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부터 저와 동연이 서연이가 다 아파서 누웠습니다. 모래 바람이 이는 건조한 몽골의 봄은 이제 긴 겨울을 막 벗어난 육체를 나른하고 지치게 만들지요. 이곳에 현재 한국인 소아과 의사가 없어서 아이들이 아프면 긴장하게 됩니다. 일주일 전에 동연이가 열이 많이 났고 또 귀와 목이 아프다며 울어서 중이염이 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동연이의 목과 귀에 안수하고 기도했습니다. 기도 중에 동연이가 나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나았지요.
그런데 오늘은 저까지 셋이 아파서 누워있었지요. 오늘 서연이는 열이 많이 났습니다. 동연이는 기침이 많이 나고요. 그래서 저녁에 안수해주고 뉘었습니다. 다행히 서연이는 열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어제 사역 이후 몸이 힘들었습니다. 지난 주에 연속으로 몽골 기독교사와 유목민의 관념 세계와 정치 질서에 대해서 한인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했습니다. 오늘은 김창식 목사님이 한국 가 계시기 때문에 그 교회에서 땜방 설교를 해야했지요. 인터콥 사역자들이 강의 요청을 했었는데 다행히 연기될 수 있어서 한숨 놓았습니다. 몸이 지치니까 사역을 기쁨으로 하기 보다는 일로 느끼게 됩니다. 실은 토요일에 지방 사역을 나갔을 때도 의무감으로 사역하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고는 곧 아파눕게 되었지요. 하나님의 일이 나의 양식이 되고 쉼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함을 봅니다. 오늘 예배 마치고 돌아와서 누워 있으면서 근래 사역을 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로 하기 보다는 자기 실현을 위해 사역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회개합니다. 단 하루도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바로 설 수 없음을 느낍니다. 기도해 주세요.
동연이가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학교 가기 싫어해서 여러 날 저희를 힘들게 했습니다. 아이들도 기도와 은혜 가운데 젖는 시간이 필요한데 바깥 일을 중시하다 보면 아이들이 소홀해 지고 그러면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을 위한 기도가 더 필요함을 봅니다.
동연 엄마도 요즘 육아 때문에 마음의 기쁨을 잃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저처럼 사역 가운데 기쁨과 회복을 경험하기 보다는 아이들과 씨름하다보니 예배 때도 은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되지요. 사역지에서 은혜를 경험하지 못하면 당연히 영적으로 메마르게 됩니다.
사탄은 항상 우리 가정의 가장 약한 부분을 잡고 늘어져서 우리를 힘들게 하려 하지요. 우리 가정이 기도 가운데 풀어가야 할 문제지만 주변으로부터의 기도의 도움이 더욱 필요합니다.
늘 하나님을 향한 아름다운 가정의 모습에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기도할께요..힘내세요.. 집사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