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 노마드 - 인도네시아 이용규 선교사 웹사이트입니다. ::
나는 선교를 위해서 내 학위와 내 전공 지식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몽골로 들어가기 직전, 선교를 위해서는 헌신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내 전공 영역에서의 성장은 포기하는 것이라고 다짐했었다.  
아내의 경우는 박사논문을 포기할 수도 있고 학위를 내려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논문 쓸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작정한 것이다.
그런데 내가 몽골에 와서 알게된 것은 내가 버린 그 순간 하나님은 그것을 사용하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나의 역사라는 전공이 몽골에서 선교하는데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땅에 왔다.  그러나 하나님은 전혀 선교와 상관없어 보이던 나의 전공을 가지고 일하시기 시작했다.  
나는 몽골에 오자마자 그 달에 열리는 국제학술 대회를 몽골 학술원 역사 연구소장과 함께 공동 진행했다.  이 학술 대회는 나를 위해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그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을 뿐이었고 하나님은 나를 사용하시고 높이셨다. 내가 나를 낮추려 할 때, 하나님이 나의 발을 사슴의 발과 같이 하셔서 높은 곳을 다니게 하심을 목도했다.  하나님이 높이시게 하는 것은 떨어질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높이심이었다.
아래의 글은 내가 몽골에 온 그 달 국제 학술 대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난 후 홈페이지에 나눈 것이다.

-----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도를 드리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MIU와 몽골 학술원의 역사 연구소와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 역사 컨퍼런스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보통 50 대를 넘어선 중견 역사학자가 맡아야 할 일들이 제게 주어졌고 무사히 그 일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급하게 준비한 개회 연설에 대해서도 외국 학자들로부터 깊이 공감한다는 인사를 받았습니다.  몽골 TV 기자들과 인터뷰한 것이 뉴스에 나오는 바람에 여러 사람들에게 인사를 받았습니다.  학교도 덕분에 선전이 되었고 학생들도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되어서 좋은 효과를 얻었다는 생각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부분을 가려주셨습니다.  

몽골 학자들과 몇몇 외국학자들과 교류하게 된 것도 큰 성과이고 저희 학교와 제가 맡은 연구소의 위상을 알릴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많은 생각을 주셨습니다.  학계의 판도에 대해서 연구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그리고 어떻게 이곳 학자들을 도울 수 있을까에 대해서 좀더 큰 그림을 주셨습니다.  천천히 이 부분을 나누어 볼 생각입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을 종합해 보면서 이곳에서 제가 해야할 일들과 있어야 할 곳에 대해 한 가지 힌트를 얻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 나라의 핵심부로 나아가서 그들을 바꾸고 영향을 끼쳐야 이 나라에 소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현재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 하고 있는 몽골 교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이 나라 수상이나 정당의 당수와 몇몇 거물들이 하버드 대학에서 일정 기간 수학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데 착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이미 주신 것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하버드 대학 동창 모임을 제안하면 그들이 좋아하며 함께 모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하나님께서 제게 주실 비젼을 함께 나누는 일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구체적인 안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을 위한 기도를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을 비우고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

컨퍼런스를 하면서 몽골의 역사 학계의 현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 몽골 제국사와 관련해서 몽골의 역사학자 중에 세계 역사 학계에 학문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대표적인 학자들이 발표하는 글을 보면 외국학계에서 십수년전에 나왔던 문제제기와 연구 성과를 이제사 재탕 삼탕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럴만한 것이 몽골이 소련의 영향권하에 있을 때는 러시아를 점령했던 몽골 제국에 대한 연구에 제재를 가해왔지요.  현재 학자들 중에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극히 제한되어 있고 대부분이 러시아의 연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볼수 있는 자료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출간되는 책 한 권을 사보려면 일용 노동자의 한 달 평균 임금과 맞먹는 비용이 드니까요.

많은 학자들이 외국 학계로부터 배우고 또 최근 연구 성과를 흡수하고 싶어하지만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제 학술 대회는 몽골 학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고 이들을 흥분 시켰습니다.  그 동안 이들은 학회를 열고 싶어도 펀드도 마련할 방법이 없었을 뿐더러 영어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학자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독자적으로는 국제 학회를 열 수 없었습니다.  비라라는 학자 한 분이 영어가 가능하고 외국 학자들과 교분이 많았기 때문에 국제 학회를 독점해서 개최하고 있었지만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고 주변에 있는 학자들을 키워주지 않았지요.  워낙 비리도 많고 체계적으로 학회 진행도 하지 못해서 몽골내외의 학자들로부터 신망을 잃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MIU와 몽골 과학원의 역사 연구소가 공동으로 학회를 진행하게 되자 소장학자들이 많이 좋아했습니다.  물론 저는 비라 선생과도 협력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들 중간에 설 수 있고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 몇몇 큰 계파가 있고 서로 앙숙이지만 저는 그들의 중간에 설 수 있음을 봅니다.  

