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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빠... 선생님

조회 수 26862 추천 수 0 2006.03.30 09:31:20
두 차례에 걸친 장기 여행후 돌아와 보니 이곳 저곳 내가 없던 자리에 빈 공간이 느껴졌다.  

돌아오자 마자 나를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권오문 선교사님이나 왕충은 선교사님도 나를 붙잡자마자 조용한 곳으로 끌고 간다.  학생들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밀린 이야기들이 있고 반가움이 있다.  이레교회 리더들이나 한인 사역자들과도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함을 보았다.  결정해야 할 많은 사안들이 나 오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내 빈자리 가운데 가장 우선적으로 메꾸어야 할 영역이 가정임을 다시 확인했다.  그 어떤 사역보다도 가정이 소중하고 이곳이 지켜져야 선교지에서의 영적 싸움의 베이스 캠프가 확립됨을 믿기 때문이다.

동연이가 영어 시간에 수업을 못 쫓아가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데 잘 못따라가기 때문일 것이라는 사실을 접했을 때 다소 놀라왔다.  그래도 동연이는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어를 듣고 말할 수 있었으므로 안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글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곤혹함을 치른다는 것이다.  

그저께는 가족이 함께 예배하고 동연이에게 맞춘 설교를 한 뒤, 동연이를 붙잡고 두 시간 반동안 읽기 공부를 시켰다.  엄마 말은 잘 듣지 않기 때문에 내가 아이를 붙들고 앉았다.  울먹이며 그만 하고 싶다고 해도 엄하게 꾸짖고 두시간 반을 영어 책 읽기를 시켰다.  막상 붙들고 시키니 금방 읽는 것에 익숙해짐을 본다.  동연이가 어떤 돌파구를 지나 공부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아빠의 도움이 필요함을 보았다.  

집에서는 아내가 연구소 일과 가정 일을 병행하느라 많이 지쳐있었다.  박수진 선생님께서 이레교회 한인 사역자들을 모아 식사대접하는 자리에서 아내는 속이 좋지 않다며 먹지 못했다.  그 후 아내는 며칠 위와 장의 문제로 고생했다.  아내의 배를 쓸어내리고 기도해주고 함께 예배하면서 내가 필요했던 아내를 보았다.  

선교지에서는 건강하던 사람도 아픈 경우가 많다.  영적인 공격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종종 그 부분을 간과하고 영적 관리를 소홀이 하다가 심각한 정서적 문제, 육체적 질병, 가정의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작지만 쌓여가는 문제의 위험성을 직시하게 되곤 한다.  

돌아와 보니 최순기 선교사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북한 사역을 하시는 분인데 북한에 들어가 계시던 중 돌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스포츠 맨이시고 지극히 건강한 분이라고 들었는데...  역시 지속되는 작은 스트레스와 영적 공격이 그러한 상황으로 이끈 것일까?  

그 분은 다행히 리더들을 잘 키워놓으셨다.  여러 몽골 지체들과 숙식을 같이하며 그들을 아들과 딸 같이 키워놓았다.  그렇기에 그 분은 가셨지만 교회는 크게 요동하지 않는 것을 본다.  나를 돌아본다.  과연 내가 불의의 사고를 만나든 아니면 이곳을 급하게 떠날 상황이 되었을 때 이레 교회는 동요없이 설 수 있을까?  

교회에서 내 빈자리가 느껴지는 이유는 내가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더를 키우는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과연 내가 없는 기간 교회의 집사들과 리더들이 나없이도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교회에 충분히 리더십을 이양했는가?  결국 내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사역하는 것이 내 후기 사역의 목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교회들이 후계의 진통을 겪는 것을 본다.  전임자가 카리스마를 가지고 사역하는 과정에서 후계자를 위한 자리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 크지 않을까?  나는 사역 초기부터 후계자를 준비시키고 배려하는 사역을 하는 것이 사역을 마감할 때 후회가 적은 목회가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이 나오고 나서 달라진 것은 간혹 집회 요청이나 만나면 좋겠다는 연락이 온다는 점과 이메일로 상담하는 글이 많이 온다는 점이다.  심각한 내용의 상담, 우울증에 시달리는 교인분들의 영적 도움을 구하는 글도 있어서 부담가는 책임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돕고 섬길 부분을 해야겠지만 우선순위에 입각해야 함을 본다.  

이와 관련해서 왕충은 선교사가 내게 디모데전서 5장 22절 말씀을 전했다.  아무에게나 안수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죄에 가담하지 말고 자신을 깨끗하게 구별하라는 것이다.  디모데가 자주 아팠던 것 같은데 바로 사역의 부담감과 영적인 돌봄 가운데 오는 자신의 영혼의 피곤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늘 하나님을 내 앞에 모시고 하나님의 눈으로 내 사역과 세상과 내가 섬길 대상을 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디는 수많은 사역 가운데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스트레스가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앞서 준비하시고 행하신다는 사실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잠잠하며 외부 사역에 대해 자제하고 내려놓는 것이 덕이 되는 시점임을 본다.  가능한 한 절제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그 가운데 주님이 허락하신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내게 많은 일들을 허락하실 때 부담없이 그 일을 다 감당해 가기 원한다.  오직 주님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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