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몽골 월드 비젼을 방문했습니다. 카나다 월드 비젼을 통해 연결된 솔롱거 라는 영양팀장을 만나기 위해서 였습니다. 몽골 월드 비젼은 울란바트르 센터에서 좀 먼 곳으로 건물을 이전하였고, 2년 전에 제가 함께 일했던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솔롱거와 얘기한 결과, 지금 50명의 어린아이들에게 “스프링클” (이유식에 뿌리는 비타민, 미네랄 가루)의 영향력을 테스트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데 4월이나 5월 쯤 시작해서 5개월 후에 결과를 다시 보려는 것입니다.
카나다에서 보낸 “스프링클”도 곧 도착할 예정이고, 몽골 정부의 영양 센터와도 인력 지원에 대한 합의가 다 되어있습니다. 제가 논문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상의를 해 본 결과, 연구 디자인에서부터 시작해서 원하는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다만 한국과 미국에서 이 부분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겠지요.
세상에나………
모든 것이 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돈, 분석기계, 인력, 연구 지역, 어린아이들…..
저는 이 모든 것 위에 맘놓고 연구 디자인을 하고 연구 진행을 돕고 관리하고 결과를 모아 분석해서 쓰면 되는 것이지요.
택시를 타고 오는 길에 벙~~~~~~~~~~쪄서 그냥 멍~~~~~~하니 창문 밖의 눈이 쌓인 울란바트르를 보며, 하나님을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은 정말 엄청난 선물을 준비해 놓으시고는 제가 받는 이 순간에 얼마나 놀라고 좋아할까를 지금까지 말씀도 안하시고 맘졸이며 기다리고 계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 동연이 아빠 학교에서 기도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2005년에 하나님께서 하실 일에 대한 기대를 하라는 생각을 주셨는데, 이것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박사 논문을 놓고 여러가지 우여곡절들이 있었습니다.
약 1년전 2003년 12월, 몽골 월드 비젼의 영양팀장이던 뭰데 라는 사람과 오해가 있었습니다.
2002년 여름, 제가 몽골월드비젼에서 인턴으로 일할 당시 어린이 빈혈에 대한 연구를 도왔었습니다. 2003년 10월 쯤 레포트를 받아보았는데, 너무 단순한 결과 보고만 있었지요. 큰 프로젝트였는데 보고서가 너무 단순해서 이 데이타들을 다시 자세히 분석도 하고 그 결과를 저의 박사 논문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2개월 정도 학교와 월드 비젼과 그 가능성을 놓고 상의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학교와 카나다 월드 비젼 (몽골 월드 비젼의 재정, 인력 지원처) 모두들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는데, 정작 몽골 월드 비젼의 뭰데 로부터는 이메일 답장이 오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결국 카나다를 통해 알아본 결과는, 뭰데가 그 데이타들을 가지고 자신의 박사 논문을 쓸 계획이라는 것이었지요. 사실 뭰데는 제가 몽골에서 일할 당시 임신,산후 휴가를 지내고 있던 터라 개인적으로 두번 정도만 잠깐 본 적이 있을 뿐이었는데, 미리 처음부터 알려주었더라면 2개월을 그냥 이런 식으로 헛탕치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좀 속상했었습니다.
이를 놓고 동연이 아빠가 기도하다가 하나님께서 주신 응답은 “이삭의 목동들이 우물을 가지고 다른 목동들과 싸울 때, 하나님은 신실하게 다른 우물을 허락해 주셨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6개월 동안 여러가지 사건 끝에 논문의 방향은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몇몇 주요 미네랄과 비타민을 공급하는 “스프링클”이라는 영양보충제로 잡혔고, 저 나름대로 스프링클의 효과를 보는 프로그램을 구성해서 6월에 논문 프로포잘 심사를 마치고 몽골로 왔습니다.
몽골에 와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예비하심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제 논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며칠 전까지도 앞이 깜깜했었지요. 연구비와 인력, 연구 지역 설정, 어린이 모집…..
그런데, “스프링클”에 관해 이런 저런 이메일을 받고 보내고 하는 동안 몽골 월드비젼에서 스프링클 효과에 관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다가 결국은 오늘 월드비젼을 방문하게 된 것이지요.
재미있는 것은 뭰데가 이번에도 임신, 산후휴가 중이라 솔롱거 라는 사람이 대신 팀장으로 일을 하고 있었기에 대화가 훨씬 수월했었습니다.
전 겸손히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예비하심에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저를 통해서 하시고자 하시는 일에 그저 저를 비우고 드려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꾸 나의 약함과 부족함에 촛점을 두어서 주저앉기보다 나의 작은 순종을 통해 더 큰 일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