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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찬양하며 살아있음을 축하하자!”

사랑하는 가족에게,

지난 며칠간 이 편지를 쓸까 말까 고민했는데, 주께서 감사와 기쁨으로 나누라고 강권하셔서 용기를 낸다.

지난주간에 끔찍한 교통사고가 있었으나 주께서 은혜를 베풀어 목숨을 건져주셨다. 지난 목요일 (11월30일), 달라스에는 텍사스 날씨로는 예외적인 화씨 20도 (화씨 32도는 섭씨 영도) 대의 강추위가 몰려와 온 도시가 얼어붙고 대부분의 학교와 회사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나는 그날 달라스를 방문하는 어느 선교사님 부부를 공항에서 모셔와야 했다. 마침 한 목사님으로부터 점심초대를 받은 우리는 그분이 사는 북부 달라스를 향하게 되었는데, 35번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고가다리를 통과할 무렵 갑자기 차가 미끄러지며 돌기 시작했다. 다리 전체가 사실상 얼음판이었기 때문에 차는 점점 가속을 받았는데, 그 짧은 몇 초간 나는 하나님께 제발 다리 아래로 떨어지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아니, 외쳤다.) 우리가 탄 포드 자동차는 무게중심이 높은데 다리 난간은 낮아서 나는 정말 그 높은 다리에서 떨어지는 줄 알았다.

하나님은 차가 떨어지지도 불붙지도 않게 지켜주셨다. “주님, 감사합니다!” 사고 직후 우리 입에서 튀어나온 첫 마디였다. 난간에 강하게 부딪친 차는 불붙을 것 같은 조짐을 보이며 엔진 쪽에서 차 내부로 연기가 심하게 밀려왔는데, 충격으로 뒤틀린 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차는 불붙지 않았고, 우리는 문을 밀어 열 수 있었다.

차는 완전히 망가졌으나 우리 세 사람은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앞에 앉았던 두 사람에게는 에어백이 터진 게 천만다행이었다. 나는 이마의 가벼운 찰과상과 오른쪽 어깨의 타박상 외에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우리 하나님, 너무 멋진 분이시지? 그분의 풍성한 은혜와 자비를 함께 찬양하자!

이 사건을 통해 배운 교훈?

1) 내 생명은 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조심하고 건강과 안전을 열심히 챙겨도, 하나님은 우리 생명을 아무 때 어디서나 거둬가실 수 있다. 따라서 그분의 은혜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루, 한 시간, 일분, 심지어 일초를 더 사는 것도 그분의 선물이다. 살아있는 사실을 기뻐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할 이유다. 나는 앞으로 내게 주어진 삶의 매 순간을 최선으로 활용할 것이며, 축복으로 허락하신 내 가족을 더욱 귀하게 여기며 살 것이다.

2) 나는 하나님과 그분의 나라, 그분의 영광을 위해 살기로 새롭게 결심한다. 나는 지난 목요일에 죽었고, 그 이후로 보너스 인생을 살고 있다. 내 삶은 통째로 그분의 것이다.

3) 나는 이제부터 아무 때나 죽을 준비를 하며 살겠다. 하나님이 우리를 일찍 데려가시든 늦게 데려가시든 큰 차이는 없다. 어떤 삶을 사는가가 중요하지 얼마나 오래 사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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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즉시 회신을 보내왔지만, 지면관계상 하영이의 답장 일부를 여러분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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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빠,

피곤한 몸으로 도서관에 앉아있다가 아빠의 이메일을 받았어요. 바로 전화하고 싶었지만, 아빠와 통화하기 전에 먼저 기도하면서 이 일을 마음속에서 삭혀야 할 것 같아요. 옆에 있는 친구가 내 표정을 살피더니 나를 안아줄까 묻는군요. “아니, 됐어. 그건 지금 아빠에게 필요할 거야. 다음 주에 달라스에 가서 내가 안아드리면 돼.”

아빠가 죽음을 직면했다는 사실이 두렵고 상상도 하기 싫어요. 하지만 그 상황에서 찬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 마음에 평안을 주네요. 아빠 말씀이 옳아요. 사람이 살아있다고 할 게 없지요. 잠시 살다가 가는 게 인생이니까요. 아빠를 사랑하고 아빠의 삶의 자세를 존중해요. 하지만 솔직히 저는 하나님께 우리가족 모두를 이 세상에서 조금만 더, 아니 많이 더 살게 해달라고 기도해요. 영원한 본향을 사모하긴 하지만, 이 세상의 삶도 소중하니까요. 우리가족 중 어느 누구라도 잃는다면 저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그게 솔직한 제 모습이에요.

아빠와 함께, 우리 하나님을 찬양하고 우리의 삶을 축복합니다. 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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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전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시편 118편 17절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아 우리의 주제성구로 정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날 하나님은 제 생명을 거둬가실 수도 있었는데, 왜 또 하루, 한달, 일년을 더 살도록 허락하시는 것일까요? 죽지 않고 살아서 그분의 구원의 행사를 선포하게 하시려는 것일 테지요.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의 행사를 선포하리로다.”

새해에도 여러분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이 열방 가운데 선포되는 축복이 계속되기 빕니다!

모든 언어로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그날을 대망하며,

정민영/이재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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