서 학장님을 통해 연락을 취하시도록 했는데 그러고 나서도 비자를 거부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일부러 학교를 골탕먹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몽골 와서 이렇게 누군가에게 분한 마음이 들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유학 보내서 몽골의 귀한 일꾼으로 세우고 싶은 마음이 학교의 교수님들에게 있습니다.  혹 유학생 관련으로 잘못된 관례가 한국 학교측에 있어 왔다고 하더라도 보통은 관례대로 되어 왔던 일들을에 대해 재제하는 경우 적어도 유예 기간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인데 우리 학생들의 앞길이 이런 식으로 막힌다는 생각을 하니까 속이 몹시 상했습니다.  
이 일이 앞으로 계속 반복될 가능성을 생각하니 힘이 들었습니다.

속이 상하고 나니까 신기하게도 그 사람이 곳곳마다 자주 마주치게 되더군요. 
마침 동연이와 서연이를 한인 교회 학교에 보내려고 오랜만에 한인 교회에서 예배드리려고 보니까 한인 교회에서도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이 교인이라는 사실이 나를 더 혼동스럽게 했습니다.  저는 그 영사 쪽을 볼 수 없었습니다.  마음이 상한 정도가 깊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식사 시간이 끝나고 대사관 직원분들과 악수할 일이 생겼는데 그 영사분과 악수하면서 총장님과 함께 찾아가 보겠다고 말을 건넸는데 단번에 거절 당했습니다.

제가 이 일에 대한 속상한 마음을 아내와 친한 장로님께 토로했습니다.  장로님과 아내가 나를 보면서 걱정하더군요.  마음 상해하는 제가 평소와는 달리 무척 완고하게 집착하는 부분이 많아보인다며 그런 자세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보인다고...  
영사는 혹 개인 감정이 들어갔을지라도 자신의 권한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일을 처리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는 것인데 저도 이 사건을 개인 감정을 가지고 보고 있을 수 있다는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내 안에도 하나님의 눈으로 볼 때, 잘못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순간 머리를 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내가 이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겠다고 해 놓고 하나도 맡기고 있지 않고 있음을 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확인하시려고 몇 번이고 그 영사와 맞부닥치게 하셨던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하나님이 일하실 것에 대해 신뢰하지 못한 채 내 방식을 고집하고 있었고 상대방에 대한 상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최근 며칠간 하나님의 뜻을 구하건만 제게는 말씀하시지 않으셨던 이유를 알았습니다.  제 안에 하나님을 막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 때 하나님께서 제가 그토록 분노하는 배후에는 남용된다고 여겨지는 공권력이나 자의적으로 사용되는 권위에 대한 상처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대학 시절 시국의 많은 문제 가운데 아파했던 시기 이래로 쌓여온 상처가 있고 이 부분이 치유되지 않고 있음을 비춰주셨습니다.
처지가 딱해진 우리 졸업생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표면적인 이유였고 내 안에 보다 근원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거룩한 일" 또는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하는 경우 그 사역에 걸림이 되는 존재를 자칫 다 적으로 규정하며 정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이 영적 교만에서 비롯될 수도 있음을 하나님께서 보여주셨습니다.  

이 일로 나의 영적 상태를 비추어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이루어진 영적 성취에 취해 있으면서 근래 하나님의 뜻에 대해 민감하지 않았음을 보게 되었지요.  내가 여전히 판단의 주체로 서고자 하는 본능 속에 잡혀 있었고 또 내 자아가 죽지 않고 있었습니다.  나는 주님의 눈으로 상황을 보고 있지 않았습니다.  내가 원하는 쪽으로 상황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몽골로 들어오기 전에 하나님께서 대언하는 분의 입을 통해서 "더 내려놓아라 더 내려놓아라, 다 내려놓아라"라는 말씀을 주셨던 것을 아내가 기억나게 해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어느새 이것 저것을 가지고 내 자아를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주님의 빛으로 비추어질 때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 즉시 집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겸손에 대해 설교하지만 설교대로 살지 못하는 내 모습을 하나님 앞에 내어 드렸습니다.