제가 있는 이년 동안 몽골 학자들이 외국 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그리고 외국학계의 동향을 빨리 흡수할 수 있도록 학회나 세미나를 열어줄 예정입니다.  당장 시월 중순에 세미나를 열어서 최근의 연구 동향을 소개하고 또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도 공유할 수 있는 풀을 마련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더 좋은 국제 학회를 개최할 생각도 있고 펀드가 가능하다면 몽골 학자들과 중앙 아시아와 러시아 지역 답사를 하면서 그곳 학자들과 연계시켜주는 일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을 유치하는 방안도 생각합니다.  권 오문 부총장님이 실업인들로부터 박물관을 위한 펀드를 유치하고 계시지요.  현재 몽골의 국립 박물관은 조명이나 온도 및 습도 관리를 제대로 못해내고 있어서 유물 보존 능력이 없습니다.  박물관이 생기면 자신들이 평생 모은 자료를 무료로 기증하겠다는 고고학자나 민속학자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믿고 자료를 맡길 박물관이 생겨서 학자들과 학생 및 일반인에게 도움이 되는 박물관이 생기면 하는 바람입니다.  

역사 연구는 그 나라의 정신과 문화의 핵심을 다루는 부분입니다.  몽골 학자들이 자신들의 독창적인 관점을 가지고 자신들의 역사를 연구함으로써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역사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더욱이 러시아나 중국에서의 몽골사 연구 중에는 민족주의적인 시각이 강한 것들이 많아서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역사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몽골인들의 연구가 그러한 편파성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제가 보낸 이곳에서의 시간들이 더 의미있는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오늘 수업 시간에 잠시 학생들과 나누었는데 한 학생이 저를 찾아와서 제 종교가 무엇인지 물어보더군요.  저는 기독교인이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서 몽골을 섬기기 위해 이곳에 있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 학생이 웃으면서 감사하다며 가더군요.  그 웃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당장 묻지는 않았니다.  어차피 서서히 알게 되겠지요.  제가 이곳에서 하는 일들을 통해서 학생과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그들 사이에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더 넓혀져 가기를 소망합니다.

-----

위의 글에서 고백했듯이, 내가 선교사로 이 땅에 와서 이곳의 역사학자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단순히 교회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역사학자로써도 살아가면서 이들에게 긍정적인 그리스도의 영향력을 미치고 또 그들이 더 나은 것을 소망하고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일이 필요함을 하나님께서 보여주셨다.  
선교사로써 이 일을 할 때의 장점은 나는 이곳에 내 영역을 구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이들에게 복을 베풀되 열매를 맛보기를 바라지 않고 이곳에서 쌓은 것을 이들에게 다 주고 떠나는 것이 나의 본분임을 본다.  이곳의 학자들과 경쟁할 필요없이 나누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특별히 선교사로써 몽골의 정치인들과 교류하는 문제와 박물관 건립 문제는 그저 꿈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일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것이 꿈만이 아닐 수 있다는 싸인이 왔다.  나는 이것을 최근에 기도제목으로 나눈 적이 있다.

-----

참 신기한 일입니다.  작년 몽골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품었던 두 개의 작은 꿈이 있었습니다.  당장은 이루어질 것 같지도 않아서 그저 홈페이지에서만 잠시 나누고 바쁜 일과 속에서 접어두었던 것이지요.  그 두 가지 꿈이 지금 동시에 다시 가시화되려 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품은 꿈은 땅에 떨어지지 않는 법이라는 소박한 진리를 다시 배우게 됩니다.  

사인 바야르라는 정치인이 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의 한 계파를 이끄는 인물이고요.   기독교인임을 공표한 몇 안되는 정치인입니다.

저는 작년에 권오문 선교사님과 이야기하면서 전략적 측면에서 정치인들 중 하버드에 잠시라도 있었던 사람들을 위한 모임을 만들어 주면서 그들 속에 들어가는 것이 몽골 복음화에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나눈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접점을 찾기 어렵고 서로 바쁘다 보니 유야무야 지나갔지요.  

