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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9 6일은 우리 가정이 인도네시아에 들어온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 가정은 하나님께서 인도네시아 땅으로 인도해 주신 것과 이곳에서의 정착 과정 가운데 함께 해주신 것을 감사하는 특별 예배 시간을 가지려고 계획했다.

나에게는 이 일년의 시간이 우리 가정이 인도네시아와 결혼해서 보낸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나라의 결혼은 어쩌면 중매결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위해서 태초에 이미 신부감을 정해놓으셨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예수님을 신랑으로 맞을 신부로서 준비된 것이다.

어쩌면 이미 가족간에 합의에 의해 결혼 상대가 결정된 상태에서 결혼을 맞은 신부처럼 그렇게 우리는 예수님을 소개받게 되고 그 분과 연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점차 그 분을 알아가면서 그 분의 매력에 빠져서 그 분을 사랑하게 된다.  예수님을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과 짝지어져서 그 분과 관계 맺는 과정에서 깊은 사랑으로 이끌리는 것이다.

 

어쩌면 나의 인도네시아와의 만남도 그런 것 같다.

내가 인도네시아를 사랑해서 이 땅을 섬기기로 택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 땅이 어떤 땅인지도 잘 모른 채 그저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이 땅으로 살러 들어왔다.

나는 언어 비자로 먼저 인도네시아에 들어와서 바로 다음 날부터 이미 두 주 전에 시작한 언어 과정에 출석해야 했다. 

대부분 학생이 이미 어느 정도 인도네시아어를 읽고 말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나는 유일하게 아무런 기초가 없이 언어 수업과 맞닥뜨려졌다.

언어를 배우는 동안 나는 언어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저 그 과정에서의 생존을 위해서 공부해야 했다.

 

한 학기가 끝나고 한국에서 수술을 마치고 들어와서 두 번째 학기를 시작하면서 비로소 인도네시아어를 배우는 것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제서야 나는 아직 그전에는 이 땅을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던 나를 보게 되었다.

이제야 조금씩 이 땅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더 폭넓게 언어를 이해하고자 하는 열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 어언 두 학기 언어 과정을 이수했고 마지막 학기를 막 시작했다. 

내가 언어 배우는 중간에 사역이 바로 급하게 시작되지 않은 것이 감사한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땅에 대해서 좀더 이해할 시간을 가지고 이 땅을 좋아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사역의 물꼬가 트이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이 과정을 섬세하게 인도하고 계신다는 느낌을 가진다.

 

돌아보면 우리 가정이 일년간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네 아이들의 새로운 환경 적응을 도와주는 과정도 나름의 관심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 부분에서 잘 도와주기는 어려웠다.

나는 작년 말 췌장 수술과 그 후유증으로 인한 재입원 이후 체력적으로도 약해져서 무리하거나 하면 몸이 힘들었다.

아침 7시 반부터 오후 두 시까지는 언어 수업으로 그 이후는 학교 설립 준비와 기초 조사, 회의 및 미팅 그리고 말씀 사역으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와중에 몸이 자주 아팠고 면역력이 떨어져서 늦게까지 일을 하면 몸에 이상 증상이 오곤 했다. 

그 사이 사이로 몇 차례의 외국 출장이 있었다.

 

그러던 가운데 가장 손이 많이 갔던 막내 아이가 7월에 돌을 맞이했다.

교회 어른들의 도움으로 돌상을 준비했다.

돌아보면 아이들 모두 돌상을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늘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돌을 기념할 수 있도록 은혜를 누렸다.

막내는 이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시간을 지나서 조금 있으면 혼자 걸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나이든 부모가 어린 아이를 건사하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버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인내하다 보면 다시 새로운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을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아이들이 정착 초기에는 피부에 땀띠와 모기물린 자리로 인해 피부가 늘 상처투성이였었는데 이제 그 흉터도 없어져 가고 있다.

이제는 이곳에서 아이들 모기 물리지 않게 키우는 법을 어느 정도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몽골의 추위로 인해 두꺼워졌던 피부도 아이들이 몇 차례 아프고 나더니 이제는 열대의 기온에 적응하게 되었다.

이제는 영상 25도로만 내려가도 한기가 느껴질 정도이다. 

사람의 몸은 그 환경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적응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셋째 하연이는 그토록 고집부리고 엄마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더니 지난 달부터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학교 첫 날 이후 일주일이 지나고부터는 울지 않고 엄마와 떨어지고 있다.

정서적인 면에서도 후퇴하는 것처럼 보였던 아이가 이제는 안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첫째와 둘째도 학교 생활에 잘 안착했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과정에서 어려워하지 않고 다른 일로 바쁜 부모 도움 없이 혼자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려는 의지를 보인다.

첫째는 이제 발 크기가 나와 같아졌고 키도 훌쩍 커서 이제 조만간 몇 년 안에 나를 따라잡을 추세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가나안으로 떠났던 아브라함은 처음 정착 과정에서 비록 기근을 경험하고 그 인생의 여정에서 몇 차례의 전쟁 상황에 처하긴 했다. 하지만 그 상황 가운데에서도 아브라함은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공급하심과 인도와 평안을 경험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자손에 대한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던 시간 가운데에서도 아브라함은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맛보고 누리고 있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무언가를 하지 않고 있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세세한 관심 가운데 부지런히 일해주시고 계신다.

하나님께서 주신 꿈은 하나님께서 이루신다.

내가 할 일은 그저 주신 꿈을 기억하며 보내시는 현장에서 그저 기둥처럼 서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 기둥이 기초가 되어서 다른 기둥들이 모여서 그늘을 만들고 그곳에 사람들이 모이며 하나님 나라의 일들이 시작된다.

이제 다음 글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내게 주신 꿈과 그것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어 가는 과정에서의 인도하심에 대해서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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