하나님께 이 일 전부를 순전히 맡겨드리기로 했습니다.  속상하고 저항하고 싶은 마음을 다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그리고 내가 하려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의 결과에 대해서도 주님께 순전히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내가 가지고 있던 교만과 자의식을 회개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잘못한 것은 알겠는데 회개되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이 단단해진 것이지요.  눈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선한 길을 여실 것을 신뢰합니다.  나는 그저 나를 죽이고 하나님이 인도해 가시기를 바랍니다.  이 모든 일을 통해 선을 이루실 것을 기대하면서.


심미영

2007.02.19 19:09:32

매일의 일상 생활 가운데 누구나가 부딪치게 되는 상황에 대해 선교사님께서 깨어있는 자로써 민감하게 제 삶의 문제를 지적해 주시네요. 저도 과연 입으로만의 내려놓음을 외치며 제 자신을 온전히 부인하지 않고 있는건 아닌지 제 자신을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됩니다.

최선남

2007.02.19 19:54:07

상처는 하나의 틈새임을 배웁니다,
마귀로 틈을 타지 못하도록 하라고 했는데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틈이더군요.
선교사님의 사역을 늘 간섭하시는 아버지께서
간증하신 어긋난 계획을 축복으로
학생들과 선교사님께 주시리라 믿어요.
그 간증을 기대하겠습니다.
먼저 엎드린 자를 통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샬롬!

조아람

2007.02.20 12:38:57

나는 그저 나를 죽이고 하나님이 인도해가시는
순전한 길을 가는것,,
정말 어렵고도 험난한 길입니다.
고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새로운 소망으로,희망으로
이겨나가시기를
나자신에게 그리고 선교사님께
소리없이 외칩니다,,
선교사님 사랑합니다

한은경

2007.02.21 12:29:33

선교사님~~
이곳에 종종 들를적마다... 감동이 밀려옵니다...
선교사님이 말씀하시는 모든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것이 감사하고
또 저도 늘 환경과 주변에서 문제를 찾는게 아니라 제 안에 문제의 키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항상 나를 버리고 주님이 이루어가시는 일을 보려 합니다....
선교사님의 또 다른 간증이 그냥 머리로 아는것이 아니라 저의 가슴 깊이 느껴 지면서 아버지를 찬양하게 됩니다....
저는 남편과 같이 우즈벡에 대한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요번에 1달정도 우즈벡에 머물면서 계획없이 그땅에 가게되었습니다..
가기 3일전에 그곳에 계신 선교사님을 사랑하라는 말씀만 듣고 갔습니다.... 저희는 아이들(3명)과 함께 갔는데 집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곳에 도착하자 주님은 도착한날 예비해 두신 좋은집에 머물게 하셨고 놀라운 스케쥴로 선교사님과의 만남으로 일을 시키셨습니다....
저희는 우즈벡을 보여 주실때 그 민족을 생각했었는데....
우리의 주님은 우리의 생각과 달리 다른 길로 인도 하셨고 우즈벡의 부흥을 위해 그곳의 선교사님들의 변화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시고 우리의 계획과 다르시기에 우리는 하나님에게만 촛점을 맞추고 그분의 말씀에 따라 내 안을 잘 점검하기만 하면 모든 일은 우리의 하나님이 일하심을 보게 됩니다....
선교사님의 글을 보면 맞아~~ 맞아~~ 하면서 기쁨을 감출수가 없답니다... 선교사님의 가족을 축복하며 늘 기도하겠습니다....

장재한

2007.02.22 22:55:48

지난 수요일이었어요
사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질책을 받았습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으로 되지 않았어요
기도를 해도 정리가 되지 않았지요...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선교사님이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글을 읽고...
역시나 하나님보다 나를 먼저 앞세운 자아를 보게되었어요
영적교만...
하나님께 다시 기도 하며 회복하여 주시기를 .....
간구해야죠
선교사님 화이팅!!!

이용규

2007.03.11 14:53:21

두 학생 중에 레오라는 학생은 결국 대학원 입학을 한 학기 미루기로 결정했습니다.
영사 분은 결국 다시 한국으로 발령을 받아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 번은 이 문제로 힘들어서 기도할 때, "제 솔직한 심정은 저 영사가 몽골에서 떠나는 것을 바랍니다"라고 했었습니다. 그 후에 사과 전화가 있었기에 없는 일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전에 기도했던 것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긴장감과 두려움이 왔습니다.
"그렇구나... 우리가 기도하는 것이 땅에 떨어지지 않는구나. 기도할 때, 내 마음을 쏟아놓을 때, 더 신중해야 하는구나."
좀더 겸비하며 사람들을 품어가고 기도의 말에 신중할 것에 대한 교훈이 되었습니다.

