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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한인 선교사들에 대한 외국인 관리청의 압박 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추방된 선교사와 가족 포함해서 120명에 달한다고 한다. 최근 몽골 국제 대학교의 한 교수님이 학생들을 중심으로 양육하며 예배했다는 이유로 여권을 빼앗겼다. 학교 책임자들과 함께 외국인 관리청에 가서 항의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아직 문제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쪽에서는 계속 추방을 위한 근거 자료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교수님은 몽골에서의 사태 변화와 법 개정에 대한 소식이 퍼진 지난 봄부터는 설교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주변의 신고가 들어감으로 해서 그 모임이 조사받게 되었고 배후의 인물로 지목되어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이번 건은 설교를 하지 않고 옆에서 도운 것만으로도 추방 사유로 삼겠다고 하는 외국인 관리청 간부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이는 과거의 선교 활동도 추방 사유로 삼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존에는 증거가 확실한 경우라도 해당국과의 관계 문제 때문에 경고를 주고 재차 적발된 경우에 한해서 추방 명령을 내렸다면 이번에는 그런 절차 없이 추방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인 선교사들에게는 또 다른 충격이 되고 있다.

 

몽골 국회에서는 정보 기관이 외국인의 전화, 통신, 이메일 등을 감청하거나 체크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주목받지 않고 통과되고 말았다. 한국 정부는 이미 몇 년전에 외국과의 정보 협력을 위해서 한국의 IT 기술과 접목된 정보 통제와 감시 기술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 기술이 한국민 활동 통제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의 상황적 변화에 대해 한인 선교사들도 대응책을 찾고 있다. 먼저 이메일이나 전화 시에 가능하면 사역과 관련된 이야기를 피하고 있다. 선교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깨어진 글자체를 이용하는 경향이 부쩍 늘고 있다. 또한 선교사들은 추방 방식의 문제를 들어 한국 대사관의 도움을 기대했으나 대사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도울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인 선교사회에서의 이러한 현안에 대해 대처하기 위한 방안 모색 차원에서 긴급 모임을 약 한 달 전에 가졌다. 그 때 몽골 선교계의 원로이시고 가장 많은 교회 개척을 하신 분인 황필남 목사님이 중요한 나눔을 해 주셨다. 그분은 벌써 가장 먼저 추방되었어야 할 몇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선교사님은 추방되지 않았다. 그 분을 아는 몽골 안기부 직원은 당신이 추방 대상 1호다라고 하면서 그 분 활동에 대해 조사된 두터운 서류 책을 내밀기도 했다고 한다. 그 분은 이미 여러 차례의 추방 위기를 넘었고 이제 또 그 위험 가운데 있는 입장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 몇 가지 정리하는 말씀을 나누기 원했다. 이 부분 가운데 필자가 동감하는 세 가지를 나누고자 한다.

 

첫째는 몽골 탁구계의 대모 역할을 하고 몽골 스포츠계의 발전에 공헌하여 훈장까지 받은 강영순 선교사의 추방을 보면서 선교사가 아무리 많은 업적을 쌓았어도 쫒겨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선교사가 아무리 몽골 국익에 유익을 끼쳤어도 몽골 정부가 종교 활동 사유로 추방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 땅에서 사역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업적을 쌓았는가와 무관하게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물론 이곳에 계속 있게 하실 수도 있지만 언제든 떠나야 할 시점이 임박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사역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 때를 후회 없이 맞을 준비가 되어야 한다.

 

둘째는 추방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지난 호에서 나눈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정부의 배후에서 일하시고 있는 것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이미 몽골에서 추방되신 분들은 새로운 사역지를 찾아 가셨다. 그 중에는 말레이시아와 같은 동남아 국가로 재파송된 분도 계시다. 이미 한국에는 몽골 노동자들이 3만 오천명 정도가 거주하며 100여개의 교회가 세워져 있다. 또한 미국에도 비슷한 숫자의 몽골인 노동자들이 거주한다. 그러나 미주에는 겨우 10여곳 교회가 있으며 이 가운데 신학적 배경이 있는 몽골인 목회자가 그다지 많지 않다. 성장한 몽골인 목회자가 교회를 섬기기 전의 중간 단계에서 목양할 선교사들도 필요하다. 또한 유럽에 몽골인이 많이 나가 있는 부다페스트, 스톡홀름, 프라하, 슈트트가르트 등의 도시에서도 몽골인 사역의 필요가 커지고 있다. 세계에 퍼져 있는 몽골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섬김의 필요와 요청이 있다. 이들을 위해 선교사 경험을 가진 분들이 도와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

 

세 번째는 강영순 선교사 추방 사건을 보면서 그 사건의 배후에 선교사와 현지인과의 관계의 어려움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서구 선교사들과는 달리 한인 선교사들은 대부분 교회 사역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현지인과 직접 관계하고 만나고 직접 양육해야 하는 치열한 영적 전쟁의 현장 가운데 있게 된다. 그러다 보면 서로 간의 문화와 사고 방식의 차이로 인해서 본의 아니게 상처 주고 상처 받는 일들이 반복되게 된다. 현지인들이 재정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잘못에 대해 지적하는 방식의 차이 등 다양한 차이들이 관계의 어려움을 가져온다. 특히 현지인들이 가지는 열등감, 어려서부터 형성된 상처, 미성숙함에 덧붙여서 선교사들의 이해 부족과 강한 성격 등이 맞물려서 관계의 아픔들이 쌓여 간다. 또한 사역에 몰두하다가 보면 관계의 어려움에 대해서 놓치고 시간이 지나면서 앙금이 쌓이고 원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선교사가 현지에서 확보한 건물이나 자산이 크면 클수록 원한이 있는 현지인들로 하여금 욕심내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그간의 놓치고 있던 부분들을 돌아보고 상처받은 것을 풀고 또 상처를 준 것에 대해서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별히 황 선교사님은 몽골 교회 지도자들이 단합해서 교회에서 그 분을 쫒아낸 아픔을 경험하셨던 분이다. 언젠가 한 몽골 교회 리더 중 한 명이 나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아내가 희귀 병에 걸려서 피를 흘리고 아파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나를 찾아왔느냐고 물었더니 자신과 함께 신학교에 다니는 친구가 찾아가 보면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 형제가 섬기는 교회가 어디인지 물었다. 바로 황 선교사님을 쫒아낸 것으로 알려진 교회였다. 나는 그 형제에게 황 선교사님으로부터 추천의 글을 받아오면 도울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 형제의 얼굴이 어두워져서 돌아갔다. 나는 황 선교사님께 전화해서 그 형제에 대해 물었다. 황 선교사님은 그 형제가 진실한 사람이고 결혼 전부터 아팠던 아내를 책임지겠다는 서원과 함께 결혼해서 그 자매를 돌보고 있다고 도와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그 전화 통화에서 그 분이 그 아픔을 잘 털어내셨음을 실제로 느꼈다. 

 

실은 이것이 선교의 핵심이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은 우리의 열심에서 비롯된 사역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어두움에 의해 결박된 부분들을 풀어내는 데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몽골 교회와 지도자들이 한인 선교사 추방에 대해서 여전히 강 건너 불보듯 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음을 본다. 그들이 한인 선교사들이 추방되는 것을 안타까와 하며 어떻게라도 돕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할 바를 다하지 못한 것일지 모른다. 이것에 대해서는 추방되지 않은 남은 선교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우리는 그 동안 주어진 시간 중에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 그것에 대해서 현재 하나님으로부터 평가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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