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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감기를 통해서

조회 수 22463 추천 수 0 2006.01.09 12:59:42
지난 주 감기로 몹시 앓다가 MIU에서 함께 사역하는 윤광해 목사님께 기도부탁을 드렸습니다.  윤광해 목사님은 치유의 은사가 있으신 분으로 함께 지방 사역을 하면서 많은 병고침의 이적이 목사님의 안수를 통해서 나타남을 목도했었지요.  

윤 목사님께 전화 드렸더니 감사하게도 “이 교수님이 아프면 내가 직접 집으로 가야지요”라고 말씀하시며 사모님과 함께 심방해 주셨습니다.  예배 후에 기도하시며 손을 몸에 대는데 대는 곳마다 아프고 빨갛게 부어올랐습니다.  
목사님은 이곳이 선교지이고 또 악한 영의 공격이 심한 곳임을 상기시키셨습니다.  
감기 바이러스나 각종 병균과 함께 악한 영들이 몸의 약한 부분을 공격하는데 영적으로 지쳐 있으면 몸이 아플 수 있다는 설명이지요.  약을 쓰면 일시적으로는 회복된 듯 보이지만 실제 낫기 위해서는 영적인 회복이 급선무라고 했습니다.  실은 이 부분은 몽골에 있으면서 실제 경험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기도 중에 “왜 이리 분주히 지내는가”하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 부분에서 몇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여러 가지 부탁이 들어오는데 모두 그 자리에서 “하겠다”고 대답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 먼저 묻고 기도하기를 하나님이 바라신다는 것을 느꼈고 요즘 세밀하게 기도하지 않았던 저를 돌아보고 깊이 회개했습니다.  

목사님이 안수해 주시고 나니 몸 여기저기가 울긋불긋하고 빠근했지만 몸이 가뿐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감기 기운은 한풀 꺽이고 회복세로 돌아섰습니다.

목사님과 같이 기도할 때 느꼈던 부분이 있어서 그 날 오후 하나씩 내어놓고 기도했습니다.  기도하는데 문득 서연이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서연이를 한 번 세게 야단쳤는데 그 후부터 한 동안 서연이가 내게 잘 가까이 오지 않고 제가 안으려고 하면 밀어내더군요.  어느 날 저녁 동연이와 서연이가 침대에서 놀고 있었는데 이제 잘 시간이라고 말하며 방에 들어갔더니 서연이가 고래고래 소리치며 “가… 가…”라고 외쳤었지요.  

기도 중에 그 장면이 떠오른 것입니다.  그 때 그 모습에서 저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보았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은 분명한데 최근 어떤 사역을 결정하는 과정 중에 때로는 묻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대로 해나가는 것이 “하나님 저리 가세요”라는 자세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았는데 나 스스로는 하나님과 가깝다고 느끼지만 정작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 가운데 충만히 거하지 못한지 오래되었으면서도 어느 새 불감증에 걸려있는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가장 세밀한 관심까지도 함께 나누어야 할 친구이건만 어느새 멀어진 내 모습과 그것이 잘못인줄도 모르고 있던 것에 마음에 찔림이 왔습니다.  

최근에 몽골에서 사업하시는 어느 집사님께서 따님의 토플 지도를 며칠 부탁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셨는데 차마 거절을 못하고 주중에 시간을 만들어 보려고 했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하나님께 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집사님께 전화했습니다.  “어려운 말씀이지만 하나님께서 제가 시간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하시네요.  죄송합니다.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1월 중순에 바양울기에 몽골의 기독 영상팀과 들어가서 소수민족 교회 현황을 촬영하고자 했었는데 이 부분을 놓고도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번은 아니라는 싸인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만 내려놓으려고 했는데 제 비행기표 값을 그 팀에 주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님, 100불이면 되겠지요?”하고 물었습니다.  적다는 대답… 그리고 200불이 머리 속에 떠올라서 “하나님 좀 많지 않아요?”하고 다시 물었습니다.  더 이상 대답이 없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200불을 지갑에 준비하고 마침 몽골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는 몽골 선교 역사 강의를 하러 갔는데 그 영상팀들도 와 있었습니다.  물어보니 세 명 중 한 명만 비행기표 살 돈을 구했고 나머지 둘은 후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번은 아니라고 하시네요.  대신 200불 헌금을 합니다.  하나님이 주라시는 것일 뿐입니다.”  

그 돈을 주고나니 마음에 고요한 가운데 평안이 왔습니다.  이 평안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할 때 주시는 확신이지요.  

코스타를 위해서 올 해도 몇 개국에 나가서 말씀을 전하게 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제가 코스타를 참석하는 동기와 자세 그리고 전할 말씀을 놓고 다시 근본적으로 점검하는 기도가 필요함을 봅니다.  
하나님께 먼저 묻고 나아가고 또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목적에 부합하는 모습으로 서있기를 위해 처절한 기도가 있어야 함을.  
그리고 영적 교만이 꺽여나가기를 위해서...

저의 이 기도 과정을 통해서 아내도 깊이있게 자신을 성찰하며 회개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정에서의 예배도 더 자주 더 깊이 드려져야 함을 봅니다.  또 이 과정을 통해서 아내와의 관계가 보다 친밀하게 되어가기를 하나님이 원하십니다.  

이제 다시 튜닝이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저 자신을 보건대 바이올린 줄 같아서 하루도 튜닝을 하지 않고는 연주를 할 수 없지요.  금요일 이 간증을 나누며 교인들과 함께 깊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로부터 멀어져 있으면서도 무감각했음을 고백하고 회개하는 기도를.

유승주

2006.02.04 23:11:48

영적 교만이 뭔지,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요즘 제 안에서도 많이 사로잡힌 부분인 것 같아요,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과,그 바로 후의 죄책감...
영적으로 깨어있는 선교사님과 그 곳의 이야기를 통해 제 안의 무언가가 깨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하루도 튜닝이 되어지지 않으면 숨도 못 쉬게... 해주시면 좋을텐데...
하나님은 너무 신사적이셔서, 안 그러시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사람들이 (저를 포함한...) 한 순간도 하나님의 임재를 놓치지 않도록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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