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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플러스 인생](현 신앙계)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새로이 갓피플 매거진에 일년간 글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작으로 선교지에서 자녀들을 교육하면서 갖는 묵상들을 나누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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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올 3월에 우리 교육사역 팀과 함께 우리 팀의 자녀들을 위해 자카르타 외곽의 작은 위성도시인 찌까랑 지역에서 새로이 학교를 시작했다미국 남침례교단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70년의 역사를 가지고 운영되는 스쿨 어브 투마로우(School Of Tomorrow)라는 자율학습형 프로그램에 기반해서 선교사와 교민 자녀들을 위한 소규모 학교를 연 것이다그리고 그 이름을 코너스톤 아카데미로 결정했다.

한국 선교사들이 최전방으로 사역하러 들어가지 못하고 주로 선교지의 대도시에 머물러 있는 주된 이유가 자녀 교육 문제가 되고 있다실은 최전방의 사역지에서도 자녀들의 교육이 가능하고 오히려 한국이나 대도시에서 교육하는 것보다 더 우수한 인재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그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한 예로 우리는 직접 자녀들을 데리고 소규모 학교를 시작하게 되었다학교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나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가는 주인공이 되자고 메시지를 전했다.

하나님께서는 75세 된 아브라함을 가나안 땅으로 불러내신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신다.

내가 그로 그 자식과 권속에게 명하여 여호와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고 그를 택하였나니...”(창 18:19)

즉 아브라함의 자녀들이 여호와의 길을 가도록 가르치는 것이 그를 택하신 목적이라는 것이다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는 바로 우리의 자녀들이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 될 수 있도록 훈계하고 양육하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것은 자녀들의 학교 교육에 대해서만큼은 기독교 배경의 부모와 비기독교인 사이에 전혀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실은 이것이 현재 한국 교회가 힘을 잃고 쇠퇴하는 주된 배경이다기독교인 부모들은 자녀들을 교육함에 있어서 세상을 이기도록 가르치지 못했고 세상이 보여주는 길을 경쟁적으로 누구보다 앞서가도록 가르쳐 왔다자녀들의 신앙 교육에 있어서도 부모가 깊이 관여하기 보다는 그저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교회의 주일학교에 위탁했다그러나 주 6일 동안 주입되는 가치관을 주일 30분 동안 배우는 내용으로 덮어씌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 결과 우리는 자녀들을 세상에 내어주고 말았다.

하나님은 이 땅에서 자녀 교육을 위한 두 개의 기관을 주셨다바로 가정과 교회다그러나 이 두 기관은 자녀 교육을 포기하고 그 영광스러운 책임을 국가와 사설 기관에게 위탁하고 말았다특히 한국에서는 과거제도의 전통 때문에 교육은 국가가 인증해 주어야만 효력을 가진다는 관념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그래서 국가가 인정하는 교육 기관에 아이들을 보내야만 안심을 한다선교지에서 자녀 교육 문제와 관련해서 선교사들을 힘들게 하는 이유는 바로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부모는 부모로서의 도리를 다 못하는 것이라는 인식과 관련이 있다.

코너스톤 아카데미를 시작함과 동시에 필자는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몇몇 도시에서 교민 분들과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자녀들의 언어 교육과 해외 대학 진학 지도를 위한 특강을 몇 차례 실시했다많은 선교사들이 내 설교보다 오히려 자녀교육 강의를 통해서 위로와 위안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실은 하나님께서는 내가 이러한 강의를 할 수 있도록 내 배경을 준비시켜주셨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첫째로 나는 네 자녀를 양육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중 사춘기 아들과 초등학교 5학년 나이의 딸 아이유치원생인 셋째와 유아부의 넷째 등 전 연령층을 커버하는 아이들 덕분에 다양한 나이대의 자녀를 가진 부모들을 상대로 경험을 나눌 수 있다.

