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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를 하면서 몽골의 역사 학계의 현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 몽골 제국사와 관련해서 몽골의 역사학자 중에 세계 역사 학계에 학문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대표적인 학자들이 발표하는 글을 보면 외국학계에서 십수년전에 나왔던 문제제기와 연구 성과를 이제사 재탕 삼탕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럴만한 것이 몽골이 소련의 영향권하에 있을 때는 러시아를 점령했던 몽골 제국에 대한 연구에 제재를 가해왔지요.  현재 학자들 중에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극히 제한되어 있고 대부분이 러시아의 연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볼수 있는 자료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출간되는 책 한 권을 사보려면 일용 노동자의 한 달 평균 임금과 맞먹는 비용이 드니까요.

많은 학자들이 외국 학계로부터 배우고 또 최근 연구 성과를 흡수하고 싶어하지만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제 학술 대회는 몽골 학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고 이들을 흥분 시켰습니다.  그 동안 이들은 학회를 열고 싶어도 펀드도 마련할 방법이 없었을 뿐더러 영어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학자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독자적으로는 국제 학회를 열 수 없었습니다.  비라라는 학자 한 분이 영어가 가능하고 외국 학자들과 교분이 많았기 때문에 국제 학회를 독점해서 개최하고 있었지만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고 주변에 있는 학자들을 키워주지 않았지요.  워낙 비리도 많고 체계적으로 학회 진행도 하지 못해서 몽골내외의 학자들로부터 신망을 잃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MIU와 몽골 과학원의 역사 연구소가 공동으로 학회를 진행하게 되자 소장학자들이 많이 좋아했습니다.  물론 저는 비라 선생과도 협력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들 중간에 설 수 있고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 몇몇 큰 계파가 있고 서로 앙숙이지만 저는 그들의 중간에 설 수 있음을 봅니다.  

제가 있는 이년 동안 몽골 학자들이 외국 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그리고 외국학계의 동향을 빨리 흡수할 수 있도록 학회나 세미나를 열어줄 예정입니다.  당장 시월 중순에 세미나를 열어서 최근의 연구 동향을 소개하고 또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도 공유할 수 있는 풀을 마련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더 좋은 국제 학회를 개최할 생각도 있고 펀드가 가능하다면 몽골 학자들과 중앙 아시아와 러시아 지역 답사를 하면서 그곳 학자들과 연계시켜주는 일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을 유치하는 방안도 생각합니다.  권 오문 부총장님이 실업인들로부터 박물관을 위한 펀드를 유치하고 계시지요.  현재 몽골의 국립 박물관은 조명이나 온도 및 습도 관리를 제대로 못해내고 있어서 유물 보존 능력이 없습니다.  박물관이 생기면 자신들이 평생 모은 자료를 무료로 기증하겠다는 고고학자나 민속학자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믿고 자료를 맡길 박물관이 생겨서 학자들과 학생 및 일반인에게 도움이 되는 박물관이 생기면 하는 바람입니다.  

역사 연구는 그 나라의 정신과 문화의 핵심을 다루는 부분입니다.  몽골 학자들이 자신들의 독창적인 관점을 가지고 자신들의 역사를 연구함으로써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역사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더욱이 러시아나 중국에서의 몽골사 연구 중에는 민족주의적인 시각이 강한 것들이 많아서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역사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몽골인들의 연구가 그러한 편파성을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제가 보낸 이곳에서의 시간들이 더 의미있는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오늘 수업 시간에 잠시 학생들과 나누었는데 한 학생이 저를 찾아와서 제 종교가 무엇인지 물어보더군요.  저는 기독교인이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서 몽골을 섬기기 위해 이곳에 있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 학생이 웃으면서 감사하다며 가더군요.  그 웃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당장 묻지는 않았니다.  어차피 서서히 알게 되겠지요.  제가 이곳에서 하는 일들을 통해서 학생과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그들 사이에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더 넓혀져 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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