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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나님께 묻지 않는 이유는 그 분으로부터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듣지 못하는 이유는 순종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경 코스타 때 뜻하지 않게 간증을 하고 난 후, 어느 자매분이 물으셨다.  

“어떻게 해야 선교사님처럼 하나님 말씀을 들으며 살 수 있지요?”

나는 하나님의 음성 듣기라는 제목으로 오회에 걸쳐 이레 교회 주일 설교를 한 적이 있었다.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주제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전달해야 했기에 딱 한 가지를 설명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기를 원하십니다.  주님은 ‘내 양은 목자의 음성을 듣는다’고 말씀하셨지요.  우리가 주님으로부터 오는 소리를 잡는 안테나가 너무 약하기 때문에 들을 수 없지요.  안테나를 세우는 일 한 가지만 말씀드린다면 ‘주님 내게 말씀하십시오.  내가 듣고 순종하겠습니다.’라고 기도하는 겁니다.  백 퍼센트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결단 없이는 음성을 듣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 ‘하나님 일단 말씀해 보세요.  들어보고 좋으면 그대로 하고요.  내 생각이 더 나으면 그 때 봐서 절충하지요.”라는 자세로 하나님의 뜻을 구한다.  우리가 인생의 백지 수표에 싸인해서 주님께 넘겨드리기 전까지는 하나님의 뜻을 듣고 분별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 계획표를 백지인 채로 하나님께 넘겨드리는 것을 주저한다.  대신 우리가 계획표를 작성해서 하나님이 결재해 주시기를 바란다.  마치 사장실 문앞에서 결재 서류를 들고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는 과장들처럼… 우리가 이렇게 인생의 계획에 대해 하나님께 맡기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탄은 하나님의 성품에 대해 늘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다.  

“하나님께 네 인생을 걸면 너는 그 때부터 망하는거야.”
“넌 인생의 재미 보는 것은 이제 끝나는거야.”  
“네가 하고 싶었던 모든 일로부터 너는 손털어야 해.”
“너 하나님이 다 내려놓고 아프리카 오지로 선교사하러 가라고 하시면 어떻게 할꺼니?”

나는 동연이와 서연이를 키우면서 하나님의 성품에 대해 그리고 그 분께 내 인생을맡기는 것에 대해 더 깊이 묵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서연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의 이야기다.  당시 동연이는 만 네살이었다. 동연이가 유치원 갔다 돌아왔을 때 나와 동연 엄마는 병원에 있었다.  그가 내 후배 부부의 손에 이끌려 울면서 병원에 왔을 때, 엄마는 조그마한 아기를 품에 안고 누워있었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그 날 밤 동연이는 엄마와 떨어져 아빠하고만 둘이서 밤을 보내야 했다.  

다음 날 오후 동연이를 데리고 유아용품 코너에 들러 동연 엄마가 부탁한 물건을 사서 교회 금요 기도회로 향할 계획이었다.  유아용품 코너에 들어서자 동연이는 눈을 반짝이며 장난감 코너에 가서 장난감을 보고 오겠다고 했다.  당시 나와 아내는 동연이를 훈련시키는 과정이었다.  장난감 코너에서 아무리 가지고 싶은 장난감이 있어도 사달라고 떼쓰지 않는 것이었다.  착한 일을 하거나 해서 선물을 사주기로 약속을 받은 이후에나 장난감을 사주는 것을 약속하고 실천하고 있었다.  

내가 필요한 물건을 고르고 나서 동연이를 찾았다.  동연이는 손을 뒤로 한 채 무언가를 내게 숨기고 걸어왔다.  그는 멋적게 웃으며 말했다.

“아빠, 내가 무엇을 갖고 왔는지 알아요?”

슬쩍 동연이 뒤쪽을 살폈다.  닌자 거북이 색칠공부 책이었다.  당시 그가 무척 좋아하던 액션 캐릭터였다.  그는 내 표정을 살피더니 정색을 하면서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아빠, 이것 안 사주셔도 되요.  그냥 보기만 하세요.”

그가 요즘 동생 때문에 극한 상실감을 느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동연이를 껴안으며 물었다.

“동연아, 너 그것 갖고 싶지?”

“…. 네”

“아빠가 그것 사줄까?”

동연이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말?”

그를 데리고 교회에 가서 예배전 기도를 하기 위해서 무릎을 꿇었다.  그 때 내 안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너 동연이가 ‘아빠, 이것 아 사주셔도 되요”라고 말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니?  … 그것이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이란다.”

나는 그저 흐느껴 울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동연에게 무엇이든지 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지듯이 하나님께서도 그러하시다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주지 않고 기다리신다.  우리가 훈련되고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갖고 싶은 그것이 우리의 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주고 싶지만 때로는 주지 못하는 마음,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향해 가지신 마음이다.


우리는 때로는 빼앗길까봐 두려운 마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본다.  한 번은 동연이가 두살 반 때 장난감 가게에 갔다.  동연이가 좋아하는 버즈 장난감을 두 팔로 꼭 움켜쥔 채 가게를 나오려고 했다.  계산을 하고 값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장난감을 계산대에 올려 스캔해야 했다.  그래서 점원이 동연이의 팔에서 장난감을 넘겨받으려고 했다.  동연이는 울며 장난감을 꼭 쥔 채 내려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가 장난감을 진정한 자기 것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잠시 계산대에 그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우리의 영적인 선물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내려놓기 전에는 얻을 수 없다.  영적으로 아기인 우리들은 내려놓으면 빼앗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움켜쥐려하고 결국 그렇게 잡고 있는 한 그것들은 진정 우리 것이 되지 못한다.  

그 날 동연이는 장난감과 함께 계산대 위에 올라가야 했다.  하지만 우리의 잡고 있는 문제는 그렇게 해결될 수 없다.

서연이가 더러운 손으로 선물받은 새 옷을 움켜쥐려고 했다.  아내는 서연이를 잠시 멈추게 했다.  서연이가 막 울었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를 먼저 세면대로 데려가 씼겼다.  그리고 난 후에야 서연이가 원하는 새옷을 입혀줄 수 있었다.  하나님께 내 인생의 계획을 내어드린다는 것은 이러한 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이해하는데 내게는 유학 생활을 통한 광야길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제 남은 부분은 내 유학 생활 기간 동안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나로 하여금 내 삶의 계획을 내어놓도록 인도하셨는가를 나누는 것이다.  광야 기간을 거치면서 하나님께서는 내가 쉽게 내려놓지 못하던 부분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내게 축복이 되는지를 가르쳐 주셨다.  이 소중한 깨달음의 과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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