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 노마드 - 인도네시아 이용규 선교사 웹사이트입니다. ::
필자가 나그네 삶을 살아온 지 어언 14년이 지났다.
미국 동부에서 8년, 몽골에서 5년, 그리고 다시 미국 중남부 텍사스 지역에서 1년을 예정하고 안식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다시 몽골로 돌아가겠지만 하나님께서 또 우리 가족을 다른 땅으로 보내실 것에 대해서 말씀을 주신 바 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이제 세 아이를 데리고 또 지정하신 곳으로 떠나는 삶을 살 것이다.
14년간 정식 이사를 7번 했으니 2년에 한 번 꼴로 이사한 셈이다.
어느 여름 때는 5번 이상 거처를 옮겨야 했던 때도 있었다.
이사를 자주 하게 되다 보니 아이들도 이제는 그런 삶에 익숙해 있다.
장난감을 사더라도 이것을 가지고 갈 수 있는지를 점검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피 큰 인형 같은 선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주로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의 작은 것들을 위주로 선물을 고르곤 한다.
우리 가족 모두가 반유목민의 삶을 살아간다.

외국에서 떠돌이로 살아가면서 나는 하늘 나라에 대해서 묵상할 일이 많아진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디에 가서 살든지 한국 사람으로 하나님께서 부르셨다는 사실을 가르치다 보면 이 땅에 몸을 두고 있지만 소속은 천국에 둔 사람의 삶에 대해서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몽골에서 살아가는 동안 교통 경찰이 힘들게 해도, 현지인들이 불공평하게 대할지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이유는 내가 그곳 사회에 속해 있지 않은 이방인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내가 이방인으로 남아 있어도 소외감을 느끼거나 불행하게 느끼지 않는 이유는 내게 본국과 본향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따라서 그 땅에서 살며 집이 없어도 차가 없을지라도 마음에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다.
어찌 보면 우리 모두는 천국 시민으로서 이 땅에서 잠시 살아가는 존재이다.
이런 인식이 확고하다면 세상에서 차별 받고 서운함을 겪거나 외로움을 느낄 때에도 그다지 힘들지 않게 넘어갈 수 있다.

텍사스의 타일러라는 중소 도시에 머물면서 미국 전역의 한인 교회에 초청을 받아 집회를 하러 가게 된다.
이번이 미국 이민 교회에는 혹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많아서 무리해서라도 집회 요청에 응하곤 했다.
집회를 다니면서 이민자의 삶에 대해 마음에 오는 부담이 더 많이 생기게 되었다.
아울러 많은 사람에게 이민자의 삶이 사명으로 주어졌다는 것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이번 호부터 몇 회에 걸쳐서 한국인 이민 선교에 대해서 떠오르는 단상들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성경의 이야기는 이민자의 삶에 대해 나누고 있다.
예수님도 천국의 삶을 포기하고 이 땅에 이민자로 오셨다.
예수님의 가계의 기원이 되는 아브라함에 대해서도 하나님은 익숙한 환경을 떠나서 하나님이 지시할 땅으로 가라고 하셨다.
아브라함의 나그네 삶은 이 땅을 구원하고 선교하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열심에서 시작되었다.
아브라함은 선교사의 사명을 가지고 보내심을 받은 땅에서 살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그 땅에 가서 열심히 선교 사명을 감당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저 지시할 땅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곳에서 복의 근원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당시 가나안 땅은 후대에서 묘사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니었다.
이라크의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두 강 사이의 비옥한 문명에 비교하면 열등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가나안에 거주했던 사람들은 “저주받은” 사람들이었다.
노아의 아들들 중에 함이 아버지가 술에 취해 하체를 드러낸 것을 비웃었다가 노아의 노여움을 샀다.
그 때 노아가 저주했던 사람은 다름아닌 함의 아들인 가나안이었다. 저주받은 가나안의 후예가 모여 살았던 지경이 가나안 땅이었다.  

복의 근원이 된다는 것은 복의 근원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해주셔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소유하고 하나님과 동행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복이 우리 안에서 흘러 넘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교사는 일차적으로는 사역을 위해서 부르심을 받은 존재가 아니라 복의 근원으로서 부르심을 받은 존재다.

아브라함은 기근이라는 어려운 환경이 닥치자 하나님의 허락 없이 이집트 땅으로 들어갔다.
사명지를 잠시 이탈한 것이다.
거기에서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지만 아브라함은 결과적으로 부끄럽고 아픈 기억을 가지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밟는 땅마다 아브라함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셨다.
그러나 그 약속은 후대의 자손들을 위한 것이었다.
아브라함은 그 땅에서 끝까지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다.
그 아내 사라가 죽었을 때 아브라함은 장사 지낼 땅이 없어서 헷 족속에게 부탁해야 했다.
물론 그들이 무상으로 땅을 주겠다고 했지만 아브라함은 은으로 값을 지불했다. 그는 이방인으로서의 자신의 자리를 알았다.  

