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교회에서 머리숙이고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물으셨습니다. “너 마음이 상한 부분이 있구나. 왜지?”
생각해보니 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오늘 대사관에 신임 대사를 만나러 갔었습니다. 어제 무리해서 한인 교회 오전 예배에 가서 대사님을 뵈었고 주중에 찾아가겠다고 약속하고 오늘 오후에 바로 전화해서 만나뵈러 갔지요. 왜냐하면 오병이어 선교회에서 옵스 아이막으로부터 초청한 학생들의 비자 발급이 거부되었는데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였습니다. 많은 돈을 빌려서 비행기를 타고 울란바아타르시까지 와서 한달여를 기다렸는데 다시 돌아가야 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대사님을 찾아가서 기회가 허락되면 그 문제를 말해보려고 한 것이지요. 또 MIU에서 학생들을 한국에 단기로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일에 대해서도 설명하는 것이 저희 학생들 비자 받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가 MIU 대학에서 가르친다는 설명을 듣고 난 대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이곳 몽골에서는 대학 총장, 부총장이라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보니 이곳 대학이 180여개나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학이 다 대학이 아니지요. 한국에서 지었다는 대학들도 한국 대학처럼 생각해서는 안되겠더군요.”
“다른 대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MIU에는 자격을 갖춘 교수님들이 많이 있지요. 카이스트라든가 한국의 대학에서의 자리를 내려놓고 오신 분들도 있고 박사학위 소지자도 7명이 됩니다. 저도 갈 곳이 없어서 MIU에 온 것이 아닙니다.”
“잘 생겼다라든가 공부 잘 한다 소리는 옆에서 다른 사람이 해줄 때 의미가 있지 자기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요.”
맞는 말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돌아왔는데 기도를 하던 중에 그 때 제 마음에 상채기가 났다는 사실을 성령께서 알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말했습니다. “다 아시지요.”
그 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 모습은 예수의 발 앞에 드려졌지만 여전히 깨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향유의 옥합이구나.”
그 말씀에서 깨어지지 않은 내 자아를 보게 되었습니다. 자존감 때문에 존중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내 안에 있었기 때문에 마음에 저도 모르게 상처가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에서 깊은 흐느낌이 흘러나왔습니다. 하나님의 지적하심 가운데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요. “하나님 여전히 깨어지지 않은 부분들을 봅니다. 저의 옥합을 깨기를 원합니다.”
예수의 발 앞에 드려졌어도 옥합이 깨어지지 않으면 향기를 발할 수 없습니다. 옥합이 깨어져 안에 있는 향유가 다 흘러나올 때에만 예수님의 십자가를 기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병이어 선교회 파송예배 때 목사님께서 이 내용을 가지고 설교하셨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마 오늘의 순간을 위한 설교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게 있는 향유옥합’을 지으셨던 박정관 목사님이 제게 보여주신 모범이 생각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