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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는 이제 19개월이 되었습니다.

제 논문 주제가 "몽골 어린이들의 이유식에 대한 프로그램 비교 분석"이지요. 미국에서 서연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논문을 준비하면서 6개월 동안 모유만 먹이는 것이 아기와 엄마를 위해 중요하며, 그 이후에도 유니세프에서는 만 두돐까지 모유가 어린이에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동연이 때는 하지 못했던 것을 6개월동안 서연이에게 원없이 해주기를 기도하며 그렇게 실행했습니다.

유니세프의 가이드도 한 역할을 했지만, 일을 하는 엄마로서 서연이가 엄마를 맘껏 누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젖을 계속 주고픈 마음이 있었습니다. 단 한가지 문제는 서연이가 밤에 여러번 깨는데, 그때마다 젖을 빨므로 잠이 들었고, 앞니 사이가 썪기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이 습관이 서연이에게 좋지 못하기 때문데 떼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지난 9월 새로운 베이비 시터로 바뀌는 과정에서의 충격때문데 좀더 지혜로운 시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 남편이 상하이 코스타로 자리를 비운 지난주 수요일저녁을 디데이로 잡고, 계속 서연이에게 엄마 맘마 (서연이는 그렇게 부릅니다) 안녕~~해야한다고 교육을 시켜주었지요. 하지만 서연이의 고집과 젖에 대한 애착을 알기 때문에 (몇달전에 한번 떼볼려다가 포기한 적이 있지요) 도대체 가능할지.. 의심하고 있었답니다. 아기를 돌보아주는 바스카에게도 며칠 잠 못잘 것을 각오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지요.

수요일 저녁 압박붕대로 묶은 것을 보여주며 안녕~~해야한다고 했더니.. 우리 서연이가 1시간 동안 넘어갔습니다. 바스카까지 서연이가 너무 안됐다면서 울더군요. 그 1시간동안 답답한 심정으로 하나님께 하소연을 하며 참다가 결국은... 주고 말았습니다 (1회전 엄마 KO패). 서연이는 흐느끼면서 젖을 빨다가 1시간 정도 넘게 잠을 잤습니다 (저는 2회전을 준비하며 식초랑 잔뜩 맛없는 것들을 맘마에 발라놓았지요). 단잠을 자고 깬 서연이가 말짱하게 놀았습니다. 조심스럽게 "엄마 맘마는?"하고 물으니까 "빠빠이~~"하구요. 평소에는 밤잠 자기 전에도 서너번은 '심심풀이 땅콩'처럼 맘마를 찾았었는데, 전혀 찾지도 않구요.

그러다가 밤에 잠을 자려고 서연이가 젖을 찾기에 '맛없~~지'하면서 주었는데, 얼마가 쪽쪽 빨던지..
순간 3회전 돌입...갑자기 분위기를 바꾸어 맴매로 침대를 때리며 안된다고 혼을 내었더니 서럽게 울기는 우는데, 아까처럼 심하게 울지는 않고 체념한 듯하더군요.

그러더니, 불을 끈 방으로 책도 가지고 들어오고 놀다가 갑자기 울다가 또 "맴매"라고 하면 다른 놀이감을 가져오다가 하더니 잠이 들었습니다. 밤 중에 깼을 때도 무섭게 하니까 조금 울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빨리 포기한 서연이가 얼마나 예쁘고 고맙던지.. 그 첫날밤 잠을 잘 수 있으리라 생각도 못 했는데 제법 잘 잤습니다.
오늘은 월요일. 서연이는 밤에 (밤중에도) 자장가를 불러주면 잠이 들고, 저도 젖몸살 없이 조금씩 젖이 마르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김수정

2005.10.11 11:32:21

허걱, 언니~ 저는 이제 7개월 되어가는 아들의 밤중수유를 끊는 문제로 고민하고 기도하고 있었는데, 몽골에서는 19개월 서연이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군요. 평화롭고 지혜롭게 잘 넘어가게 되어서 넘 잘 됐어요. 저도 열심히 기도해서 이 고비 잘 넘어가고 싶네요.

황영옥

2005.10.11 13:04:16

젖도 먹여보지 못한 부실한 엄마인 나는 이런 고통을 이해할 수 없지만 서연엄마도 서연이도 아픔을 통해 쑥 자라는 경험을 했겠네.
두아이의 엄마로 선교사역자로 학자로, 너무 많은 일을 한꺼번에 담담하게 이루어 내고 있는 자네가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뿌듯하고 (또 다른 말 없나?ㅎㅎ)감동이다.

이재원

2005.10.17 22:56:02

서연이의 젖달라며 떼쓰던 모습들이 눈이 선한데, 그렇게 귀엽게 빠르게 포기한 서연이가 정말 대견스럽네요. 가끔 남편은 요즘도 '서연이는 너무 귀엽지 않냐?'뜬금없는 질문을 하곤 한답니다. 아무래도 남자를 밝?히는 서연이의 삼촌을 향한 사랑이 너무도 진했나 봅니다.^^
저도 보고 싶네요. 겸둥이 서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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