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 노마드 - 인도네시아 이용규 선교사 웹사이트입니다. ::
앞으로 광야 일기라는 제목으로 제가 미국에 가서 공부하기까지 그리고 이곳 몽골로 인도되기까지의 삶을 글로 담아보려고 합니다.  

몇몇 분이 제가 몽골에 가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시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일일히 답하기 어려웠던 터에 이렇게 글로 대신 답하고자 합니다.  아래의 글은 간략하게 제 이야기를 기록한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구체적으로 제 유학 생활과 몽골에서의 생활을 보다 체계를 갖추고 주제를 가진 글로 담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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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은 밴쿠버 코스타에서 한 간증을 바탕으로 새롭게 하소서 20(?)주년 기념으로 간증집을 싣게 되는데 그곳에 실리게 되는 글에서 발췌해서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제가 간증한 것을 대필작가께서 기록해 주신 것인데 그 중 일부를 따서 수정했습니다.  (혹시 CBS와 규장과의 저작권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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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기쁨을 더 알아 갈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그 분의 말씀에 의지해서 과감히 광야의 길을 택하여  가면서부터였다.
서울대와 동대학원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1996년, 결혼과 동시에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까지 하나님의 섬세한 인도하심을 경험했다. 하나님께서는 신비한 방법으로 중국사와 중앙 아시아사를 공부해 왔던 내게 중동사로 방향을 바꾸게 하셨다.  기도원에서 기도하다가 우연히 예언을 받게 되었는데 내가 학문의 길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과 하나님께서 나를 유학보내실 것이라는 말씀을 주셨다.   그 후 다시 내가 갈 곳으로는  “미국도 좋고 영국도 좋다”는 다소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말씀도 듣게 되었다.  실은 내가 전공하는 분야에서는 영국 유학은 별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지도 교수님께서는 나의 유학에 대한 계획을 정면으로 반대하셨다.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상황에서 나는 기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안식년으로 일년 독일에 다녀오신 뒤 지도교수님은 내가 유학을 가고 싶으면 중동사로 전공을 바꿔서 나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셨다.  그 전공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도 좋고 영국도 좋다”는 말씀과 함께…  

나는 무언가 하나님이 힌트를 주신다는 생각을 가지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히브리서 11장 8절의 말씀이 내게 클로우즈 업 되어 다가왔다.  아브라함과 같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믿음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나는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중국사와 중앙 아시아사라는 나의 옛 목표를 내려놓고 중동사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떠나갈 것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전공을 바꾸어 지원하면서 나는 구체적인 진로를 하나님께 맡겨야만 했다.  어학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전혀 기초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분야를 선정해서 유학간다는 것은 사실상 무모하기 그지 없는 일이었다.  과연 받아줄 학교가 있을 것인가?  의심도 들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신실한 은혜가 있었고 하버드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았다.  

하나님께서 주신 거듭된 싸인과 그로 인한 확신에도 불구하고 전공을 바꾸어서 박사 과정 공부를 하는 것은 육체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유학생활 1년을 마칠 무렵, 스쳐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며, ‘저 자동차에 치어서 내가 병원에 눕게 되면 합법적으로 쉴 수 있을텐데’하는 마음도 들 때도 있었다.  전공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박사 과정생으로써 매일 잠에 쫓기면서 소화해야 했던 엄청난 양의 학업량을 쫒아가야 했던 것은 하루하루 가시밭을 걷는 것과도 같았다.  오직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셨다는 확신이 나를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되었다.

박사과정 2년차를 마칠 무렵, 논문자격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사과정을 밟을 때 정말 중요한 관문인 논문자격 시험에서 내가 치뤄야 할 첫번째 과목은 독일어 번역이었다. 빽빽한 두 페이지에 나열된 독일어를 2시간 안에 영어로 번역해야 하는 시험이였다. 물론 준비할 시간이 많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다른 어학에도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독일어 공부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기출예상문제로 내 능력을 점검해 보니 2시간으로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한 페이지 반 밖에 번역할 수 없었는데다가 맞게 번역한 것인지도 자신이 없었다.  논문 자격 시험에서 두번 이상 실패하는 것은 유학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 생각을 하니 머리가 복잡지면서 불안이 찾아왔다.
“하나님! 이번 시험에서 떨어지면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는 있겠지만, 저에게는 다시 시험을 볼만한 힘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제가 유학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단 한 번만에 붙게 해주세요. 이번에 떨어지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없는 줄 알고 짐싸서 한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시험을 놓고 하나님께 공을 넘기고 나니 마음의 평안이 찾아 왔다. 며칠 후 시험을 치루게 되었고, 문제를 보자마자 너무 놀라서 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마틴루터가 종교개혁할 당시 로마서 1장을 들어 강해한 내용을 번역하는 것이 시험문제로 출제된 것이었다. 로마서라고 하면 청년부 시절에 성경공부 교재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맨 마지막에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로 되어있는 문장을 독일어로  번역하면서 “아..하나님! 살았습니다”라고 외쳤다.  2시간 안에 완역을 해 낸 것이었다.
시험을 다 치룬 후 도대체 어떻게 시험문제에 성경의 내용이 출제 될수 있었는지가 궁금해서 나중에 교수님께 알아보았다.
해마다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독일 현대사 전공 교수님께서 안식년을 맞아 학교를 비우셨고, 그 자리에 중세 독일사가 전공인 교수님께서 출제위원이 되셨다.  아마 그 분이 종교개혁에 관련된 사료를 가지고 수업준비를 하고 계시다가 출제 시간이 임박하니까 아마 보고 계시던 마틴 루터의 글이 담긴 페이지를 그냥 복사를 맡겨서 출제를 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 교수님께는 우연한 일이었을지 몰라도 짧은 시간 안에 내가 번역할 수 있는 유일한 문제가 출제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나의 학교 생활의 성패는 하나님 그 분의 계획 안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재정적인 어려움과 동연이의 양육 등 유학생활 등 유학생활에서 어려움을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나는 항상 하나님을 찾았고 그분의 도우심을 구했으며, 그분은 신실하게 답해주셨다.

