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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커피를 담은 잔에 모락모락 김이 오르고 있었다.  그 수증기 사이로 바라본 산은우아하고 여유로와 보였다.  창밖으로 자태를 비친 설곡산의 산자락은 이름에 걸맞게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그 은은한 자태가 바라보는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이렇게 시간이 멈추어도 좋다는 생각이었다.  
새로 지은 건물 안은 따뜻했다.  게다가 사랑스러운 청년부 형제 자매들이 함께 모여 며칠 전 일어났던 은혜의 순간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척이나 따뜻한 경험이었다.

실은 그 자리에서 내가 청년부 형제 자매들에게 나누고 있던 이야기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될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가 내게 계시되던 시간에 관한 것이었다.  

그 해에 내가 섬기고 있던 목양 교회에서는 모든 수련회를 이곳 기도원에서 갖기로 결정했다.  나는 중고등부 교사로써 수련회를 치르고 바로 같은 장소에서 뒤이어 온 청년부 지체들과 청년부 수련회를 진행하고 있던 중이었다.  
아침 식사 후 식당에 남아 차를 마시며 몇몇 서로 더 함께 있고 싶어하는 지체들과 산을 바라보며 나눔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이 지체들에게 내가 바로 며칠 전에 있었던 중고등부 수련회에 교사로 참석하던 중에 체험했던 사실들 중 일부를 함께 나누었다.  

첫번째는 중고등부 수련회 첫째 날 기도회 중에 있었던 사건에 관한 것이었다.  첫째 날 기도회 시간에 기도원 원장님과 본교회 담임 목사님께서 안수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날 나는 기도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머리를 숙이고 기도하면서 안수받기를 바랐다.  기도원 원장님의 손이 내 머리에 닿았을 때 특별한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임했다.  내 속 깊은 곳에서 불덩이 같은 것이 입을 통해 쏟아져 나왔고 새로운 방언이 흘렀다.  

그 분이 두 가지를 기도했다.  

"학문의 길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하소서 그리고 유학의 길이 활짝 열리게 하소서."  
실은 내가 수련회 기간 응답받고 싶어서 들고 간 두 가지 마음의 소원이었다.  그 안수자의 입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의 소원을 알고 계심을 확인시켜 주신 것이다.  

나는 기도회를 마치고 밤 교사 회의 시간에 다른 선생님들께 물었다.  

“혹시 이 중에 제 기도제목에 관해 원장님과 이야기하신 분 계세요?”  

선생님들의 순간 어색한 표정을 보면서 “도대체 네가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길래?”라고 표현하고 있음을 감지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한 선생님께서 “통변이나 예언의 은사가 임한 것이겠네!”라고 답하셨다.  

그 기도 시간은 원장님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중고등부 수련회가 마치기 전 급하게 나와 내 절친한 친구 박상빈을 부르셨다.  그리고 두 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셨다.  
박상빈은 그 때 목회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강하게 느끼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하나님이 부르시는 마지막이라는 말씀을 원장님의 기도를 통해서 받았다.  
그는 그 후 마음을 정하고 기쁨으로 신학대학에 진학했고 지금 중국 하얼빈에서 목회하고 있다.

내게도 많은 예언의 말씀이 주어졌다.  요약하자면 요셉과 같은 삶의 여정으로 하나님께서 나를 인도해 가신다는 것이었다.  기도 중에 문득 질문이 내게 주어졌다.  

“어디로 유학하고 싶으신가?”  
“제 전공으로 보면 당연히 미국으로 가야겠지요.”  

그 당시 나의 관심은 중국사와 중앙 아시아사였다.  학부 졸업 논문을 청대 서북지역의 무슬림 반란의 경과와 발생 원인에 대해서 썼었다.  당시 이 부분에 대해 한국에서 알고 있는 사람은 아마 다섯 손가락 안에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내가 왜 이 부분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이 주제로 계속해서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미국도 좋지만 영국도 좋은데…”

원장님은 기도 중에 뜬금없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이가 없는 말씀이라고 생각했다.  중국사나 중앙 아시아사를 전공하려면 당연히 미국으로 유학을 가야 했다.  이 분야에 관한 한 영국에 있는 대학들은 아무래도 미국 대학을 따라올 수 없다.  

속으로 생각했다.
“아마도 안전 장치로 유명한 나라 하나를 더 말씀하신걸까?  그런데 왜 굳이 영국이야?  일본이나 중국이면 몰라도…”

하지만 이해될 수 없는 이 말씀이 왠지 마음에 남았다.

나는 그 아침 시간 커피향 속에서 청년들에게 기도 중 받은 특별한 은혜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원장님과 따로 만나 기도한 이야기는 마음에만 담아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또 한 가지 커피를 마시며 청년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는 수련회 둘째 날 저녁 기도 시간에 내가 보았던 분홍색 케이크의 환상에 관한 것이었다.  분홍색 케이크에 촛불이 밝혀있는 환상을 본 것이었다.  
원장님이 따로 불러 기도해 주시던 시간에 그 환상이 무엇을 의미할지 여쭌 적이 있었다.  

그 분은 대답하셨다.
“하나님께서 돕는 배필을 예비하셨다는 뜻이 아닐까?”

둘러앉아 있던 몇 명의 형제 자매 중에 최주현이라는 교회에 나온지 이제 갓 일년이 좀 넘은 자매가 있었다.  현재 나의 아내이다.  그녀는 훗날 나의 그 말을 들을 때 속으로 기도했다고 한다.  

“하나님 제게 그 분홍색 케이크의 주인공이 되면 안되나요?”

이렇게 설곡산에서의 그 순간들은 앞으로 나와 내 아내의 삶 가운데 일어날 수많은 갈래의 사건들의 단초를 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그 일이 펼쳐지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장애와 장벽들이 서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님의 약속은 순탄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를 평안 가운데 인도할 것이라고만 기대하고 있던 내게는 무척 당황스러웠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들로 인해 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가는 것이 어떤 도전과 열매가 있는 것인지 배울 수 있었다.

내가 나눌 다음의 이야기는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온 소망과 기대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우리를 하나님의 훈련장으로 몰아갔는가에 관한 것이다.  마치 성령이 예수님을 광야로 몰아가셨던 것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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