한편 아브라함의 조카 롯은 다른 관점을 가지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다.
그는 보기에 좋은 땅을 골라 거기에 정착하기 원했다.
복의 근원으로서의 삶이 아닌 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았다.
어디가 풍요하고 자신에게 복을 주는 곳인지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소돔과 고모라 땅에 들어갔다.
그곳의 타락한 문화와 관습에 대해 그는 부담을 크게 가지지 않았던 듯하다.
롯의 가정의 딸들은 그곳에서 시집가서 그곳 삶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결과는 비참했다.
그의 가정의 후손은 결국 믿음의 가문인 이스라엘을 연단하는 수단으로만 사용되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목적은 우리를 복의 통로로 사용하시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에게 오는 복에 관심이 많다.
복이 없는 땅에서 복의 근원으로 살아가는 아브라함의 삶의 모습은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하나의 도전으로 다가온다.
한국 사람들의 삶은 기본적으로 복을 추구하는 삶이었다.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삶의 모습이다.
서울이 복이 있다고 믿고 우리나 우리 부모님들은 서울로 올라왔다.
또 강남이 복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복을 찾아 강남으로 이사했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이 복이 있다고 보고 미국으로 향했다.
한국 부모들은 그 가운데서도 사업하기 용이하고 생활이 쾌적하고 학군이 좋은 곳으로 몰렸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우리가 살 곳을 인도받기 보다는 우리가 보고 좋은 곳을 추구했다.
롯의 삶의 방식이었다.

이민 교회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사명을 추구하는 이민자가 아닌 자신의 복을 추구하는 정착민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초기 이민자들은 잘 살기 위해서 이민했지 사명을 따라 이사하지 않았다.
섬기기 위해서 살 곳을 정하기 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이루고자 하는 욕구를 따라 이동했다.

아내가 한 번은 내게 말한 적이 있다.

“이제는 하나님께서 어느 곳으로 보내시든지 그곳에서 사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곳이 우리에게 가장 맞는 곳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지요.
미국이든 한국이든 제3세계 어느 국가든 어디에서 살든지 생활의 편리함 자체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게 되었어요.”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삶에 중독되게 되면 다른 어떤 생활의 편리함도 그것을 대체할 수 없게 된다.
하나님의 예비하심의 크고 놀라움을 알게 된다면 떠나는 삶은 불편함이 아닌 가슴 설레는 하나님과의 데이트가 될 수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세째 아이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2]

  • 이용규
  • 2009-11-17
  • 조회 수 33694

하나님과 동행하는 선교 3

  • 이용규
  • 2009-12-04
  • 조회 수 31205

미주 집회 일정 관련

  • 이용규
  • 2010-01-01
  • 조회 수 30975

미주 집회 일정 3-4월 [2]

  • 이용규
  • 2010-03-04
  • 조회 수 33242

어느 돌아온 정통 유대교인 이야기

  • 이용규
  • 2010-03-04
  • 조회 수 185524

하나님과 동행하는 선교 4

  • 이용규
  • 2010-03-25
  • 조회 수 32144

하나님과 동행하는 선교 5: 선교 대학 사역을 돌아보며

  • 이용규
  • 2010-03-25
  • 조회 수 38501

이민 선교 1

  • 이용규
  • 2010-03-25
  • 조회 수 34025

이민 선교 2

  • 이용규
  • 2010-04-13
  • 조회 수 32308

이민 선교 3

  • 이용규
  • 2010-07-01
  • 조회 수 34338

이민 교회 4 - 이민 교회 이세들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

  • 이용규
  • 2010-07-01
  • 조회 수 39768

8월 한국 일정과 근황 (재수정) [1]

  • 이용규
  • 2010-08-01
  • 조회 수 31468

사역 가운데 경험하는 영적 전쟁 1

  • 이용규
  • 2010-08-03
  • 조회 수 38616

사역 가운데 경험하는 영적 전쟁 2

  • 이용규
  • 2010-08-03
  • 조회 수 35981

몽골에 잘 안착했습니다.

  • 이용규
  • 2010-09-03
  • 조회 수 31235

몽골 선교 환경에 있어서의 최근의 변화

  • 이용규
  • 2010-09-03
  • 조회 수 35368

몽골 선교 환경에 있어서의 변화 2

  • 이용규
  • 2010-10-07
  • 조회 수 34900

세번째 책 "같이 걷기" 탈고했습니다.

  • 이용규
  • 2010-10-17
  • 조회 수 36328

몽골 선교 환경의 변화 3

  • 이용규
  • 2010-11-04
  • 조회 수 33464

몽골에서의 근황

  • 이용규
  • 2010-11-08
  • 조회 수 38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