2004년 초, 드디어 논문 마무리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심사 교수중에 한 분이 내 논문 주제는 좋지만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체계를 완전히 바꾸라고 하셨다. 졸업을 늦춰서라도 4-6개월동안 그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졸업 이후 몽골로 떠나기로 되어있는 모든 일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1997년도 해외유학생수련회(KOSTA)에서 아내와 함께 졸업 후 2년동안 선교사로 나가기로 헌신했었다.  그 이후  나는 박사학위 논문 주제였던 ‘유목제국’의 중심지인 몽골에 관심이 있었고, 하나님을 섬기기 위한 마음으로 박사과정을 막 시작한 아내와 몽골에 대한 마음을 나누었다. 영양학을 전공한 아내도 몽골의 아이들의 영양 결핍이 심각함을 인식하고 있었기에 몽골이 각자의 전공을 가지고 섬기기 좋은 장이라고 보고 기도했다.  

그러던 중 식품영양이라는 달란트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전문인 선교단체인 ‘오병이어선교회’에서 몽골을 섬겨달라는 제의를 아내에게 했다. 또한 나에게는 크리스챤 대학교인 ‘몽골국제대학교(MIU)’에서 교수로 초빙하기 원한다는 연락이 와서 하나님의 뜻인줄 믿고, 우리 부부는 졸업 후 바로 그 해 여름 몽골로 들어가겠다고 약속한 바였다. 그러기 때문에 졸업을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교수님을 찾아가서 한 달의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 안에 논문 수정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몽골에 가는 것이 하나님이 준비한 길이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 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외국어로 논문 쓰는 작업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책상에 8시간정도 앉아 집중하는 것조차 힘들어 했던 내가 12시간씩이나 앉아 작업을 해도 지치지 않았다.  자려고 누웠을 때도 또 거리를 다닐 때도 논문의 틀이 머릿속에서 짜맞추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한번은 논문 한 장의 체제를 구상하고 있었는데 꿈에 단락 단락이 자리를 이동하며 완벽한 구성으로 맞추어져 갔다.  나는 어서 깨어서 꿈에서 본 그대로 컴퓨터에 옮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밤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컴퓨터에 앞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누가 내 등 뒤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나님의 임재를 느낀 나는 컴퓨터를 옆으로 옮겨놓고 그만 펑펑 울고 말았다. “하나님.. 내가 뭐길래..”라고 하면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감격에 젖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내게 말씀하셨다.  “네가 네 학업의 현장에서 나의 임재를 경험하고 나를 인정하고 경배하는 것이 네가 내게 줄 영적 예배란다.”  한 달 후, 수정한 졸업논문을 교수님께 보여드렸을 때 그 분은 "놀라운 변화"라며 극찬해 주셨다.  내가 하나님과 약속한 시간에 졸업할 수 있도록 하나님은 나를 이끌어 가셨다.

2004년 6월에 하바드대학교 박사학위 수여식에서 유엔사무총장 및 세계의 뛰어난 학자들이 단상에 올라왔다.  그들을 바라보았을 때, 이상하게도 그들의 삶이 내게 그리 도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학을 막 결정했을 시기 나는 그들의 삶을 동경했었다.  나도 그들과 같이 학문의 영역에서 존경받는 자리에 오르는 것이 내가 공부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동기를 제공했었다.  그러나 이제 그 삶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내게 확연히 다가왔다.  내가 만약 저들과 같이 저 자리에 서기위해 내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쏟는다면 내가 저 자리에 섰을 때 얼마나 허무해져 있을까?  이 사실을 미리 깨달을 수 있었던 사실이 감사했다.  

졸업식장에서 함께 졸업을 맞이한 내 친구 한 명은 10년만에 졸업하는 기쁨에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졸업 그 자체가 그리 기쁘지 않았다. 졸업장 한 장만을 위해 내가 안간힘을 쓰며 유학생활을 보냈다면 이 자리에서 얼마나 허무했을까? 정말 기뻐하며 즐거워 할 일이 있다면 유학생활을 통해 하나님을 깊게 체험하며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졸업후 미국 보스톤에서의 생활을 접고 또다시 떠날 결심을 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사도행전 28장 30-31절을 주셨다. “바울이 온 이태를 자기 셋집에 유하며 자기에게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하고 담대히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께 관한 것을 가르치되 금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도 이 말씀과 같이 이태동안 선교사로 몽골의 영혼들을 섬기는 것에 대한 소망을 주셨다.

2004년 9월, 나와 아내와 동연이, 그리고 육개월 된 딸 서연이는 중앙아시아의 대륙,  유목민의 나라인 몽골로 향했다.

조미원

2005.10.15 00:52:01

은혜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최호진

2005.10.15 22:23:25

참 감사합니다. 귀한 은혜의 글을 읽다보니 보스톤에서 같이 교제 나누었던 은혜(광야)의 시간이 더욱 그립습니다. 보고 싶네요,,,,

이용규

2005.10.17 14:14:29

호진씨 반가와요. 우리는 모두 계속 광야의 삶을 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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