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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의 모습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것이 영적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기초가 된다. 나의 약하고 모난 부분, 내가 싫어하고 깊이 가려두었던 그 부분을 찾아야 하고 그것을 나의 진짜 모습으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나님께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그 모습이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가 필요한 모습이다.

한국의 많은 성인들이 학력 콤플렉스로 괴로와 한다.  그러면서도 굳이 없는 듯이 지나간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기 앞에서 학교 자랑을 하면 그 사람에 대해 분노나 적의를 품게 마련이다.  

한 번은 내가 여름 방학 중에 잠시 귀국해서 모교회의 청년들과 작은 기도모임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모임 가운데 있는 상처난 마음을 만지시기 원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상처에 대해 짧게 메시지를 나누었다.  한 자매가 아픔을 토해내었는데 학교에 관한 것이었다.  

그 자매는 서울에 소재한 K 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그녀에게 친한 고등학교 친구가 있었는데 명문 E 여자 대학을 다녔다.  그 자매는 친구를 전도하고 싶어서 늘 친절하게 대하며 도와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어느 날 화를 내며 쏘아붙였다.

“너는 왜 그렇게 나한테 잘해주려고 하니?  내가 못한 게 없는데…  나는 대학도 너보다 훨씬 더 좋은 대학을 다니쟎아?”

그 자매는 충격을 먹었다.  자신이 좋지 않은 대학을 다닌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그 날 이후 대학의 순위에 대해 집착하는 자신을 본 것이다.  그리고 교회에서도 자기보다 좋은 대학을 다니고 있는 친구들과는 어울리지 못하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하나님께서 내게 생각을 주셨고 그것을 그 자매와 나누었다.  
“하나님은 ‘애, 내가 너를 신뢰해서 너에게 K 대학의 사람들을 맡기려고 했건만 너는 그곳에서 소명을 보지 못하는구나’ 라고 말씀하세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기쁨으로 서있을 수는 없나요?”  

그 자매가 그 말을 듣고 많이 울었다.  
나중에 들은 소식인데 명문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했고 그 후 좋은 직장을 잡았다.  얼마 전에는 몽골에 여름 단기 선교팀으로 와서 교수 사역을 하고 갔으며, 현재 어느 선교단체에서 선교 훈련을 받고 있다.

내가 일본 코스타에서 이 자매의 이야기를 잠깐 나누는데 “나는 대학도 너보다 훨씬 더 좋은 대학을 다니쟎아?”라는 말을 하는 대목에서 많은 학생들이 소리냈다.
“체,” “흥,” “허”

내가 거기 모인 학생들에게 한 가지 지적했다.  
“혹시 이 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흥’이라는 소리를 마음 속으로 외치시는 분들 있지요.이 분들 역시 학교 문제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이러한 말에 분노나 판단의 마음이 든다면 자신 안에 잃어버린 기회에 대한 상실감, 학력에서 오는 열등감이나 우월감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보셔야 합니다. 하나님을 다시 찾으시고 이 문제를 해결받으셔야 합니다.”

흔히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열등감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한다.  서울 대학교에서도 널려 있는 사람들이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다.  
하버드 대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버드에서 배워보기도 하고 학부생들을 가르쳐 보기도 하면서 아무리 두뇌가 우수하고 좋은 학교를 다녀도 열등감의 문제는 어떻게 할 수 없음을 본다.  어느 누구에게나 자기 보다 다른 면에서 뛰어난 사람들은 늘 있게 마련이고, 자신 안에 결핍을 보는 한 늘 부족함 때문에 힘들어 하기 때문이다.
입학 사정담당관과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녀는 전하기를 하버드 대학의 입학 사정처에는 해마다 여러 학생들이 찾아와서 항의한다고 했다.  이들의 항의는 “왜 나같이 능력없는 학생을 받아 주었냐?”라는 것이다.  입학 사정처의 실수가 아니라면 왜 이렇게 모자란 자기를 받아주어서 마음 고생하면서 학교를 다니게 했느냐고 따지는 학생이 매년 부지기수다.  그러면 이렇게 대답해 준다고 한다.  

“4년전에 너 같은 아이들이 많이 찾아와서 항의했는데 다 잘 졸업하고 지금은 학교에 없단다.”

졸업식에서 대학원 학장이 대학원 졸업생과 그 학부모 앞에서 축사하면서 한 가지 고백을 했다.  

“내가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하버드에서 수학한 적이 있지요.  그 때 내게는 두 가지 큰 말못할 고민이자 두려움이 있었답니다.  한 가지는 내가 박사과정에 처음 입학했을 때 누군가가 뒤에서 내 등을 치면서 ‘너 지금 여기 있으면 안돼.  행정적인 착오가 있었어.’라고 말할까봐 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내가 졸업식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을 때 혹시 누군가 행정 직원이 다가와서 어깨에 손을 얹으며, ‘이봐, 행정적인 실수라네. 돌아가게.’라고 말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지요.”

이 말에 좌중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동병상련이었을까?  조금이나마 과연 내가 이곳에 있을 자격이 있을까라는 질문이 많은 하버드 학생들의 마음을 눌렀고 그것이 행복한 순간에 유머러스하게 건드려졌을 때 그들은 웃음으로 반응한 것이다.  

내게 있던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보고 그것을 하나님께 내려놓고 나니 나는 보스톤에 와 있던 많은 기독인 청년들의 아픔을 보고 다루어 줄 수 있게 되었다.  
교회에 참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자매가 한 명 있었다.  이 자매는 쉬지않고 일하려고 애썼다.  학과 조교 일, 프로젝트, 과다한 수업 등 많은 짐으로 버거워하면서도 일을 놓지 못했다.  거의 자신을 혹사하듯이 일을 붙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루는 힘들어 하는 자매를 불러내서 식사를 했다.  
상담하면서 하나님은 자매의 일을 가지고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자매가 하나님 안에서 쉼을 누리기를 원하신다고 나누었다.  우리가 하나님이 아닌 세상(교수와 동료, 가족)의 인정을 추구할 때 우리에게는 참된 쉼이 없음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는 육신의 아버지의 모습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자매가 울먹였다.  
그녀가 왜 그렇게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애쓰면서 지내는지의 뿌리를 보게된 것이다.  그녀가 대학 입시에 실패해서 이차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갔을 때, 실망했던 아버지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는 아빠를 실망시켜서는 안된다는 압박감이 그 이후의 학교 생활을 지배했다.  때로는 교수님에게서 아빠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교수님을 실망시키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부족함이 눈에 띄였고 늘 자신을 채찍질하며 지내왔던 것이다.  
그 자매는 하나님을 믿게 되었고 신앙이 자라고 있었지만 그 동안 학교라는 삶의 현장 속에는 주님의 평안이나 자유가 없었다.  그가 다른 곳에서 인정을 받으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하나님을 향하면서부터 주님 안에서의 평안과 안식에 대해 눈뜨게 되었다.
사탄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없는 것에 집착하게 만든다.  우리가 없는 것에 집착하는 한 우리가 받은 것을 기쁨으로 누릴 수 없게 마련이다.  우리가 세상의 인정을 추구하는 만큼 우리는 세상에 붙들리게 된다.  그 만큼 우리는 하늘로부터 오는 자유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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