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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학 생활에서 하나님으로부터 훈련받은 첫번째는 하나님께 미래를 맡기고 내려놓는 것이었다.  미래를 맡긴다는 것은 앞날의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서 하나님께 그 분의 뜻을 묻고 그 뜻을 따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권한을 하나님께 양도하는 것이다.  모든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한다는 것은 이러한 권리 양도 증서에 서명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인들의 삶 가운데 이러한 원칙을 실천하는 모습이 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학교, 전공이나 직장을 선택함에 있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보다는 어느 학교나 직장이 자신의 사회적 성공이나 경제적 성취에 유리한지에 초점을 맞춘다.  대학 입시 때 자신이 받은 성적 그리고 입시 전문가의 조언은 항상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계획보다 위에 있다.  우리는 늘 신문에서 제시하는 경제 동향이나 유망 업종 소개 그리고 친구나 주변 사람이 전하는 취업 정보에 팔려서 지낸다.  하나님의 나의 인생을 향한 계획이 무엇인지는 항상 그 다음 고려 대상일 뿐이다.  주식 투자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주식 시장의 동향은 하나님이 오늘 나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시는 일보다 우선적인 관심사가 된다.  이러한 우리의 매일매일의 자세가 궁극적으로 의미하는 것을 표현하자면 이럴 것이다.
“하나님 그냥 가만 계세요.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어요.  그저 제가 하는대로 그대로 내버려 두시고 방해만 하지 말아주세요.”

하나님의 뜻을 물을 때는 항상 우리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난관에 봉착했을 때이다.  더 이상 어찌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밑져야 본전이지 하는 심정으로 “하나님, 도와주세요.”를 외친다.  그리고 하나님이 계시다면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하지만 난관이 다가올 때 우리의 첫 반응은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닌 경우도 많다.  우리는 먼저 우리 주변의 친구들이나 친지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열심히 책을 보고 연구하거나 전문가의 조언에 귀기울인다.  여간 큰 어려움이 아니고서야 익숙한 방법으로 주변의 내가 아는 정보나 인적 자원 또는 사회적 관계를 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한다.  많은 경우, 교회의 사역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삶의 방식 속에서는 하나님이 그저 멀게만 느껴진다.  하나님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하나님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지 못한 상태이다.

(미래를 맡기지 못하고 하나님께 묻고 가지 못한 청년의 이야기)
하버드 대학에 유학하던 한 석사 과정 학생과 어느 날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자신의 전공을 바꾸어서 법대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했다.  어느 지방의 작은 법대였다.  왜 그곳을 가려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 법대가 가지는 장점을 설명했다.  그 학교 출신들이 인근 기업체에 잘 취직된다는 것이었다.  그가 법대로 전공을 바꾸어 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해서인 셈이었다.  그는 하버드에 와서 공부하면서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절감했던 것 같다.  그리고 더 이상 공부하는 것이 버겁게 느껴졌고, 부인과 떨어져서 이곳에서 지내는 것을 보상할 정도로 자신의 전공 공부가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느꼈다.  
나는 그 학생에게 물었다.
“혹시 하버드 석사 과정에 진학할 때 하나님께 물어보셨어요?”

그 학생은 의외라는 듯이 대답했다.
“아니요”
“그렇다면 혹 유학가고 싶은 마음에 여러 학교에 지원서를 넣고 기다리다가 그 중 가장 좋은 결과라고 생각되는 곳을 혼자 정해서 오셨나요?”
“네.”
“문제가 거기에 있었네요.”

그는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거나 방향을 선택함에 있어서 자기가 보기에 좋은 길을 추구해 왔다.  하나님의 뜻은 그 문제를 결정하는데 그다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의외로 큰 차이를 가져온다.  묻지 않고 결정해서 길가는 사람들은 어려운 문제가 닥치면 피해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더 전망있고 안전한 길을 모색하지만 늘 불안하고 피곤할 뿐이다.  인생의 짐이 무겁게 느껴지기만 할 것이다.  
반면 만약 기도 가운데 이미 그 길이 하나님이 정하신 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움직였다면 어려운 일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버티고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어려움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더욱 쌓아가는 도구에 불과할 뿐임을 깨닿게 된다.  
그 형제는 성경 공부도 많이 했고 한국 교회나 이민 교회의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뜻 가운데 거하며 인생길을 가는 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하나님은 그 때까지는 그저 멀리 계신 분일뿐이었다.  많은 경우 능력있는 기독교인들이 이런 삶을 사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똑똑해 보일지라도 안으로는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지 못하고 자유함을 누리지 못하는 삶인 것이다.

물론 모든 일을 시시콜콜히 하나님께 물을 필요는 없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유의지와 판단력을 주셨으니까.  그러나 우리가 인생의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방식을 일견하면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가 어떠한지 그리고 우리의 삶에 있어서 하나님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분으로 우리가 이해하는지를 대별할 수 있다.

익숙한 환경에서 떨어져 나갈 때 우리는 하나님을 더 의지하게 된다.  왜냐하면 내가 의지할 곳 없고 내일을 예상할 수 없는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는 하나님을 더 찾게 되고 하나님의 뜻을 더 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믿음의 선진들을 광야로 불러내신 이유는 여기에 있다.  광야는 내가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다.  내가 다른 곳에서 도움을 찾을 수 없는 환경이다.  내일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는 절벽 사이의 길을 가는 것이다.  하나님은 광야에서 우리를 만나주신다.  왜냐하면 익숙한 곳에서는 우리가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에 눈을 돌리고 그것에 의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일하게 하실 때 먼저 우리를 익숙하지 않은 환경으로 몰아가신다.  예수님도 당신이 자라신 나사렛에서는 배척을 받아 가버나움이나 갈릴리 호 연안 마을에서 활동하셨다.  예루살렘에만 안주하려던 초대 교회는 결국 박해를 받아 흩어짐을 통해 복음 전파가 일어났다.  내가 원하든 원치않든 익숙하지 않은 환경으로 뜯겨져 나가서 그곳에서 일하게 될 때 우리는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광야에서 우리는 우리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우리를 통해 하시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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