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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를 다녀와서 2

조회 수 33773 추천 수 0 2006.01.29 23:49:57
중동, 중앙 아시아, 그리고 중국에서의 선교 역사에 관한 강의를 마친 후에 일대 기쁨, 흥분과 회한의 파란이 일었다.  예상치 못한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다.  강의 후에 많은 선교사 분들이 찾아와서 질문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 반응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이 행사의 두 주관자는 카작스탄 선교사 모임과 중국 신강 지역 선교사 모임이었다.  중국연안의 한인 교회들이 후원과 협력을 맡았다.  작년에 카작스탄에서 첫 해 행사를 가졌는데 하나님의 깊은 만지심이 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첫 해에는 그저 무엇을 기대하기 보다는 만나서 쉬면서 위로과 격려를 나누는데 의미를 가졌다고 한다.

선교 역사도 더 오래되었고 상황이나 경험 면에서 단연 앞서있는 카작스탄의 선교사들의 경우 우루무치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 신강 지역의 선교사들과는 여러 가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카작스탄의 많은 선교사분들이 한국의 어느 중앙 아시아와 중동 선교 단체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던 실크 로드 대행진이라는 구호 아래 프로젝트 형 사역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사역이 현지 선교사들에게 사역의 어려움을 가져다 주고 상처를 주기도 했는데 이러한 사역 방향에 대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마침 내 강의가 이 분들이 가지고 있던 의문점을 역사와 논리의 틀에서 해결해 주거나 정리해 주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물론 실크 로드 대행진 프로젝트를 추구하는 입장에서는 내 강의가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던 것 같다.  

나는 양쪽을 향해서 말했다.  
“나는 내 강의가 어느 특정 선교운동을 공격하는데 이용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우리 눈에 보기에 틀렸거나 잘못된 방향이라고 여겨지는 계획과 전략,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역사하실 수 있다는 점이지요.  내가 그동안의 연구와 열심을 가지고 강의를 준비했지만, 하나님이 보실 때 과연 몇 퍼센트나 맞다고 해주실지 자신이 없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 계획이 과연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인정될 수 있는 것인지 아무도 자신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인정하고 연합하는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옳은 방향이지요.”

우루무치 지역과 카작스탄 지역 모두 저를 초청해서 며칠간 자세하게 강의와 토론을 위한 세미나를 갖기를 원했다.  이 일은 하나님께서 오래 전부터 준비시켜 온 것임을 나는 직감했다.  나는 이들 선교사들을 섬기기 위해서 준비되어 왔기 때문에 이 분들을 겸손히 섬기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임을 알았고 이 분들의 초청에 최대한 시간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내가 몽골이 아닌 카작스탄이나 신강 지역 선교사로 나갔다면 그 분들을 직접 섬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떨어져 있는 곳에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을 객관적인 위치에서 섬기기에 적절할 수 있음을 본다.

후문에 의하면 이 강의 이후 카작스탄에서 오신 선교사 분들이 위로를 받았다.  우루무치 지역의 몇몇 리더 분들도 겸손함으로 당신들이 추구해 온 방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 주셨다고 한다.  그 결과 양측에 연합의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특히 중앙 아시아 지역 선교사 분들은 이 모임에 참석하기 전 중국 연안 지역의 대형 한인 교회와 우루무치 지역 사역자들의 프로젝트형 운동 중심의 사역 방향에 대해 경계하고 있었었다.  그런데 리더 모임에서 나를 초청한 측이 바로 북경 21세기 교회라는 사실을 알자 중앙 아시아의 선교사 분들이 21세기 교회의 박태윤 목사님께 환성과 함께 박수를 쳤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당신의 사역 방향과 다를 수 있음에도 나를 적극적으로 초청해서 강의하도록 한 그 열린 마음과 겸손함에 대해서 박수를 친 것이다.  이것이 이 모임을 하나되게 했다.  

2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내가 전공 공부 대상 지역을 중국에서 중앙 아시아 그리고 중동 지역으로 계속 바꾸게 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이해해 가기 시작했다. 21세기 교회와의 만남은 지난 해 1월에 시작되었다.  그것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실은 박태윤 목사님이나 나나 소개로 만나면서 그다지 기대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 만난 자리에서 우연히 실크 로드에 대한 서로의 관심을 나누면서 하나님께서 묘한 연결을 만들어 가신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라는 부분에 대하여는 답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나서 북경 코스타에 하나님께서 나를 강권적으로 참석시키시면서 21세기 교회와 다시 연결되었다.  

그 과정에서 그 연결 고리를 이용하셔서 하나님께서 나를 한인 디아스포라 사역과 선교사를 섬기는 사역으로 불러가심을 보게 되었다.  이런 생각들이 스치면서 나는 다시 한 번 지난 일년간의 하나님의 인도해 가시는 놀라운 방법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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