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파송 교회인 케임브리지 연합 장로 교회에서 제 후배 집사 부부가 몽골에 와서 저희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서울 대학교 시절 과 기독인 모임을 시작했을 때부터 줄곧 같이 지내며 제가 간 길을 유사하게 밟아온 그래서 하버드에서 몽골 제국사 공부를 하는 후배입니다.
스케쥴 사이를 비집어서 그 부부와 뭉크 그리고 툭수와 함께 남해 차로 아르 항가이 지역으로 2박 3일 여행을 갔습니다. 역사 유적지를 둘러보고 오기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투르크족 빌게 카간의 비문이 있는 근처 마을에서 하루를 쉬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유목민의 말을 빌려 말타려고 했습니다. 이 말들은 사람들을 많이 태워보지 않아서 무척 드세고 거칠었습니다. 말타본 경험이 적은 광훈이의 경우 걱정이 좀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말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뛰는 터에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다리 한 쪽이 땅에 닿은 상태로 엉덩이가 땅에 닿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보았습니다. 다행히 말에 밟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가가 보니 정신을 잃고 혼절해 있었습니다. 급히 응급조치를 하고 보니 1분여 있다가 정신이 들었는데 자기가 왜 그곳에 있는지 몰라했습니다. 1분 동안 3일 정도에 해당하는 사건들이 환상으로 지나갔었던 모양인데 한 동안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부인인 재원씨를 울리고 말았지요. 하지만 다행히 20-30 분 후에 기억이 정리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서 두 부부는 삶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더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제 함께 예배하면서 우리는 나를 포함한 가족들의 죽음에 대해서 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하나님께 의탁하는 자유함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우리가 이 부분을 내려놓을 때 진정한 평안이 우리를 감싸고 더 이상 사탄은 우리의 두려움을 이용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몽골에 있어서 안전하지 못하고 미국이나 한국에 있기 때문에 안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이 가장 안전한 삶이라고 다시 한 번 고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예배하면서 이 부부에게도 몽골에 대한 소명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위기 상황을 통해서 말씀하시고 또 우리를 극적으로 인도해 가심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