둘째로 소위 명문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기간 동안 미국의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교의 교육 시스템이나 입학 사정 방식에 대해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이다또한 하버드 대학교 시절 이년간 티칭 펠로우라는 포지션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교수요원 교육 과정을 경험한 것이 미국 대학 교육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아울러 한 장학재단의 장학생 선발 과정에 몇 차례 관여한 경험도 장학생 선발 방식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셋째로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몇몇 한국 학생들을 지도하고 가디언 역할을 하며 사립 고등학교 입학 또는 교학 담당관들을 많이 만나본 것도 미국에서의 대학 진학교육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내가 선교사들과 교민들에게 나눈 내용 중 한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선교지에서 자녀를 키우면서 무엇보다도 최고의 환경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감사하라는 것이다선교사 가정 가운데에는 자신이 선교지에 나와 있으므로 해서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해서 중요한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그 결과 아이들에게 늘 미안해하고 그것이 자녀들에게 부모가 하나님을 섬기기 때문에 자신들이 피해를 보게 되었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선교사 자녀들이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적으로도 부러움을 받는 자리로 나아가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된다물론 이것은 자녀들의 미래를 돌보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의 은혜이긴 하지만 세상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자녀들이 좋은 길로 인도함을 받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을 이해하는 것도 자녀들이 미래를 설계하도록 도와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 방식은 한국 부모들이 추구하는 대학 입시 경쟁 방식과 다른 부분이 많다우선 한국 부모들은 주로 큰 학교를 선호한다그리고 명문 고등학교를 선호한다하지만 자녀들을 명문대학교에 보내기를 원한다면 차라리 큰 명문 고등학교보다는 작은 학교를 보내는 것이 유리하다미국의 대부분의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아시아권 고등학교 가운데 몇몇 학교를 제외하고는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그리고 그다지 큰 관심도 없다하버드 대학교의 경우 최고 명문 고등학교의 최상위권 학생들을 받을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우범지역에 있는 열악한 학교의 전교 일등도 받는다그 학생이 그런 어려운 교육 환경에서 전교 일등을 했다면 그것도 중요한 성취라고 믿는다또한 그 학생이 더 좋은 환경이 주어지면 더 뛰어난 성취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미국의 명문 대학교에서는 입학 사정에서 학생의 성취도보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에 높은 비중을 두고 평가한다.

필자가 하버드 대학교에서 교수 요원 교육을 받을 때 강사가 강조한 내용이 있다.

하버드 대학교에 들어온 일학년 중에는 미적분도 공부하지 못하고 들어온 학생들이 있을 겁니다그래서 학생들이 기본기가 탄탄할 것이라고 단정한 상태에서 강의 계획을 잡으면 안 됩니다기초부분을 다시 가르치고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하지만 미적분을 배우지 못한 학생들도 잘 지도하면 빠른 진보를 보일 겁니다왜냐하면 하버드는 이미 많이 배우고 들어오는 학생보다는 가능성이 큰 학생들에 더 비중을 두고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부모들은 맹모삼천지교라는 가르침의 영향 하에 자녀 교육을 한다즉 더 좋은 학교에 턱걸이로라도 아이를 보내놓으면 그 무리 가운데 묻어서 중간 이상은 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는 것이다그래서 서로 서로 좋은 학군으로 이사 가서 괜찮은 부류의 가정의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려는 경향이 크다그러나 자녀를 미국 좋은 대학에 보낼 생각이라면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이 더 전략적으로 바른 방법이다.

미국 명문 대학은 입학하려는 학생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편안한 환경에서 부모의 도움을 잘 받아서 양육된 학생들보다는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극복했거나 그 환경 속에서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배우며 자라난 학생들에게 더 가산점을 주는 경향이 높다선교사 자녀들이 미국 대학에 지원할 때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주재원의 아내들은 많은 경우 아이들에게 영어로 교육시키기를 원하면서도 아울러 한국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수험준비도 시키기 위해 양쪽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경우 최상의 길을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보이는데 그 이유는 그 가정이 가진 것이 어느 정도 되기 때문이다한 예로 자녀를 한국 대학에 보낼 재정은 겨우 맞출 수 있는데 미국 대학에 보낼 정도의 경제력이 없는 경우 한국 대학에 맞춰서 아이를 경쟁시키려 하는 경향이 강하다반면 선교사들은 어차피 재정적인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미국 대학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고 문을 두드리게 된다이렇게 모험하며 문을 두드리는 경우 미국의 명문 대학교의 경우 많은 장학지원 기회 중 하나를 잡을 수 있게 되어 4년간 장학 혜택을 받아서 미국 대학교를 졸업할 수 있게 되곤 하는 것이다오히려 선교사 자녀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것이 축복으로 돌아오는 예 중 하나이다.

물론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부모들의 자녀 교육의 최고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그리고 자녀들이 좋은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부모들의 최고의 보상으로 여겨져서도 안 될 것이다어쨌든 필자는 신실하게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 분을 따르는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실망시키지 않으시고 자녀들을 통해서라도 갚아주시는 예를 교육의 현장에서 수 없이 목도하게 된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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