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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엔진이 다시 고장을 일으킨 그 날, 우리는 홉드 도의 작은 마을에 운전사 남해와 그의 차를 내려놓고 떠나기로 결정했다.  감사하게도 그 마을에는 남해가 아는 친척이 있었다.  우리 차가 고장난 길목에 남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그의 친척 마을이 있다는 것을 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이 일 전체가 하나님의 섬세한 계획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가진 짐의 일부와 식량, 그리고 한국어 통역을 맡았던 툭수를 함께 내려놓고 나머지 일행은 다른 한 차에 꾸겨 타고 홉드 도의 도청 소재지인 홉드 시를 향해 밤새 달리기로 했다.  남해의 친구인 그 운전사는 이쪽 길이 초행이었다.  경험으로나 운전 기술로 볼 때 남해보다는 많이 부족했다.  이제는 그 한 명을 의지해서 깊은 밤 초원길을 헤쳐가야 했다.  여러 차례 길을 잃어 난감한 시간을 지나야 했다. 돌아보건대 내가 신뢰하는 운전기사인 남해가 왜 도중에 남아 있도록 하나님께서 인도하셨는지를 이해하기까지는 여행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기다려야 했다.

다음 날 오전 우리가 목적했던 홉드 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부터 시리아어 기록이 남아있는 바위 산의 유적을 찾아가기 위해서 러시아 군용차인 프루공과 기사를 수배했다.  그 동안 우리 운전사는 그 날 밤 우리를 태우고 밤새 다음 도시로 이동하기 전까지 차량을 정비하고 휴식하도록 했다. 새로 빌린 차를 운전하는 기사가 운전 도중에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내가 오늘 당신들을 만난 게 이해가 안돼요. 당신들은 정말 오늘 운이 좋았어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지금 여러분이 가려고 하는 곳은 해발 5,000미터가 넘는 곳에 있고 가본 사람이 우리 도시 운전자들 중에도 별로 없는 데예요. 그곳은 몽골에서 가장 해발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너무 험한 곳에 있어서 운전자들이 맨 정신으로는 자기 차 끌고 가기를 원하지 않는 곳이지요.  나는 어제 관광객들을 태우고 여행 다녀온 뒤라 너무 피곤하기 때문에 실은 집에서 쉬려고 그랬는데 잠깐 시장 가려고 나간 사이에 당신들을 만나게 된 거랍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덧붙였다.

“게다가 오늘은 몽골사람들이 불길하다고 여기는 화요일이어서 다른 사람들은 장거리 여행할 생각을 가지 않는 날인데 어떻게 하다 내가 여기까지 끌려서 왔는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또 알게 된 사실은, 그 사람이 우리 일행이 가려고 하는 유적지 가까이에 있는 마을 사람들을 잘 알기 때문에 그 덕분에 여러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그 유적지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만약 남해를 데려 갔으면 그 유적지를 볼 수 있도록 허락조차 받지 못 하고 되돌아 가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다음 마지막으로 가야 할 장소는 바양울기라고 하는 몽골의 서부 맨 끝 지역이었다. 카자흐스탄에 가까운 곳으로 몽골민족과 다른 민족이 사는 동네인데 거기서 산을 넘어가 국경지대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 지역의 깊은 산 속에 다얀 바아타르라고 하는 석상이 있는데 석상에 십자가가 새겨져 있다는 조사 보고에 의거해서 그 곳을 답사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지역은 중국 신강성과 카자흐스탄과 몽골 세 나라가 접경을 이루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특히 그 유적은 군사 보호 구역 내에 존재했기 때문에 그곳에 들어가려면 국가안전기획부 같은 기관에서 미리 특별허가를 받아 와야 한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더욱이 산림청으로부터도 산림지역에 들어간다는 허가도 받아야 했다. 그곳에 들어가려면 국가 당국으로부터 받아야 할 허가증이 두 개나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 일행 중에는 그런 사실을 미리 알고 있던 사람이 없었다. 그 유적지가 국경지대에 있다는 것도 정확히 몰랐고 그 지역이 산림보호구역이라는 것도 몰랐던 것이다.

우리가 그 사실을 알게된 것은 렌트한 차를 타고 가던 중에 운전사가 허가증을 보여달라고 하면서부터였다. 우리가 가진 일정 가운데 이제 만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이틀 후 비행기로 울란바토르로 돌아가서 한국에서 온 팀은 다음 날 비행기로 한국에 되돌아 가야 했다.  남은 이틀 안에 허가증을 받는 것은 불가능했다.  
더욱이 국경 지대의 군사보호 구역을 통과하기 위한 허가증은 수도인 울란바아타르에서 받아야만 했다.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그저 밤새 그 유적지를 향해서 달려가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우리와 함께 한 몽골인 영상팀 중에는 심지어 신분증조차 가져오지 않은 사림도 있었다.  검문에 걸리면 당장 문제가 될 수 있었다.  달리는 차에서 우리는 함께 기도했다.  
문득 하나님께서 “이제 내가 일하기 시작하겠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다시 생각났다.  

“아, 하나님께서 계획이 있으시구나”라는 깨달음이 왔다.  이 상황까지 이르는 동안 하나님께서 치밀하게 우리의 일정을 놓고 줄타기를 시키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보이기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이렇게 허가증 없이 오게된 것도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있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쳤다.  우리는 결국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우리가 이런 결정을 하고 있는 동안 운전사가 우리 팀 가운데 한 명의 몽골인에게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당신들 정말 운좋은 사람들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이미 홉드 지역에서 유적지를 찾아갈 때 운전사가 했던 말이다.  똑 같은 이야기를 다시 듣는다는 사실에 궁금증이 솟았다.  그 운전사는 말을 이었다.

“지금 당신들이 가려고 하는 곳은 일반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이 길을 아는 사람은 우리 바양울기 시에서도 거의 없습니다. 내가 이쪽 길에 대해서는 시 전체 운전사 중에 가장 많이 안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나도 평생 두 번밖에 가본 적이 없어요. 여기는 길 잃기가 너무 쉽습니다. 그래서 실은 내가 아들을 보내려 했다가 아들만 보내서는 불안해서 내가 직접 나온 것이지요.
나도 아무나 운전해서 태워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주로 학술 조사팀들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내 주고객입니다.  당신들이 학문적인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같이 가는 것이랍니다.  
전날 타반 복드라고 하는 카작인들의 성산에 가는 팀을 운전해주고 와서 피곤해서 오늘은 쉴 예정이었는데 잠시 시장에 갔다가 당신들을 만난 것이지요.”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우리에게 가장 맞는 운전사가 구해진 것이다.  
우리는 찾아나설 생각도 없이 처음 만난 운전사와 계약을 한 것인데 우리가 구한 사람들 모두가 이 지역에서는 유적지를 찾아가기에 가장 탁월한 베테랑들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그 사람들을 설사 알고 있었다고 한들 그 사람들을 찾아온다고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들 자신의 일정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차사고로 일정이 늦어지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들에게 인도될 수 있도록 타이밍을 맞추고 계셨던 것이라고 생각하니 호기심이 발동하고 또 마음에 기쁨이 몰려왔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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