고도르가

2007.03.17 13:44:51

레오를 향하신 하나님의 어떤 뜻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남편이 공무원이라 해외에 나갈 기회가 많았는데 그런 오해 받을 잘못을 한 기회가 혹시 없었는지 궁금하군요. 대표로 사과드리고, 다음에 해외 근무의 기회가 생기면 늘 온전히 하나님 편에서의 결정을 지지해 주고 싶습니다. 남편이 화이트데이 선물로 사다준 "내려놓음"책 순간 순간 깨달음의 눈물을 흘리며 잘 읽었고, 몽골 선교사님 가운데 친한 사모님이 계시는데, 몽골에 나올 기회가 없냐고 물으시던데 하나님의 뜻이라면 나갈 수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니

2007.03.24 11:30:39

내려놓음이라는 책이 나왔을 때 바로 교보에서 읽어 보다가 사가지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 안에는 작은 아이가 있다. ~ ' 라는 부분. 그 구절이 감동스러워 제 블러그에 음악 붙여서 올리기도 하고, 또 어느 날 운전을 하고 가는데 어느 방송에선가 아나운서가 바로 그부분을, 음악을 배경으로 시적으로 읽어주던 기억이 나는 군요. 몽골 집회 중 성령의 불이 붙던 장면등. 참 감동이었습니다.

처음엔 제목으로 보면 무슨 하버드 운운하는 것이 약간 깊이가 없어보이기도 했지만 책 내용은 참 좋았습니다. 책 내용은 겸손했고 솔직했고, 고백하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대로 선교사님의 솔직한 고백들이 은은히 멀리 멀리 퍼지고 있었습니다. 내려놓음은 남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책이기에 더욱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습니다. 책을 산 것도 벌써 꽤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서점들의 주요 목록에 올라가 있는 것을 봅니다.

어쩌다 이 곳을 가끔 옵니다. 내려놓음을 읽을 때의 연장선상의 감동을 가집니다. 그리고 바로 이 윗 글에서 내려놓음의 글들이 또 생각나서 이렇게 끄적거리게 됩니다.

대사관 사람과의 안 좋으셨던 경험이 기억납니다. 잘생긴 것과 공부잘하는 것은 스스로 할 수 없는 얘기라며 선교사님을 민망하게 하던 어떤 대사관직원에게 받으신 상처이야기. 위의 비자거절문제를 읽으면서 그 부분이 생각나는군요. 그 이야기를 이렇게 솔직하게 잔잔히 털어놓으시면서 묵상으로 이끄시는 선교사님. 내려놓음이라는 책이 왜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갔는지 다시한번 느낍니다.

13세기에 살았던 프란치스코 성인의 글들을 읽고 또 읽고는 합니다. 그 중에 '완전한 기쁨' 이라는 글이 있는데 자세히는 외우지 못하나
참된 기쁨은 어떤 수도자가 추위에 떨면서 어떤 집에 구걸을 하러 문을 두르리고 애원을 할 때 집주인이 '썩 물러가라 '며 온갖 욕을 하며 쫓아 낼 때 인내심을 가지고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는다면 바로 여기에 참된 기쁨이 있고 또한 참된 덕행도 영혼의 이익도 여기에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기도하는 거지의 삶으로 출발했던 그 성인이 다다른 경지인 것 같습니다.

위의 글을 읽으면서 그 비자거절문제로 제 마음도 같이 아프기도 하면서 처음으로 글 남겨봅니다. 내려놓음. 정말 좋았다고. 책을 또 쓰셔도 분명히 좋은 영적인 양식이 될 것입니다.

조원배

2007.03.27 07:48:43

선교사 님, 힘내세요.... 내려 놓음의 또다른 모습을 보니 참 아릅답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내려 놓을 때 하나님이 그일을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선교사님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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