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저녁에 침대에 누워 꼼짝하지 않고 쓰러져 있었습니다.
할 일은 많은데 아무 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계속 있고 싶었습니다.
이런 것이 지친 것이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아내는 그 날따라 일이 생겼다며 늦게 들어왔지요.
아내도 몽골의 학교 급식 시행 문제를 관장하면서 문화적, 사회적 차이를 조율하느라고, 또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한 가지 달라진 것은 아내가 영적으로는 건강하고 생기가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육체가 지쳐있는 것이 보입니다.
오늘도 제가 작업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주었습니다.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갈수록 많아지는 요구에 버거워진 부분도 있습니다. 단기로 온 팀들이 길가다가도 알아보고 다가옵니다. 계속되는 단기팀 강의 요구를 어느 선에서 끊는가가 고민거리입니다. 이것 저것 붙는 것이 많아지네요.
정신이 없어 자주 잊어버리는 바람에 난처해지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이제 여름 사역 중반을 지나며 고갈되어 가는 시기인데 몽골 제국 건국 800주년 기념 역사 학술 대회 준비에 기진하게 됩니다.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 내 휘하의 사람이 아닌 스탭들을 끌고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더 내려놓고 하나님을 의지하게 됩니다.
다행히 전동진 목사님이 새로 오셔서 앞으로 사역을 분담해 주시면 좀 수월해질 것 같습니다. 교회의 한국인 사역자들이 열심히 도와주어서 감사합니다. 후배 유광훈 집사도 와서 도움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일이 버거우면 버거운대로 도울 손길들을 많이 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말씀을 통해서 통회하고 변화의 의지를 새롭게 하는 지체들을 보면서 감사합니다.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중요한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눈을 허락해 달라고. 저와 아내의 약함을 주님의 은혜로 극복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씀 사역 가운데 충만함이 임하게 해달라고 (저는 말씀을 전하고 나면 고갈되는 쪽이지요).
아울러 함께 사역하는 팀들 위에 강건함을 더해달라고 기도해 주세요.
틈이 날 때마다 몽골을 그리면서 기도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는 어렵다고 아뢰고 힘들 때는 힘들다고 아룀으로써
하나님께서 도우실 부분, 하나님께서 개입할 여지를 만드는 것도
하나님과 한 가족이 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성령충만함으로 이 여름 사역이 더욱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선교사님 가정과 가족 위에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가 충만히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