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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박사과정에 입학해서 정신없이 논문 자격 시험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새벽이 맞기까지 작업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아내는 팔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팔에서 손목 사이를 움직이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다.  아내와 나는 혹시 컴퓨터 자판을 많이 칠 때 온다는 RSI (repeated strain injury)가 아닐까 걱정되었다.  
아내를 위해서 기도하려고 팔을 잡았는데 우리 안에 회개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이 있음을 성령께서 깨닫게 하셨다.  

당시 아내는 긴장된 시기를 지내고 있었다.  아침에 학교 가면 5시까지 공부하고 아이를 유아원에서 데려온 후 가족과 함께 저녁 일과를 보내야 했다.  내가 도와주는 것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아내는 학교에서의 시간과 밤이나 새벽 시간이 유일하게 공부를 위해 할애할 수 있는 시기였다.  
아내는 시험을 앞에 두고 불안해 했다.  수업을 들을 당시 영어실력도 많이 부족하지만 시사 상식이나 경제 지식이 부족해서 행정과 관련된 수업을 들을 때는 무척 난감해 했었다.  옆에 있는 학생들이 교수에게 질문도 하고 또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주위의 뛰어난 학생들과 자신 사이의 격차를 느끼고 좌절감을 느끼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늘 내게 묻곤 했다.
“하나님은 왜 나 같은 사람을 굳이 공부시키시는걸까?  나는 잘하는 것이 없어 보이는데…”

그러면 나는 하나님은 실수하시지 않는 분이심을 설명하지만 어떨 때는 그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아 보이기도 했다.

아내의 팔의 통증을 놓고 기도하자 나는 하나님께서 아내의 불안감을 만지기 원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내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선을 놓쳐서 세상의 파도 앞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음을 본 것이다.  마치 물에 빠져가는 베드로처럼.  

그래서 아내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몸을 혹사하면서 공부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문제를 넘어갈 수 있을 것처럼…. 공부에 매달리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 방안이 못된다는 것을 잊어버린 채.  그러한 공부에 집착하는 습관은 잠시 위안을 주는 것 같아 보였을지 몰라도 아내의 몸과 영혼을 짓눌렀다.  하나님을 위해서 하는 공부라는 명목은 있었지만 어느새 그 공부가 자기 것이 되면서 자기를 옥죄는 결과가 생겼다.  

결국 아내가 방법에 있어서는 하나님의 방법대로 가지 못하고 있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비젼이 무엇인가를 하나님께 묻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어떻게” 그 비젼을 이루어 갈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하나님의 방식에는 위안과 쉼이 있다.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자신의 부족함이나 상황의 절박함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나님은 팔을 통해 경각심을 주심으로써 공부의 성패의 주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물으셨다.  우리는 처음에는 팔의 문제에 집착해서 앞으로 몸에 문제가 생기거나 장기 후유증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아내의 비젼을 이루어가는 과정과 자세에 관심이 있으시고 그것을 만지심으로 아내에게 자유함을 누리게 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안심할 수 있었다.

우리는 건강 그 자체에 관심이 있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건강에서 오는 다양한 문제들을 통해서도 말씀하시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건강 그 자체에 집착하고 그것 때문에 두려워할 때, 우리는 핵심을 잃어버리고 점점 다른 데서 문제의 해결을 보려하거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아내의 건강에 대해 하나님은 한 번 더 우리 가정에 물음을 던지셨다.  논문 자격 시험을 몇 주 남겨둔 시점에서 산부인과 진찰을 받으러 갔다가 가슴에 난 작은 멍울이 발견되었다.  일단 종양이 작아서 악성인지 양성인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술을 먼저 하자고 의사가 제안했다.
이 소식을 듣고 나서 아내와 나는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겼다.  생각은 마구 발전해서 혹시 아내가 암이라면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너는 최악으로 혹시 아내를 잃는 상황이 벌어진다 해도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니?”
실은 정말 묻고 싶지 않은 질문이었고 대답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 부분을 놓고 기도했다.  차라리 나의 생명에 관련된 질문이 쉽다고 느꼈다.  
쉽지 않았지만 아내도 “내 것”이 아니고 주님의 것이기 때문에 주님께 의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인정했다.  아내의 건강과 생명에 있어서 내 의사보다는 하나님 의사대로 일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도했다.  이 부분도 모두 하나님의 주권 하에 있고 하나님은 당신의 선하신 뜻 가운데 최상의 것을 우리에게 허락하신다는 것과 그것이 우리의 눈에 좋은 것과는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백했을 때 마음 속에 평안이 흘러들어 왔다.  

그리고 나서 기도했을 때, 하나님이 이 상황 가운데 개입하고 계심을 느꼈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를 힘들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게 하심임을 알았다.  그리고 내가 하나님이 주신 질문에 이미 통과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이 문제가 우리를 괴롭히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시술받으러 가는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이것은 그냥 지나가는 과정입니다.  결코 이 문제가 우리 가정에 더 이상 어려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하나님이 마음을 주세요.  당신은 안전합니다.”

이 시련이 또한 아내의 박사과정 논문 자격 시험과도 관련되어 있음을 느꼈다.  아내가 겪고있는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결과를 떠나서 자유함을 누리기를 하나님이 원하셨던 것이다.  

믿음은 결국 이미 되어질 일을 확신함으로 현재를 사는 것이다.  아내는 논문 자격 시험과관련해서 믿음으로 현재를 살지 못했고 가슴 시술의 시기 동안 하나님은 그것을 다루셨다.  우리의 믿음대로 아내의 시술 결과 종양은 악성이 아님이 판명되었다.  

