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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정이 몽골에 도착한지도 이제 일년을 훌쩍 넘어버렸다.  몽골에 도착해서 보냈던 첫 3개월은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 적응하는, 신나면서도 긴장되며 힘겹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이 기간 동안 하나님께서는 섬세하게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놓으셨고 우리의 필요를 따라 하나씩 당신이 준비하시고 계획하셨던 것을 열어놓으셨다.  
시편 기자가 고백하듯이 하나님의 말씀은 “내 발의 등”과 같음을 늘 경험한다.  먼곳을 비춰주지는 않지만 오늘 내게 필요한 것들을 알게 하시고 결단하게 하신다.  하나님은 미래의 것들을 가려놓으시지만 우리가 말씀에 의거해서 좁을 길을 따라 걸어갈 때, 그 뒤에 숨겨진 놀라운 계획과 예비하심을 열어보이기 시작하신다.
몽골에 올 때, 우리는 미국에서 하나님께서 주셨던 것들을 다 그 땅에 두고 오겠다고 기도했었다.  우리는 나그네로 그 땅에서 살기 원했다.  그리고 그 땅에서는 그곳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님이 예비하셨음을 신뢰했다.  그래서 살림도구 중 큰 것 몇 가지만 팔아 이주 비용에 보태기로 하고 나머지는 주변 새로 정착한 가정에게 나누어주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몽골에 우리 가정이 살, 가재도구가 제법 다 갖추어진 집을 허락해 주셨다.  선교회에서 사택을 예비해 준 것이다.  허름한 60년대 쯤에 지어진 러시아식 아파트였다.  하지만 렌트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우리의 삶의 공간이 주어졌다는 것이 행복했다.  이 아파트에서 우리는 유목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그네의 삶을 살아갈 것이었다.

도착 초기에 썼던 몇 편의 글들은 그 때의 우리의 적응 과정을 잘 그려준다.  아래의 글은 아내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지난 9월 2일 목요일 밤 11시 30분 경에 몽골에 무사히 도착했구요. 날씨가 아침 저녁 14도까지 내려간다는 말씀에 두꺼운 파카를 기내로 들고 탔는데, 저희 오기 바로 전부터 따뜻한 날씨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오병이어에서 guest house로 쓰시던 집도 참 깔끔하고 제법 큰 집이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두 아이의 엄마로, 아직 살림을 도와주실 분을 못 찾은 상태에서 여러가지 일들을 하느라 조금 지쳐있었는데, 동연이가 집의 화장실에 있는 욕조에서 목욕을 하면서 "몽골이 최고로 좋다"고 행복해합니다. 제가 볼 때는 별반 다르지 않은 오히려 한국 욕조보다 약간 클뿐 시설은 떨어지는데 그래도 동연이가 행복해하는 것을 보니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또한 주위에 도울 분들을 많이 주셨고 2년 전에 와 본 곳이라 적응이 제법 빠른 편입니다.

많은 것이 갖추어졌음에도 처음 몽골에 와서 아내와 나는 곧바로 사역을 시작하면서 정착해야 하는 기진맥진한 시간을 보냈다.  이 와중에서 세련된 것을 막 좋아하기 시작한 동연이가 과연 몽골 생활을 즐길 수 있을지 다소 염려가 있었다.  그런 때 동연이가 욕조에 들어가 나와 함께 몸을 담그며 “아빠 몽골 참 좋지요?”라고 물었던 것이다.  내가 “왜 좋은데?”하고 물었을 때 동연이는 “이렇게 목욕통이 크쟎아요!”라고 대답했다.  이 말이 우리 부부에게 깊은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 환경을 보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아래의 글은 도착해서 열흘 정도 지나 내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몽골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비가 온답니다.  저희가 공항에 내렸을 때 그리고 교회에 처음 갔을 때 비가 내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의 도착을 기뻐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교회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머뭅니다.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실까 생각하니 눈물이 흐릅니다.

저희가 도착해서 생활하는데 어려움 없도록 오병이어 선교회에서 참 많은 배려를 해 주셔서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먹을 아침 식사까지 준비되었고 필요한 가재도구 대부분이 갖추어져서 참 편리했지요.

동연이는 몽골이 참 좋답니다.  작은 것 하나 하나에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저희도 참 기뻤습니다.  

이제 제 예민한 눈과 코도 이곳의 오래된 엔진들이 유연 휘발유를 사용해 내뿜는 매연을 이길 정도가 되었고 양고기 냄새에도 익숙해져 갑니다.  예상 밖의 사건을 맞으면서도 여유롭게 대할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에 느꼈던 생활 속의 불편함도 이제는 넉넉하게 받아낼 수 있습니다.  

불편 가운데 우리의 불편을 최소화하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섬세한 배려가 느껴질 때 감격하게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동연이가 "아빠 뭐라고 쓰고 있어?  하나님 사랑해요라고 쓰고 있지?"라고 말하면서 씩 웃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그렇습니다.  저는 이렇게 사랑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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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적응 문제는 늘 하나님께 기도하던 문제였다.  아이들을 위해 준비된 것을 보면서 하나님이 얼마나 섬세하게 우리 가정을 위해 준비하셨는지를 알 수 있었다.  미국 학교에 다니느라 한국어를 어눌하게 밖에 못했던 동연이가 MK 스쿨을 다니면서 한국어 존대말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아래의 글은 아내가 동연이와 서연이의 적응 과정을 적은 글이다.

동연이를 2000년 1월에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곳에 한국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MK school이 있는데 지금 5살반(class)은 5명이 대기자로 기다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하지만 6살반은 비교적 숫자도 적고, 게다가 남자 어린이가 적은 편이어서 담임 선생님이 남자 어린이를 보내달라고 기도하고 계셨답니다.
동연이는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고, 영어 수업 시간에는 주위의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나봅니다.
이곳은 흙과 자갈이 많고 보도 블럭이 깨져 있어서 동연이가 자꾸 발이 걸려 넘어지더니 저보고 "엄마, 왜 자꾸 동연이가 넘어지지?" 하고 묻더군요. 동연이는 이제 밥도 잘 먹고 김치도 먹기 시작했구요. 오늘은 길에서 길고 둥근 돌을 보더니 "공룡알"이라고 집으로 가져 들어왔습니다.
아참 서연이는.. 요즘 몸을 자유 자재로 밀며 배밀이를 한참 하고 있습니다. 콧물을 조금 흘리며 침때문에 뺨이 약간 발그레 지면 진짜 "몽골 처녀"입니다. 두 아이는 이레 교회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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