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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다녀오자 마자 사랑의 교회에서 열린 PAUA 집회에서 첫째 날 저녁 말씀을 전했다.

 

전에 부활절 특별 새벽기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교회 본당의 강단에서 흘러나오는 기름부음을 느꼈다. 오랜 동안 그곳에 쌓인 은혜의 역사가 이런 것이구나 느꼈다. 교회가 옮겨지더라도 그 기름부음이 함께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날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누리는 삶에 대해서 나누기 원하신다고 느꼈다. 감사하게도 그 날 많은 선교 헌신자들이 나왔고 또 집회 헌금도 많이 나와서 행사의 재정 적자를 다 채우고도 남았다고 들었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컨퍼런스 기간 내내 느껴지는 주변의 시선이 있었다. 어느 새 한국에서 오래 머물러 있기에는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행사 후 가평에서 열리는 대학 선교 관계자 리트릿에 첫 날만 참석한 후 곧바로 러시아 모스크바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코스타에서 강의하기 위해서였다. 유난히 약한 코스타이면서 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는 판단 때문에 이번 겨울 일정에 우선적으로 모스크바 코스타 일정을 잡아 넣었다.

 

모스크바는 세계 수도 가운데 가장 물가가 비싼 곳이라는 악명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그 물가를 경험해 보니 과히 세계 최고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결국 서민들의 생활고가 극심함과 경제 구조에 마피아의 이권 개입이 되어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날씨는 어둡고 7일 내내 눈발이 날렸다. 그 땅의 영적인 음울함 때문에 많은 중보 기도가 필요함을 느꼈다.

 

코스타 집회에서 많은 학생들이 하나님의 깊은 만지심을 체험했다. 코스타 마지막 날 그들을 다시 영적 전쟁터로 떠나 보내야 하는 것이 가슴 아팠다. 하나님도 같은 마음이라고 하셨다.

 

토요일과 주일 이틀을 더 머무는 일정이었기에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후 모스크바의 곳곳을 보고자 했다. 하버드 대학 박사과정 시절 내 부전공이 러시아 중세사였다. 그래서 역사적 현장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주일에 두 곳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야 하기에 다른 강사분들과 함께 묵고 있던 게스트 하우스에서 아침 일찍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그 게스트 하우스를 관리해 주는 우즈벡 출신의 한 자매가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우리가 앉아 있던 식당에 와서 쓰러졌다. 그 뒤를 그 남편이 몽둥이 들고 따라왔다. 아내를 강제로 끌고 가려는 것이었다. 한 선교사님이 그 사람을 화장실로 보내서 문을 잠갔다. 우리가 듣기로는 그 남편이 마약을 시작했다고 했다. 잠시 후 그 남자는 창문으로 밖으로 나가서 집 전원을 끊은 후 피스톨을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겨냥하며 위협했다. 그가 그의 아내에게로 다가가자 그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그녀를 때리다가 말고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두렵다기 보다는 마음이 쓰렸다. 전 날 미술관에서 보았던 미술 작품 하나가 생각났다. 그 작품은 이반 뇌제가 정신이 혼미해져서 그의 아들의 관자놀이에 홀을 던져서 피투성이가 되게 했다는 고사에 기초한 그림이다. 이반 뇌제가 정신이 들자 넉 나간 눈을 하며 피투성이가 된 아들을 붙잡고 우는 모습을 화폭에 담은 것이다.

 

그 우즈벡 커플을 보면서 그 장면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얼마 후 그들의 친지들이 와서 사태를 수습했고 두 사람을 데려갔다.

 

몸을 추스려서 우리를 데리러 온 차에 몸을 실었다. 내 안에서 계속되는 눈물이 있었다. 이 땅에서의 삶의 아픔이 내게 전이되었다. 폭력적인 정치의 역사, 음울한 겨울, 아픈 가족사, 도덕적으로 무너진 동방 정교회이것들이 예술에 대한 집착과 문화적인 자부심으로 포장되어 있다고 느껴졌다. 왠지 아름다운 불빛으로 포장된 아름다운 크렘린의 밤풍경과 그 뒤에 가려진 폭력성이 내 머리 속에 아우러졌다.

 

순간 하나님께서 이러한 일을 보게 하신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코스타에 나는 몽골에서 함께 사역하고 있는 이송용 교수를 데려갔다. 하나님께서는 두 사람에게 러시아에 대한 그 분의 마음을 주시기 원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에서 온 많은 학생들을 몽골 국제 대학교가 품고 있다. 그들의 마음과 생각의 심연에 그들이 경험했던 폭력과 아픔과 두려움을 만지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그 아픈 마음 가운데 한 한인 교회에서 중고등부 예배 시간에 아버지의 마음에 대해서 설교했다. 그들 가운데 통곡이 터져 나왔다.

 

하나님께서는 그 땅의 아픔을 함께 나누라고 그곳에 한인 교회를 세우셨다. 그래서 그 교회의 지체들 가운데 있는 아픔이 있었다.

러시아에서의 시간은 하나님 아버지 그 분의 우리를 향한 가슴 아파함의 아주 작은 부분을 체휼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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