시험 당일날 아내를 위해 기도했을 때, 하나님이 마음을 주셨다.
“여보, 당신 시험에 이미 합격했어요.  편안함으로 시험장에 가면 되요.  우리가 하나님이 주신 믿음의 시험을 이미 통과했기 때문에 이번 자격 시험은 지나가는 통과의례에 불과합니다.”

그 날 아내의 동기 중 네 명이 시험을 보았는데 그 중 두 명만 합격했다.  아내는 합격했고 아내가 보았을 때 가장 실력있고 뛰어나다고 본 미국 학생 두 명은 불합격했다.  

아내는 건물 밖에서 기다리던 나에게 와서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교수님들이 문제를 내는데 모두 내가 확실히 공부해서 너무나 자신있는 데서만 문제가 나왔어요.  단 하나의 문제도 내가 대답을 잘못할래야 할 수 없었지요. 시험내내 신기하다고 느낄 정도였어요.  시험을 마치고 났을 때 교수님들이 내가 너무도 잘했다고 칭찬이 대단했어요.  만약 내가 모르는데서 문제가 나왔다면 방법이 없었을텐데…”

그리고 나서 아내는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자들의 부족한 부분을 가려주시고 부끄럽지 않게 하시는 분이심을 고백했다.  

하나님은 많은 경우 건강의 문제를 통해서 우리의 모난 부분을 다루시고 우리의 초점이 하나님을 향하도록 하신다.  졸업을 육개월 정도 남겨둔 어느 날 한국에서 매형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미국으로 안식년 일년 나오기 전 우연한 기회에 종합검진을 받았는데 콩팥에 큰 혹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신장에 생긴 혹은 80 퍼센트 정도가 악성으로 판명된다고 한다.  곧 수술 날짜를 잡아 한 쪽 신장 제거 수술을 하게 될텐데, 이 상황에 대해 기도부탁하는 전화였다.  

순간 앞이 캄캄했다.  내가 참 사랑하는 매형이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안타까왔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었다.  며칠 기도하는 가운데 새벽에 하나님이 주시는 깨달음이 있었다.  매형을 향한 것과 어머니를 향한 것 두가지였다.  매형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매형의 삶의 초점이 더 하나님 중심이 되기를 원하신다는 것이었다.  매형의 분주함 가운데서 벗어나 매형의 삶의 주인이 누구이신지를 확인하고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우기를 원하신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어머니에 관한 것이었다.  어머니 슬하의 3남매가 어머니에게는 보배였다.  어려운 시집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아이들을 믿음의 자녀로 양육하셨고 모두 좋은 교육을 받게 키우셨다.  매형도 전자공학으로 명문대 박사과정을 마치고 연구소를 거쳐 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고 성가대에서 봉사하며 인품이나 재능에 있어서 교회의 칭찬을 많이 받고 있었다.  어머니에게는 자녀들이 자랑이었다.  때로는 전도를 하거나 상담을 할 때 자녀 이야기를 하곤 했다.  믿음의 결국으로 자녀를 통한 축복이 주어짐에 대한 예로써 어머니 당신의 예를 들기 위함이었다.  
기도 중에 그 부분이 걸렸고 하나님께서 이 부분을 다루실 시점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매형의 소식이 결국 알려져 극히 상심하고 계실 어머니에게 전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 방법밖에 없음을 나는 알았다.  

“어머니 매형은 이 일로 죽진 않아요.  단지 하나님께서 이 일 가운데서 다루고 싶으신 부분들이 다루어질 겁니다.”
“어머니께서 자녀들을 자랑하고 드러내는 것을 원하지 않으세요.  어머니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자녀들을 언급하시지만 하나님께서는 ‘너의 영광과 나의 영광이 그 가운데 뒤섞여 있다’고 말씀하세요.”
“물론 자녀는 어머니의 면류관이지만 자녀들을 하나님의 것으로만 돌려드리세요.  어머니가 하늘 나라 갈 때에 불시험을 지나갈텐데 세상에서 자랑한 것들은 지푸라기 같아서 지나가며 다 타버리고 만데요.  어머니는 불시험을 지날 때 가진 것 다 태우고 빈 손으로 하나님 앞에 설 수는 없지 않아요?”

참 쉽지 않은 도전이었는데 어머니께서 이 말씀을 깊이 받으셨다.  전화기에 대고 “맞다”고 되뇌이시며 한참을 우셨다.  하나님은 우리의 전부를 그 분 앞에 내어드릴 때 우리의 세밀한 부분까지도 만져가심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우리의 건강이나 생명 역시 하나님의 주권 가운데 있다. 하나님은 오늘날의 웰빙 사회 속에서도 우리가 잡고 있는 건강을 내려놓기 원하신다.  우리가 건강을 잡고 있는들 해결할 능력이 우리에게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죽음이나 질병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자유함을 누리기 위해서도 가족의 안전에 대해 주님 앞에 내려놓아야 한다.

우리가 이 부분을 주님께 의탁하고 내어드릴 때 우리 안에 있는 또 하나의 두려움의 사슬이 끊어지고 사탄은 우리 마음 가운데 또 다른 영역을 잃고 떠나가게 된다.  예수님이 겟세마네에서 기도하면서 당신의 생명을 내려놓으셨듯이 우리의 모든 것들이 주님 앞에 내려놓아질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된다.  내 것이라고 고집하고 꼭 붙들고 있던 것을 포기할 때에만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자유함과 평안함을 말이다.


조미원

2005.10.27 08:15:07

아멘~~~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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