그런데 그 사인바야르 씨가 저를 만나보고 싶다고 학생 중 한 명을 통해서 연락이 온 것입니다.   내가 실은 몽골 목회자들을 상대로 몽골 선교 역사 내지는 선교 전략에 대해서 세미나를 해주기로 몇 분 몽골 목회자들과의 모임에서 동의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사인바야르 씨가 적극적으로 나를 만나보고 그 모임을 주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두번째 꿈은 박물관 건립에 관한 겁니다.  몽골의 국립 중앙 박물관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박물관 건립이 필요함을 몽골 학계에서 여러 번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작년에 권오문 선교사님과 MIU 대학 내에 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었지요.
재정을 지원할 듯 보였던 기업체가 관심을 돌려버려 물건너 가버린 이야기가 되었지요.  그리고는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몇 분이 연결되어 토요타 통상에서 일본에서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위해 지불해야 할 OECD 분담금 중 받은 팔억여원을 몽골에 문화와 연관된 건물 지어주는데 사용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것을 위탁받은 분이 MIU에 연고가 있는 분이 이 소식을 전해주어 MIU 내에 미술관과 같은 건물을 짓는데 사용하려고 알아보고 있는데 왜 MIU 내에 이 건물이 존재하는 것이 몽골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을 전해들었습니다.  
그래서 박물관 건립과 관련된 기안을 급히 만들어 보내드렸지요.  오늘 일본에서 일차 회의가 열립니다.  일본의 회사와 여러 사람을 거쳐 내게 그 박물관 이야기가 전해져 구체적인 모습을 띠게 되었지요.
그저 잠시 꿈꿔보고 생각해 보았던 것인데 이것이 갑자기 현실로 바짝 다가오는 듯한 상황에서 하나님이 품게한 꿈은 구체적인 힘을 가진다는 것을 다시 묵상합니다.  

-----

나의 역사학자로써의 활동과 관련해서 하나님이 예비하신 큰 사역이자 선물이 또 하나 있었다.  내가 노력하지 않았건만 그저 하나님께서 이 일을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계셨음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 엄청난 타이밍으로 내년에 몽골은 몽골 제국 성립 800주년을 맞게 된다.  국가적인 행사로 대통령과 수상이 모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준비하는 여러 행사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몽골학 국제 학술 대회이다.  몽골이나 중앙 아시아를 전공하는 학자나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이다.  
내가 헌신해서 졸업하고 와서 막 이 준비를 할 수 있는 시점에서 이 행사가 준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이 행사의 공동 진행자로 선정되기까지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으셨다.  내가 몽골 역사학계의 대부 비라 선생과 파트너가 되기까지 나는 그저 몇 사람과 그 분을 만난 것 밖에 한 것이 없다.  
아래의 글은 이 과정에 대해 내가 비라 선생을 만난 후 정리한 기도편지이다.

-----

그저께 Bira라는 몽골 역사학계의 대부를 만났습니다.  몽골 역사학자로는 외국에 가장 잘 알려진 분입니다.  그 분을 만난 이유는 2006년 여름에 열리는 몽골 제국 성립 80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 학술 대회를 공동 주최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분은 Mongolist Congress라고 하는 큰 국제 학술 대회를 주관하는 분이며 몽골 정부에서도 이 분을 학술 대회의 주관자로 임명해 놓았습니다.  저는 기존의 이 분이 혼자서 해오신 몽골학 국제학술 대회가 가지는 한계를 보았기 때문에 몽골 과학원의 몇몇 학자들을 끌어들여서 공동으로 학술 대회를 개최하면서 이번 학술대회를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감각과 미국 학계와의 끈, 그리고 한국에서 끌어올 수 있는 펀드를 잘 활용하면 이번 학술 대회를 개최하는데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이 분이 재정적으로 불투명하며 파벌을 이끌고 있는 독불장군이라는 인식 때문에 몽골의 다른 역사학 원로들 간에 관계가 안좋은데 외국인이라는 입장 때문에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중간 역할에 제가 알맞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함께 이번 학술 대회를 개최할 수 있으면 서로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몽골학계를 위해서도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기도하면서 그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몽골에 온 이유 중에 하나가 몽골의 역사학계가 자기의 목소리를 세계학계에 낼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년 반 뒤에 떠날 저는 이곳에 아무 권리나 세력을 쌓을 이유도 없고 당신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지요.  그 분이 너무 좋아하면서 제가 동역하자는 말을 하기도 전에 먼저 함께 동역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맡은 역사 연구소와 비라 선생이 공동으로 2006년 국제 학술 대회를 주관하기로 기꺼이 합의했습니다.  

비라 선생은 MIU라는 틀 속에서 몽골과 중앙 아시아의 학자가 교류하는 센터가 생기는 것을 위해 자신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분은 그 일을 위해 정부와 국립 대학과 협력하고자 했지만 결국 어려움을 재확인하는 결과밖에 없었다며 저와 그 일을 하기 원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MIU도 국제적으로 내세울 수 있고 외국 학자들이 관심 가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학술적 영역은 바로 몽골의 것과 관련된 연구라는 생각을 합니다.  비라 선생의 희구는 MIU를 위해서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들을 지혜롭게 도우며 MIU 내에 역사 연구소 파트가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을 위해 기도로 동역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